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제주 유적답사기(1)-방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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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6-02-04 23:29 조회1,472회 댓글0건본문
<제주도 유적 답사기>(1) 1. 일시 : 2003. 2. 25 *해설자 : 김익수(제. 제주도 문화재위원. <하담문집> 역자) 2월 25일 새벽 5시 40분, 잠을 설치고 일어나 준비하고 나온 우리 가족 4명은 어두운 길을 쏜살같이 달리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오늘부터 2박 3일간 제주도 여행을 간다. 김포공항으로 가는 올림픽 도로는 시원했다. 잠을 덜 잔 예진이 용진이는 연방 눈을 비벼댄다. 여행이 즐거워야지 시작부터 왜 이렇게 힘드냐고 잠 섞인 목소리로 투정이다. 서울의 거리가 이렇게 한산할 때도 있다. 불과 30분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너무 이르게 왔나 보다.
근처 길옆에 차를 주차하고 안내 표석 바로 옆으로 난 작은 산길로 걸어간다.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으려는 제주의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밝다. 산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맑다. 상쾌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힘찬 물줄기로 만들어진 커다란 계곡을 따라 꼬불거리는 길을 걸어 조금 들어가니 계곡 좌측으로 웅장한 아치형의 방선문(訪仙門) 이 나온다. 옛날 이 곳은 소풍객과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는데 지금은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산새 소리가 참으로 아름다웠는데 그 소리도 지금은 간간이 들리거나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모든 이들이 새롭고 흥미로운 것에만 관심을 갖고 옛냄새 나는 역사 유적지 등에는 별 관심이 없어 한다고 익수아저씨는 안타까워 하신다. 높이 약 20m, 좌우 길이 약 35m 정도 되는 바위가 좌측 산에 이어서 계곡으로 뻗어 나왔고 그 아래로 큰 구멍이 나 있었는데 그 구멍으로 비가 오면 계곡 물이 흘러간다고 한다. 물은 말라 있었다. 문의 입구 상단에는 <방선문>이라 새겨져 있었다.
이어서 익수아저씨께서는 가지고 온 여러 자료(<제주 마애명시>(목요강독회 자료) <제주 마애명전. 바위에 새겨진 한시>(2002. 5. 1. 한라산 관음사)를 펼쳐 보이면서 방선문 주변에 있는 10여 개의 마애시들을 설명하며 줄 줄 해석해 들려주신다. 님의 높은 한문 지식과 통달에 그저 감탄이 인다. 이들 마애시는 홍중징(洪重徵-방어사. 영조14년 10월에 제주에 도임. 이듬해 병으로 떠남). 이의겸(李義謙-판관. 순조27. 10. 제주 도임. 순조29 파면), 한정운(韓鼎運-방어사. 순조7. 3. 제주 도임. 순조9 이임), 한창유(韓昌裕), 한응상(梁應祥), 김락원(金樂圓) 등의 마애시이다.
작업하기가 퍽 곤란한 곳이었다. 비스듬한 바위이기에 작업을 하는 동안 여러 번 아래로 미끄러졌다. 익수아저씨도 마찬기지였다. 괜시리 나의 극성으로 고생하시는가 싶어 송구했다. 익수아저씨의 도움으로 그래도 쉬 끝났다. 시계를 보니 12시 30분, 무려 3시간을 작업했다. 아이들은 기다리다 못해 차에 가서 기다린다. 볼이 많이 부어 있다. 이게 여행이냐고 푸념이 대단하다. 그러나 나는 큰 기쁨으로 도구를 챙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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