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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일기 003---(3월30일--4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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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5-04-09 23:14 조회1,517회 댓글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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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30일(수)

날씨 화창. 하얼빈 2일째다. 아침 일찍 잠이 깨어 CCTV를 듣기 공부 삼아 2시간 가량 보았다. 한국에서 가져 온 컴퓨터를 설치했다. 대학 교정 산책을 나갔다. 대학내 먹자골목을 둘러 보다가 과일 몇개를 사는데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고 손짓 발짓으로 계산하고 나왔다. 대학 외사처 직원 Z와 함께 전화국에 가서 전화개설 신청을 했다. 오후 5시에 전화가 개통되었다. 공부에 전념하고 멋진 유학생활을 다짐하면서 담배를 끊기로 했다. 오늘도 딸 우정이는 울적해 보였다. 어제보다는 덜 한 듯하여 다행이다.

 

2005년 3월 31일(목)

날씨 화창. 하얼빈 3일째다. 한국 청주 사무실 직원과 통화했다. 대학 외사처를 찾아가 Z, Y 등과 여러가지를 의논했다. 약식 분반 시험을 보고 시간표와 교실위치도를 받았다. Z와 전화국에 가서 인터넷 연결을 신청했다. 저녁에 Y와 교외 번화가에 가서 일종의 샤브샤브 요리인 '훠구어'로 외식을 했다. 중국 방식대로 많이 주문하고 많이 남겼다. 까르푸에 가서 몇가지 일상용품을 구입했다. 오후에 많이 걸었더니 매우 피곤해서 잠에 떨어졌다. 금연했다.

 

2005년 4월 1일(금)

날씨 화창. 하얼빈 4일째다. 첫 수업을 들었다.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오후 2시에 Y의 소개와 Y의 부친의 안내로 소학교에 가서 협의하고 아이 둘을 등록시켰다. 아이 둘을 어떻게 공부시킬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는데, 일거에 해결되었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낮에 제안한  한국유학생 회식이 7시에 이루어졌다. 내가 열살 이상 나이많은 연장자였으므로 신참임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주재하다시피 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많은 정보를 들었다. 밤 1시쯤 한국 서울로 항용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했다.

 

2005년 4월 2일 (토)

날씨 화창. 하얼빈 5일째다. 아이 둘이 다닐 소학교 등하교길을 사전 답사했다. 대학 북문까지 15분 걸어서 105번 버스타고 20분 거리였다. 처음가는 길이라 매우 불안하고 조심스러웠다. 주요 지점을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 촬영했다. 오후에 同學 S와 함께 교재를 구입하기 위해서 하얼빈대학교 인근 전문서점에 갔다 왔다. 104번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야 하는 거리였다. 오가는 길에 하얼빈 주요 번화가를 두루 구경하였다. 오는 길에 어학연습기 '步步高'를 구입했다. 매우 피곤해서 초저녁부터 잠에 빠졌다. 금연했다.

 

2005년 4월 3일 (일)

날씨 화창. 소학교 등하교길를 2차 답사했다. 오는 길에 까르푸에 가서 일상용품 몇가지와 아이둘 학용품을 구입했다. 과외교사 신청자를 불러서 면접을 보았다. 밤에 한국 큰 처남과 통화했다. 금연했다.

 

2005년 4월 4일 (월)

날씨 화창. 아침 5시도 안 되어 잠이 깼다. 마음이 약해졌는지 허약한 꿈에 연신 시달렸다. 아이둘 소학교 처음 등교하는 길에 동행하였다. 아이 둘이 많이 긴장하는 듯하였다. 대학 강의 시간에 한 시간 가량 늦었다. 구어, 종합 두 강좌를 들었다. 성정부 외사판공실 Y, 대학 외사처 Y 와 통화했다. 숙소에 와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새벽부터 설쳐 댔더니 졸음이 쏟아져 2시간 가량 낮잠을 잤다. 오후 5시 아이둘이 소학교에서 돌아왔는데 힘들었는지 한참을 투덜댔다. 걱정이 많이 되었으나 달리 방법이 없으므로 설득해 보다가 야단치다가 할 뿐이었다. 성정부 외사처에서 주관하는 환영연에 대학 외사처 Z와 우리 가족 넷이 함께 갔다. 푸짐한 음식에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받고 기분이 매우 넉넉해졌다.

 

2005년 4월 5일 (화)

날씨 흐림. 한국에서는 식목일이다. 학교 가는 문제로 아들 우식과 말씨름을 한참을 한후에 힘들게 보냈다. 8시부터 청력, 종합 두 강좌를 들었다. 2시에 대학 외사처 Y와 함깨 시내 병원에 가서 거류증 만드는데 소용되는 신체검사를 했다. Y와 함께 전화국에 가서 휴대폰을 구입했다. 5시 아이둘이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중국어를 몰라 매우 힘들어 하였다. 6시에 과외교사가 왔다. 2시간 가량 HSK를 공부했다. 금연했다.

 

2005년 4월 6일 (수)

하루종일 회색 하늘로 날씨 흐림. 5시 전에 잠이 깨어 CCTV를 한 시간 가량 시청했다. 청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둘 소학교 보내고 방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았다. 8시부터 청력, 종합 두 강좌를 들었다. 매우 피곤했다. 숙소에 와서 점심을 먹고 낮잠을 한 시간 가량 잤다. 2시에 HSK 강좌를 들었다. 오늘은 딸 우정이 일을 냈다. 학교 안 다닌다고 학교에서 집에서 울고불고 난리를 친 모양이다. 안스러우나 어찌할 수 없다. 시간이 해결해 주길 바랄 뿐이다. 2시에 HSK 강좌를 들었다. 4시에 대학 외사처를 방문해서 Y를 만나 몇 가지 문제를 상의하고 수원에서 보내온 택배 물건을 수령했다. 금연했다.

 

2005년 4월 7일 (목)

하루종일 회색 하늘. 기온 뚝 떨어짐. 새벽 4시에 잠이 깼다. 두 시간 가량 CCTV를 시청했다. 아침에 두세시간 가량 함박눈이 내렸다. 커피 한잔을 뽑아 들고 창가에 서서 북방의 풍경을 감상했다. 학교 안 간다고 하는 아이 둘과 씨름을 했다. 한참을 훌쩍거리는 딸 우정이가 너무나 안스러웠으나 달래고 달래서 보냈다. 마음이 착잡했고 벽면을 올려보면서 눈가를 다스려야 했다. 방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8시부터 구어, 실용회화 두 강좌를 들었다. 2시에 숙소를 나섰다. 비가 내리고 있었으므로 우산을 쓰고 나갔다. 흑룡강대학교 인근 전문서점에 가서 교재를 구입했다. 역사 코너에서 元曲과 元史 등을 살펴 보았으나 크게 참고되는 자료는 없었다. 6시에 과외교사가 왔다. 입이 무료할때 담배 대신 중국어로 말하기와 녹차를 즐기기로 하고 녹차병 하나를 마련했다. 금연했다.

 

2005년 4월 8일 (금)

새벽 4시 전에 잠이 깨었다.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는지 편안한 꿈을 꾸었다. 4시반 정도 되면서 날이 새기 시작했다. 2시간 가량 TV를 시청했다. 우정이가 또 울면서 학교를 갔다. 8시부터 종합 두 강좌를 들었다. 대학 외사처 Z와 통화했다. 2시에 HSK 강좌를 들었다. 대학 도서관에 들렸다. 중국 신문 게시판을 살펴 보았다. 열람실은 다음에 들리기로 했다. 오후 5시에 숙소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속도가 매우 느렸다. 6시에 과외교사가 왔다. 안동김씨 홈페이지에 하얼빈 와서 처음으로 글을 올렸다. 하루종일 녹차를 마셨다. 금연했다.

 

2005년 4월 9일 (토)

하루종일 가랑비. 새벽 5시 잠이 깨었다. 아들 우식과 함께 TV를 한 시간 가량 보았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잠깐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토요일로 쉬는 날이다. 중국은 벌써부터 5일제 근무라고 한다. 쉬는 날이지만 몸을 다스려야 겠기에 방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았다. 아침을 먹고 나서 어학연습기와 전자사전을 써가면서 중국어 테이프를 5시간 가량 계속 들었다. 오후에 '버디버디'로 수원 누이댁과 처음으로 통화가 이루어졌다. 음성, 화상, 타이핑을 병행했는데 양쪽의 아이들이 특히 좋아라고 떠들어댔다. 하얼빈역과 버스터미널을 답사하려고 했는데, 비가 왔으므로 하루종일 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밤 8시 넘어 몸이 찌뿌둥해서 방안을 구석구석 정리하고 일기를 썼다. 하루종일 녹차를 마셨다. 금연했다.

 

댓글목록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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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일기를 어떻게 쓸까 생각하다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흉내내서
간소하게 써가고 있습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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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하얼빈 생활의 일상과 차근차근 쌓여가는 금연기록 갱신 과정 잘 보았습니다 저도 2월 22일 이후 금연에 돌입 가끔 유혹에 못견뎌 파계도 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중입니다 지금이 중대한 고비이니 조금만 참으면 성공할수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는 합천 함벽루 답사행으로 서울이 텅비었습니다
저는 11대조이하 7대조까지의 시제가 오늘(10일) 있는 관계로 동행치 못하고 남아있습니다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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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이국 생활 적응이 만만치 않음을 살필수 있었습니다.그러나 남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니 만큼 훌쩍 자란 우정이 우식이가 기대 됩니다!! 족조모님도 잘 계신지요?
저는 사무실에 박혀 일하고 있습니다. 동료들은 pc자격 시험에 몽땅 응시 하고.. 합천도 못 가고  흑흑...
금연 하시느라 더욱 고통스럽겠네요. 저도 옛날(97년)에 끊었는데 아예 주변에 담배와 관련 된것은 하나도 두지 않고 이것 하나 못 끊으면 아무일도 못한다고 다짐하며 고비 고비인 3일/3주/3개월/3년/ 지나고 이젠 30년을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 꼬 옥 끊으세요. 돌아오셔도 피우지 마시길.....화이팅

김태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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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중국생활에 적응해 나가시는 과정을 보는 듯 합니다.
한달 반 정도 금연을 했다 다시 피고있습니다.
금연 성공 하십시요.

김용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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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주회대부 반갑읍니다.
중국 생활에 잘적응 되어 가시는뜻 하군요
종종 소식 주십시오.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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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궁굼하던차 반갑습니다.  이렇게 일기까지 공개하시니 할빈에서의 주회씨 모습니 영화같이 보여집니다.  적응해 나가시는 모습 보면서 역시 참  대단한 분이로구나.. 생각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 가족들 평안하시기 기원합니다.
저는 업무 관계로 경주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경주구경은 하나도 못하면서...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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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반갑습니다. 하루의 생활을 압축하여 쓰는 일기문장이 탄력이 있어 좋습니다.  생활이 안정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음성, 화상 통화 장치를 집에 설치해 놓았습니다. 메신저를 이용해야 하나 어쩌나--. 언제 한번 실험해 보았으면 합니다.
어제는 합천의 함벽루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아주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건강하십시요

김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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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반갑게 잘 보았습니다. 주회님 가족의 중국생활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버디버디 아이디와 전화번호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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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버디버디' 아이디는 xxxzx111 입니다. 아들 우식이의 아이디입니다.
숙소 전화번호는 (국가번호)86-(지역번호)0451-(전화번호)82519333

김태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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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주회 아저씨 한국에 계시나 중국에 가셨으나 정말 열심히 사시는 모습 너무 반갑고요 또한 난중일기식의 일기라니 새롭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임무 끝날 때까지 무사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