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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선생의 급서를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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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만 작성일02-03-18 05:39 조회1,6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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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선생의 급서를 애도(1949년 6월 28일 동아일보 사설)





백범 김구선생이 26일 괴한의 흉탄에 급서하였다는 비보를 접하자, 정치적노선

의 여하를 막론하고 다같이 비통한 애도를 금할 수 없으니 선생이야 말로 일생

을 조국 광복에 바친 열렬한 애국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선생은 19세의 약관시에 일군에 의한 명성황후의

시해를 보자 분연히 궐기하여 일헌병을 타살한 것을 계기로 이후 1923년 상해

망명시까지 수차의 옥중생활의 신산을 겪었고 풍찬노숙의 망명생활의 갖은 고

초도 선생의 투지를 꺽을 수는 없었으니 이봉창, 윤봉길, 최창식 제의사의 의거

는 실로 선생의 지도에 의함은 물론이요, 그 투지의 표현아님이 없었던 것이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와같이 지성한 백범 김구선생의 급서는 천수

를 다하지 못함에 있어서 더욱 우리 마음을 애통하게 하는 것이다.





선생의 공적과 덕을 추모하여 昨(작) 27일 임시국무회의에서는 국민장을 하기

로 결정함은 실로 당연한 처사로서 국민이 다같이 애도의 애정을 표시할 기회

를 가진 것이니 선생의 애국 혼을 우리가 답습함으로서 선생의 명복을 빌어야

할 것이며, 추호라도 탈선 적 행동이 있다면 이것은 오히려 선생의 영혼을 괴

롭게 하는 것으로서 명복을 비는 所以(소이)가 아닐 것이니 선생의 급서를 계

기 삼아 또 한번 강조하고자 하며 명심하기를 바라는 바는 일체의 테러행동을

철저히 근절시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실로 법치국가의 위신을 손상

함이 이에 더할 바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는 감정은 이론화되어야 하고 아론을 여론화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시비가 결정되어야 하며 어떠한 개인의 감정과 감정적인 행동에 의

하여 시비가 결정되어서는 인될 것이다. 또 사회적으로 허용할 수 없는 범과는

법에 의하여 질서있게 처리되어야 하며 개인적인 테러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

이다. 이것은 실로 민주주의적 상식일 것이다.





해방이후 조국의 민주 재건의 과정에 있어서 우리는 누차 민주주의적 상식으로

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테러의 흉변을 당했으니 고하 송진우선생을 비롯하여 설

산 장덕수, 몽양 여운형양선생의 흉변에 단장의 애통을 느낀 것이 엊그제같이

새로운데 이제 또다시 백범김구선생의 흉변의 보에 접하게되니 이러고서야 우

리 자신의 상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조국의 민주재건에 커다란 지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 하수자가 어떠한 자인지를 아직 모른다. 그자가 어떠한 훌륭한 생각

과 애국심의 소유자인지를 모른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훌륭한 애국자라 하더

라도 그 애국심이 이렇게 표현되는 것을 우리는 수긍할 수 없으며 이러한 표현

방법은 오히려 비애국적인 결과가 되고마는 것을 유감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

다.

생각해 보라! 고하, 설산, 몽양같은 분들이 지금도 살아 계신다면 다난한 조국

의 전도에 얼마나 많은 광명이 되었을 것을! 일시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과격한

행동을 삼가자. 국가사회의 시비는 여론과 법률로 결정되는 것이며 개인적인

독단과 지나친 행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후 일체의 테러행위를 근절할 것을 선생의 영전에 맹서하므

로써 선생의 급서를 애도하고자 한다.



(출전 : 동아일보 사설선집 권3/동아일보사/1984)







▣ 김재원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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