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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별초와 국가정보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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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회 작성일02-03-21 21:42 조회1,7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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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첩보원이 아니라 국가의 정보원이 ?/span>







삼별초가 남긴 두가지 의미



삼별초의 난은 우리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삼별초의 난을 통해 고려 사람들의 자주성과 민족의식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삼별초는 반민중적 정권에 의해 탄생된 조직이였다.



하지만 군부정권의 몰락과 함께 해체될 위기에 놓였던 삼별초가 대몽 전선의 선봉에 서게 되면서 공조직으로써 정당한 자기 위치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한마디로 권력동조형 집단으로서 생명을 다하고 해체되어야 할 집단이 환골탈태하여 새롭게 태어나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 외세 침략에 저항하는 군사집단으로 되돌아 온 삼별초는 몽고의 침략과 친원정권의 수립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피지배계층의 항몽 정신에 하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경상도 밀양에서는 농민들이 관아를 습격한 후 삼별초에 투항한 뒤 몽고와의 항전을 계속하기도 했으며, 제부도에서는 몽고군에 약탈에 시달린 농민들이 이들을 죽이는 일들도 벌어졌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사실은 당시 몽고와의 항쟁에 있어 삼별초만큼 전투 능력을 발휘할 만한 국가 조직이 없었다는 점이다. 비록 군부정권의 비호를 통해 성장한 집단이긴 했지만 몽고와의 전투를 통해 그들은 싸우는 법을 알고 있었다.



이런 능력 때문에 최씨정권의 사병으로 몰락할 뻔 했던 삼별초를 이후 집권한 무신정권들도 계속해서 이용하고자 했고, 몽고 역시 이런 삼별초군의 전투력을 두려워 하여 서둘러 제거하고자 했다.





안기부에서 국가정보원으로의 변신



이같은 점들은 안기부의 개혁에 있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것임에 틀림없다. 왜냐 하면 권력동조형집단에서 국민의 정보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삼별초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찬 전 안기부장은 취임사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안기부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선언한 이후 99년 5월 국가정보원장으로 물러나기까지 개혁의 제1기 동안 대규모의 인원 감축과 조직 개편 등 일대 개혁을 단행했다.



특히 고위직 인사들은 정치색의 타파라는 큰 틀 속에서 거의 옷을 벗었다. 이 과정에서 김영삼 정권과 영합했던 권영해 전 안기부장을 위시한 몇몇 사람이 안기부 개혁에 저항하기도 했지만 비교적 성공리에 마쳤다고 할 만큼 안기부의 변화는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제1기 개혁의 마무리로 이종찬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나종일 1차장, 신건 2차장, 문희상 기조실장과 같은 정치색이 짙은 인물들도 물러났다.



박정희정권이 자신의 사병처럼 쓰기 위해 '중앙정보부'란 이름으로 출발했던 대한민국 제일의 정보기관이 설립 40여년 만에 새로운 위상을 확립하고자 몸무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결과는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국가정보원 개혁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인만큼 최고 권력자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별초의 경우처럼 국가정보원을 정치권력의 핵심 포스트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유는 정보원의 전투 능력, 즉 정보 수집 능력 때문이다. 즉 상품 가치가 있기 때문에 최고 권력자는 정보원를 통해서 정권을 재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려시대 무신정권들처럼 과거의 모든 정권은 정보원을 권력에 이용하고자 했다. 권력동조자집단으로서 정보원은 이들 정권에 충실했고, 그 대가로 육법위에 군림하는 특혜를 누려왔으며 그들의 초법적 행위도 권력자의 비호하에 용인되어 왔다.



현정부가 아무리 국가정보원의 정치색을 배제시키겠다고 공약을 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고 하더라도, 정권 유지 및 정권 재창출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국가정보원을 사병화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이렇게 되면 정보원의 국내 정치 개입은 영원히 되풀이 될 뿐이다.



국가정보원은 국가의 안녕과 발전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정보 조직으로서의 본연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정보화사회를 맞이하는 지금의 시기는 고려시대 칼과 화살을 통해 민족을 수호했던 삼별초보다도 국가정보원의 제자리찾기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삼별초가 지녔던 전투능력처럼 안기부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용할 정보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몽고와의 항쟁 당시 원나라는 인류역사상 지구상에 존재했던 국가중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유라시아 대륙의 많은 국가와 민족들이 몽고가 침략해 들어온다는 소문만 듣고도 스스로 길?내어주었을 만큼 몽고 민족이 지녔던 전투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같은 원나라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전투력이였지만 삼별초는 30년에 걸처 몽고에 저항했고, 강화를 거부한 채 마지막까지 싸웠다.



삼별초가 안기부의 발전모델이 되어야 할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 새롭게 환골탈태하고자 하는 국가정보원도 삼별초처럼 미국의 CIA를 상대로 이런 전쟁을 벌일 수 있을 것인가? 그만한 능력과 용기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 김영환 - 잘 읽었습니다.

▣ 김항용 - 반갑습니다.

▣ 김재원 - 잘 읽었습니다.

▣ 김주회 - 삼별초에 대해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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