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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일기 005---(4.1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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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5-04-24 07:30 조회1,561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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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16일 토 (하얼빈 19일)

쾌청. 한국에서 출장온 직원 Y, K와 까르푸 맞은편 새벽 야채시장을 둘러 보았다. 대학 외사처 Z의 안내로 하얼빈 시내를 가로질러 송화강을 건너 동북호림원을 관람했다. 호랑이 400마리가 야생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원내를 돌면서 관람했다. 송화강변에서 연날리기를 한참 하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았다. 용탑에 올라가 하얼빈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서울의 남산타워와 비슷했다. 번화가 식당에서 성정부 외판실 Y, D, J와 한국직원 두분과 저녁을 함께 했다. 2차로 노래방에 갔다. 연신 건배를 외치는 중국 주법에 적응하지 못해 과음했다. 비용이 많이 나왔다. 한국직원을 호텔로 데려다주고 11시 넘어 집에 도착했다.



4월 17일 일 (하얼빈 20일)

화창. 어제 과음해서 8시 넘어 겨우 일어났다. 한국직원 두분과 대학 외사처 Z와 극락사 라는 절에 갔다. 1924년에 지었다 하는데 건물은 웅장했다. 오래되지 않은 절이라 관심이 가지 않았다. 하얼빈 공항으로 동행해서 배웅했다. 7월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돌아와 가족과 함께 외출했다. 까르푸 가는 길에 미용실에 들려 나와 우식이가 머리를 깎았다. 한국 미용실보다 3배 이상의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듯했다(15원). 까르푸에 가서 일상용품을 구입했다. 파인애플 깍는 것을 신청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인 부부가 가로채 갔다. 말은 못하고 손짓으로 항의하자 부부가 번갈아 바락바락 악을 써댔다. 판매직원도 슬그머니 동조하고 있었다. 괘씸하고 분했으나 어찌할 수 없었다. 중국어 배우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났다. 판매직원이 더 괘씸했다. 평생 그거나 깍고 있으라고 속으로 욕하면서 물러났다. 밤에 버디버디가 연신 연결되었다. 광주 벽수장(영윤, 발용, 상석, 은회), 개포동(항용), 수원(누이)과 9시 넘어까지 어어졌다. 4일간의 손님 접대로 술병이 나서 하루종일 몸이 불편하고 괴로웠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4월 18일 월

날씨 화창. 완연한 봄날씨. 6시 넘어 겨우 일어났다. 아이둘 보는 눈을 의식해서 방을 겨우 쓸었다. 우정이가 또 울면서 학교를 갔다. 아침을 거르고 학교에 갔다. 8시 구어, 10시 종합, 4시 HSK 청력, 6시 과외(청력 예습)를 했다. 밤 8시반 한국유학생 번개모임이 이루어졌다. 1층으로 내려가서 참석했다. 유익하고 젊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사이 개포동(항용)과 버디버디가 연결되어 아내와 아이둘이 소식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술병으로 하루종일 불편하고 괴로웠다. 몸살기도 겹쳐진 듯하여 더욱 힘들었다.



4월 19일 화

회색 하늘에 찬바람 약간. 오전에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더니 저녁부터 본격적으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밤새 주룩주룩 내렸다. 몸이 가뿐해졌다. 우정이가 울랑말랑 하면서 학교에 갔다. 억지로 울음을 참으려 하는 모습이 너무나 가여웠다. 8시 청력, 10시 종합, 2시 쓰기를 수강했다. 이메일로 청주 본청에 동향을 보고했다.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고 있는 대학 부원장 Y를 초대해서 조선족소학교 맞은편 한국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간단한 선물을 전달했다. 숙소에 와서 하남(발용)과 버디버디가 연결되어 통화했다. 금연했다.



4월 20일 수

밤새 내리던 봄비가 하루종일 주룩주룩 내렸다. 벌써 하얼빈 생활 23일째다. 1년에서 한달 빼먹고 한달 지나고 이젠 열달밖에 안 남았다. 뭔가를 확실히 해야 하는데 시간만 헛되이 보내는 것 같아 벌써 조급증이 생긴다. 우정이가 또 힘겹게 울면서 학교에 갔다. 오늘따라 더 가여워 보였다. 8시 청력, 10시 종합, 2시 HSK 청력을 수강했다. 우정이가 너무나 힘들어 했다. 금연했다.



4월 21일 목

밤새 내리던 봄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우정이가 너무 힘겨워해서 우선 이틀을 쉬고 이어서 연휴 이틀을 쉬도록 했다. 8시 구어, 10시 시청설, 2시 HSK 열독, 6시 과외(HSK 팅리)를 수강했다. 노란 형광펜을 사용하고 있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도서관에 가서 신문을 열람하였다. 5월 1일 시작되는 노동절 연휴기간이 9일간(4.30~5.8)인데 여행기사가 많이 눈에 띄었다. 항공요금 대폭 할인. 하얼빈-북경 240원, 하얼빈-상해 440원 등. 기차삯보다도 저렴하다. 아내가 외사처 Y와 함께 시내에 가서 아이둘 옷 1벌씩을 사왔다. 공안국에서 거류증이 완료되어 여권을 되돌려 받았다. 금연했다.



4월 22일 금

흐림. 아침에 천기예보를 보았다. 하얼빈 최저 0도 /최고 8도. 북경 상해 서안 등은 최저 12,3도 /최고 26,7도. 우정이는 쉬고 우식이만 학교에 갔다. 8시 B반 종합, 10시 C반 종합, 2시 HSK 어법을 수강했다. 6시 과외교사가 올수 없다는 전화가 왔다. 5.1.절(노동절) 9일간의 연휴에 어디를 여행할까 생각하느라 하루종일 머리가 복잡했다. 과감히 실행하지 못하고 생각만 맴돌고 있다. 저녁 7시 ‘대한민국 광주시’에서 버디버디가 날아왔다. ‘경기도 광주시’의 영윤 대부님이었다. 안사연 여러분과 함께 내일 1박 2일 일정으로 강진 시제에 참석한다고 했다. 조용하면서도 항상 변함없는 듬직함에 기대고 싶을 때가 많은 분이다. 우정이 학교문제로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작은 거슬림에도 거북했다. 아침부터 몇 번 큰 소리를 냈다. 저녁먹고 불편한 심기를 달래려고 난중일기를 한참 읽었다.



4월 23일 토

화창하고 약간 서늘했다. 이틀 연휴 첫째날이다. 아침부터 TV를 계속 보았다. 간간이 복습과 예습을 반복하였다. 2시 넘어 대학 외사처 Y가 한국 수원서 온 택배 물품을 직접 안고서 숙소까지 배달해 주었다. ‘학생증’도 완성되어 넘겨 받았다. ‘증’을 보니 진짜 학생같다. 학생증이 있으면 기차삯이 반값이라니, 여행 많이 다닐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증’이 될 것이다. 오후 3시 바람도 쏘일 겸해서 104번 버스를 타고 1시간을 가서 흑룡강대 지나 학부서점에 갔다. 쓰기 교재 22원, 자전 10원을 구입했다. 매우 피곤해서 버스 타고 가고 오면서 꾸벅꾸벅을 거듭했다. 오늘 길에 공정대학 정문에서 하차하여 해질녁 대학 교정을 혼자서 거닐었다. 사람들이 북적댔다. 하나의 거대한 도시같다. 이곳 대학은 면적 40여만평에, 학생 2만 5천명(대학원생 4,300명 포함), 교직원 2,400명(교수 800명 포함)이 배우며 생활하는 곳이다. 학생들은 중국 전체에서 몰려온다고 한다. 학생 25,000명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 고향이 너무 멀어서 오가는데만 며칠씩 걸려서 1년에 한두번 다녀올 뿐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내가 고향이 그래도 가까운 편이다. 비행기 타고 3시간 , 청주까지 2시간이면 도착하니 말이다. 교내 곳곳에 기숙사 건물이 즐비하고 대형 식당 건물이 몇 개나 된다. 교외는 물론 교내에도 여기저기 상가가 형성되어 있다. 오늘은 서점에서, 순대집에서, 도서관에서, 먹자골목에서, 전화방에서, 과감히 들어서서 몇가지 회화 실습을 시도했다. 집에 와서 심신이 불편하여 방을 간신히 쓸었다. 금연했다.



댓글목록

김태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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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몇일간 황사때문에 힘든 날이였습니다.모처럼 화창한 봄날씨 입니다.중국은 더 심하겠지요.
타향살이에 몸 건강 하십시요.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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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태서 일가님께서 오늘 우리 사랑방 지키미 이시군요. 감사 드립니다.
이곳 하얼빈은 황사는 없습니다. 북경 상해 쪽이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김태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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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어제는 일를 마치고 집으로오다 황학동에 들러 난중일기 한권을 천원에 구입했습니다.
1968년 4월 5일 발행 정가390원으로 되있습니다.

김재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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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정말 흥미있게 보고있습니다,
보람스러운 생활을 하신겄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항상 몸건강 하십시요,

김용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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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대부님 유학 일기 잘보고 있읍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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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이국생활의 적응이 늦는 우정이를 안스러워 하는 아빠의 마음
짐작이 갑니다 하루빨리 밝은 모습으로 등교하는 우정이 소식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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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일기를 통해 주회씨를 마주 대하고 있습니다.
우정이와 우식이가 빨리 적응을 해야 맘이 편하실텐데요.
아이들은 빨리 적응하니 너무 근심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