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와 나무, 그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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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6-06-16 12:50 조회1,535회 댓글0건본문
지팡이와 나무, 그 특별한 인연
영주 부석사에 가면 신라시대의 고승 의상대사(625∼702)의 지팡이가 자라고 있다.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서역 천축에 들어가려고 할 때 처마 안에다가 지팡이를 꽂으면서 “내가 여기를 떠난 후에 이 지팡이가 반드시 가지와 잎이 날 것이다. 이 나무가 말라 죽지 않으면 내가 죽지 않은 줄 알라”고 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선비화’라고도 부르는 골담초라는 콩과 식물인데 높이는 겨우 1m70cm, 뿌리부분 굵기가 5cm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무로 전설이 믿어지지 않는 신비한 나무다.
의상대사의 또 다른 지팡이는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되었다. 전설대로라면 나이가 1300세는 되었을 이 나무는 일제시대 때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그 당시에는 둘레가 10.33미터, 높이 41.27미터였으나 2004년에 둘레 14.1미터, 높이 62미터로 기록돼 있으니 천 년이 지나도 여전히 자라고 있는 셈이다. 이 은행나무는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출가하면서 꽂은 지팡이라고도 전해지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하더라도 천 년은 확실히 넘는다. 오대산 사자암에는 방한암(1876∼1951) 선사가 꽂아둔 지팡이가 자랐다는 단풍나무가 있고 청도 운문사의 처진소나무도 지팡이 출신이다. 백양사의 이팝나무는 7백여년 전 각진국사가 들고 다니던 지팡이였고 서울 신림동에는 고려의 명장 강감찬 장군의 지팡이였던 굴참나무가 있으며 해인사에는 최치원의 지팡이였던 전나무가 있다. 하동 법왕리에는 최치원의 또다른 지팡이인 푸조나무가 있다.
순천의 송광사 천자암의 곱향나무는 고려 때의 보조국사 지눌 스님과 제자인 담당국사가 중국에 다녀올 때 쓰던 지팡이를 나란히 꽂아둔 게 자랐다고 한다. 70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두 나무는 서로 절을 하는 사제지간처럼 다정한 모습이다. 높이가 12.5미터로 같고 굵기만 3.98, 3.2미터로 다른 이 두 나무는 공교롭게도 생김새와 비슷한 숫자인 천연기념물 88호로 지정되어 있다. 용이 나무를 감고 승천을 하려는 듯 꼬여 있는 줄기에 손을 대서 흔들면 극락세계에 든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들은 사람마다 흔들어 대는 바람에 지금은 철책을 둘러 보호하고 있다. <퍼옴>
의상대사 강감찬 최치원같은 고승.명장.대학자도 늙어 지팡이에 의존하기는 마찬가지 인가 보다. 흔이 지팡이는 명아주대로 만든 청려장을 최고로 치는데 아마도 가볍고 질겨서 그럴 것이다. 장수를 누린다고도 한다.
지팡이로 쓰인 나무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그렇다면 회곡동의 회(檜)나무는 충렬공께서 만년에 짚던 지팡이가 자란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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