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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일기 21---요동땅 답사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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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5-07-23 16:53 조회1,439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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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8일 (월)


1) 압록강변을 오르락내리락...

아침 5시 눈이 떠졌다. 어제 너무 강행군했는지 몸이 매우 무거웠으나 아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낼수 없었다. 동행한 유학생 J를 깨워 둘이서 아침 산책을 나갔다. 강변에 서니 아침안개가 압록강에 가득 들어차서 강건너 북한땅이 보이지 않는다. 강변길을 따라 하류쪽으로 한 30분 걸어 내려갔다. 저 아래쯤이 신의주 아래 용암포일 것이고 용암포에 안동김씨 집성촌, 그 아래로는 정주땅, 그 앞바다에 충렬공 김방경의 위도, 그 아래로 박천군 안동김씨 집성촌 등등... 이곳 중국 단동시 진강산에 오르면 희미하게나마 보일는지도 모르겠다. 시내로 들어가 버스터미널에 가서 대련가는 버스표를 예약하고 아침식사용으로 만두 한접시는 사먹고 한접시는 사들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간단히 세면과 아침식사를 마치고 여행가방을 챙겨 강변으로 나왔다. 아침안개가 모두 걷히고 날씨는 화창했다. 압록강 중국쪽 강변은 현대식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강변은 상업지구로 말끔히 조성되어 있고 한국요리, 조선(북한)요리 식당이 가득하다. 강건너 신의주땅도 가깝다. 끊어진 철교 아래에서 유람선을 탔다. 유람선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끊어진 철교 아래를 지나 북한땅 신의주 강변으로 다가섰다. 북한쪽 강변에도 별장 비슷한 현대식 건물이 몇 서 있고, 북한 선박들도 가득 정박해 있고. 강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한가롭다. 내가 먼저 두손을 힘차게 흔들자 강변에 앉아 있던 북한 사람들도 손을 흔들어 준다. 국경의 긴장감은 하나도 없고 여느 유원지와 다름없다. 날씨는 화창하고 강바람은 시원하고 내 마음은 따뜻하고 흐뭇했다.


되돌아 나와서 이번에는 압록강 상류쪽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역사의 섬 위화도가 지척에 보였다. 중국쪽 해안에서 불과 삼사십미터 밖에 안 되어 보였다. 홍수가 범람하면 물에 잠길 듯 낮게 깔려 있는데 면적은 꽤 넓어 보였다. 중국쪽 위화도 해안가에는 낡은 삼사층짜리 아파트 비슷한 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데, 북한 군대 막사인지?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듯 폐가 비슷하게 보였다. 바로 이 섬에서 1388년 최영 장군의 요동정벌 명을 받고 도착한 요동정벌군이 쏟아지는 장마비를 버티지 못하고 (요동정벌 4불가론을 핑계로) 이성계의 회군으로 고려의 정권을 장악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던 곳이다. 여말선초 역성혁명의 시작! 그런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은 그저 고요히 압록강에 떠 있는 북한령 섬이었다.


고려 조선시대 사신들이 오르내리던 의주땅을 보고 싶어 졌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지도를 펼쳐 들고 설명해 가며 상류쪽으로 계속해서 올라갔다. 강쪽을 바라보면서 위화도를 지나자 또다른 섬이 나타나고 중국쪽 강변에 구련성 표지판이 나타났다. 구련성 앞 압록강 맞은편이 옛 의주땅이므로 이곳이 옛 사행길 부근이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사행길에 오른 우리 가문 선조님들 모두 왕래하신 길이라 생각하면서 사진 셔터를 눌러댔다.


또다른 섬으로는 다리가 새로 놓여 있고, 그 넘어 의주땅을 보고 싶었으나 섬이 가로막고 있어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시가지가 보존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의주땅과 우리 가문 선조님... 고려시대 김승용 선조님은 압록강을 건너자 新安여관에서 졸하셨다 하는데 신안여관이 이곳 구련성 인근이 아닌지? 의주 용만 강가에는 김응하 장군 사당이 세워졌고, 그리고 사행길에 오른 선조님들께서 고국에서의 마지막 하루밤을 유하시면서 떠나는 고국과 고향을 그리워하신 곳! 바로 의주땅이다.



2) 단동에서 대련으로

대기시켜 놓은 택시를 타고 다시 끊어진 압록강 철교 아래로 돌아와 점심을 해결하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대련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10여명의 한국인 단체 관광객과 합류했다. 북경을 거쳐 단동을 구경하고 대련에서 배를 타고 인천으로 간다고 했다. 발해만 해안을 끼고 달리는 대련행 버스는 5시간 반이 걸렸는데, 험하지 않은 산길이 계속되었으나 버스가 시원찮아 스프링도 없는지 허리조심을 해야했다. 우정이는 멀미를 해서 한참을 용쓰는 것이 안쓰러워 보였다. 중간에 버스를 세워야 했다.


저녁 8시가 다 되어 어둠이 내려앉고 있는 대련에 도착했다. 동행한 유학생 말로는 경북 구미시가지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했다. 중국 동북방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유일하게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련역에서 하얼빈가는 기차표를 예약하려 했으나 내일은 표가 없고, 모래도 침대칸 3층표만 몇장 남아 있다는 말에, 대련에서 하루 더 묵기로 하고 예약하고 나왔다.


대련시내 중심지 팔방도로가 뻗어 나가는 중산광장에서 두리번 거리다가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택시를 타고 숙소를 찾아갔다. 어제 단동에서 허름한 여관에서 고생을 한 터라 이번에는 호텔급에서 편안하게 하루밤을 보내기로 했다. 기차길 바로 옆이라 약간 저렴한 곳이고, 기찻길 넘어에는 러시아타운이 있어서 모른척 할 수 없어서 늦은 밤 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어슬렁거리다 호텔로 돌아와 언제 잠에 떨어졌는지.




댓글목록

솔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솔내
작성일

  우정이가 먼 여행하느라 고생이 많았네요.
글을 읽으면서 저도 함께 하는 기분입니다.
공짜로 여행 잘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기 기원합니다.

김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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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주회아우님!! 급 부탁 !!!!
빨리 통화 할 수 있는 전화번호 알려 주세요.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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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발용 형님! 제가 살고 있는 기숙사 전화가 현재 불통입니다. 요즘 대대적으로 내부수리중인데, 보름은 지나야 전화선이 연결될 것 같습니다. 우선 제 이메일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a href=mailto:kimjoohoee@cb21.net>kimjoohoee@cb21.net</a>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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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발용 형님!  (001)-86-451-8915-9332 로 전화 바랍니다.

김충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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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새로운 소식들 너무 감사합니다
대구는 연일 36~7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 입니다
건강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