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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에게 부치다.(寄頤叟) 이수:김수녕의 자 - 강희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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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5-09-05 18:21 조회1,64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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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에게 부치다.(寄頤叟) 이수:김수녕의 자

초가을(初秋)
향 피우고 고전을 쓰니 한 자루 붓 남았고 / 古篆香燒一穗殘
건을 쓰고 하루 종일 청산을 마주하네 / 岸巾終日對靑山
푸른 산은 그늘져 경치 저물려 하는데 / 靑山翳翳景將暮
상쾌한 기운이 물과 돌 사이에 일어나네 / 爽氣生從水石間

전원을 그리워 하다.(憶田園)
늙은 몸이 십년을 벼슬살이에 매었다가 / 十載龍鍾繁官遊
꿈속에서 고향의 동산에 길게 누었었네 / 夢中長臥故園秋
지금까지 하던일 나는 모두 마치니 / 柢今事業吾休矣
돌아가서 시나 짓고 근심을 참으리라 / 欲賦歸歟不耐愁

강동에 놀다(遊江東)
강가에 내리는 비 많았다 적었다 하는데 / 白雨江濱密復疎
대나무 숲 깊은 곳에 수레를 멈추었네 / 竹林深處且停車
어옹이 손님을 좋아하여 술을 사왔고 / 漁翁愛客仍酤酒
작은배 다시 흔들며 고기잡이 나가네 / 更掉扁舟爲打魚

한가한 가운데 달을 보다(閑中見月)
뜬구름 몇 조각 푸른 하늘 맑게 나르고 / 數片浮雲捲大淸
달빛은 산 빛과 서로 고음을 다투고 있네 / 月光山色共崢嶸
항아가 사람의 깊은 뜻을 아는 것 같아 / 姮娥似識幽人意
작년이나 올해나 한 모양으로 밝았네 / 去歲今年一樣明

취중에 노래를 듣다(醉中聞歌)
한 곡조 맑은 노래 멀리서 들려오는데 / 一曲淸歌遠莫親
소리소리 높이 떨쳐 대들보를 울리네 / 聲聲高拂屋梁塵
취중에도 이 곡이 영롱한 노래인 듯 하니 / 醉中疑是玲瓏唱
한 낮의 닭 우는 소리 사람의 근심 없애네 / 白日黃雞愁殺人

가을의 흥취(秋興)
하얀 이슬이 하늘을 씻으니 은하수가 밝고 / 白露洗空河漢明
청여장 집고 달 밝은 뜰 가운데서 서 있네 / 扶藜步月立中庭
벽 위로 서늘한 기운 들어오니 뀌뚜라미 울고 / 凉侵壁上蛩吟急
삽상한 소나무 사이에 학이 꿈꾸러 깃들었네 / 爽溢松間鶴夢淸

제비는 둥지를 떠나 물차고 날아가고 / 玄鳥辭巢掠水去
누런 닭 기장 쪼다가 울타리 가에서 조네 / 黃雞啄黍傍籬眠
높은 재실 홀로 조용히 앉아 말이 없는데 / 高齋獨坐靜無語
해 저무니 뿔피리 소리 먼 하늘에 구슬프네 / 日暮角聲悲遠天

               출전: 晉山世稿(강희맹)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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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감사합니다. 홈에 올리겠습니다.

김태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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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개인적으로 외할아버지 입니다.우리가문과 인연이 많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