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판서공(휘 선) 이하 춘계시향 참예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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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석,발용 작성일06-04-18 19:52 조회1,524회 댓글6건본문
강진시제(2006,4,13) 참예보고-------------------------------------- 충렬공의 장자이신 판서공(諱 선) 이하 4위 선조님과 강진 입향조(諱 興業) 이하 선조님들의 시제가 지난 주 전남 강진의 내동 재실에서 현지종친과 경향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습니다. 서울,경인지역과 강원 산간에 분포되어 있는 많은 후손들은 지리적인 요인으로 시제 전날 출발하여 강진 인근에 숙소를 정해 하루를 묵고서야 당일 시제에 참예할 수 있기에 보통 하루 전날 출발을 합니다. 대상 선조님은 작천면 토마리(土洞) 선영의 판서공(諱 선),충숙공(휘 承用),상락공(휘 厚),군사공 파조(휘 七陽)까지의 웃대 선조님과 조선조 강진의 입향조(諱 礩) 이하 선조님입니다. 시제일시: 2006년 4월 13일(목) 오전10시 (음3월16일) 시제장소: 전남 강진군 금강리 내동 재실 참예인원: 밀직사공 파종회장님,개성윤공 파종회장님,군사공 파종회장님,문온공 파종회장님,문온공 종손(광도),각 파종회의 임원,대종회 사무총장(관묵)님,경향의 직손 50여 명,안사연(영환,재구,상석,윤만,발용,진회,태우),현지의 안김 며느님 다수---약 60여 인. 12일(수) 주중에 여장도 꾸리지 않고 길을 나섭니다.작년부터 마음을 먹은 터라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종합운동장에서 일행들과 합류하여 오전 10:30 강진을 향하여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남녘이 가까워 오자 황사를 머금은 습기가 숨을 퍽퍽하게 합니다.오후 세시가 되어서야 로맨스의 고장 남원에 도착하여 광한루 근처의 추어탕집에서 늦은 점심을 갖습니다. 식사 후에 시내를 조금 빠져나와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상동마을의 용장서원을 찾아갑니다.이 곳은 유일하게 문온공(휘九容) 선조님께서 배향되신 서원입니다.조선조 남원지역의 인재들을 길러낸 사립대학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였으리라 믿어봅니다.숭덕사(崇德祠)에 향을 사르고 절을 올린 후 사당을 내려와 기념사진을 찍고 관리인에게 향촉대를 전하고 서원을 뒤로하고 길을 재촉합니다. 해저무는 남녘의 국도는 한가하기 이를데 없고 나주를 지나는 길목엔 새하얀 배꽃이 수줍은 인사를 합니다.정말이지 이런 장면을 보고 시 한 수가 없을 수 있겠습니까?,"이화에 월백하고~~~~","이화우 흩뿌릴제~~~~"의 회답시가 절로 나옵니다. 강진이 가까워 오자 여기저기서 도착유무와 길안내,소요시간을 문의하는 전화로 잠시 술렁입니다. 강진읍내에는 전국 중학교 대항 축구대회로 인해 꽤나 북적거립니다.터미널에서 관묵사무총장님과 동승하여 내동으로 달려갑니다. 해질무렵 바다를 싸안은 강진들판에 한줄기 바람이 차창을 두드립니다.어디서부터 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정체를 찾아온 미욱한 손들을 깨우시는 할아버님들의 손길임을 뒤늦게 알고는 환하게 웃어봅니다. 내동재실에 도착하니 이미 여럿이서 먼저 오셔서 행사를 준비하시느라 분주합니다.도기에 이름을 올리고 종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일기가 오락가락하여 내일 시제를 묘제로 하지 못하고 내동의 재실에서 지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또한,제물의 운반과 진설,제례절차에 참석하는 젊은 종인들이 점점 줄어들어 묘제를 지낼 형편이 어렵다는 후문도 들어봅니다. 간단하게 재실에서 준비하신 저녁을 들고 일어서서 아까부터 기다리는 마량의 재이형님을 찾아 마량포구로 달려갑니다.장시간 혼자서 기다리시던 재이형님께서는 멀찌감치서도 단번에 일행들을 알아보시고 반갑게 서로서로 얼싸안고 인사를 나눕니다.바닷가 바람에 실려오는 갯내음을 안주삼아 한 순배 돌리고 그간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내일 떠나는 재이형님의 유럽연수와 저녁접대에 대한 축하와 고마움을 박수로 대신하였습니다. 아침일찍 서둘러 되짚어 나와 토마리 선영에 예를 올리고 내동에 도착하여 시향을 지냅니다. |
제를 모시고 상경길에 영암의 월출산 자락으로 파고들어 가 고려조 상당히 큰 규모의 사찰 흔적을 보여주는 월남사지(月南寺址)를 찾아갑니다.이 곳에는 이규보가 짓고 상서공(휘孝印)께서 서(書)하신 진각국사비가 세월의 풍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반토막의 비신을 동백이 우거진 숲 속 빈터에 자리한 비각에 숨기고 서 있습니다.
전후면의 마모가 심해 비문의 내용은 판독이 불가능 하였으며 서서히 부서지는 비신의 파편들이 나뒹굴고 있었습니다.오늘 우리들을 끌고 온 비신의 음각들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서서히 저편 상고시대로 물러가는 것을 보며 상서공 할아버님의 삼일포 단서석의 예리함을 상기하는 계기를 가져봅니다.자리를 옮겨 조금 아래에 위치한 절마당으로 내려갑니다.
비교적 완만하고 사방이 확트인 절터엔 게으른 닭울음만 간간이 들리고 백제계열의 삼층석탑이 오래도록 남아 오가는 이들에게 고려조 당시의 불사규모를 말해줍니다.불이 쇠를 녹이듯 풍상에 스러져가는 십장생의 하나인 돌의 존재를 깊이 생각하면서 산자락을 빠져나옵니다.
구름과 바람이 그러하듯 이틀 동안 함께했던 일행은 다음을 기약하고 아쉬운 작별을 하며 흩어져 서로의 자리를 찾아갑니다.일정내내 수고를 아끼시지 않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댓글목록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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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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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이제나 저제나 하던 후기 반갑게 읽습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은 지난 해의 추억을 떠올리며 내년을 기약하는것으로 위안해봅니다
언제나 먼 길 손님 맞이에 정성을 다하시는 재이 종친님의 환대에 감사드리며 유럽연수 잘 다녀오시길 기원합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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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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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먼길 강진 시제길 다녀오신 여러분의 정성과 현지 종친 여러분의 다정함, 강진 토마리의 묘소, 정갈한 시제 모습들을 맛깔나는 시같은 수필과 깔끔한 사진으로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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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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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수백년 수십대를 이어온 전통의 강진시제~
인터넷으로나마 함께 할수 있어 행복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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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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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탁월한 필력으로 적으신 맛갈스러운 글들 모두 잘읽었습니다.
이것저것 많은사진 애써주시는 덕에 호강합니다.
아름다운 그 마음속에 숙연히 머물다 가옵니다.
김용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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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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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먼 천리길을 달려가 시제 올리시야고 고생 하셨읍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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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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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이렇게 멋진 글과 생생한 사진을 보면서 위안을 해봅니다.
멀리 까지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석자 명단에 진회씨가 빠졌습니다. 태영은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