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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공 어록 06 (1270년, 5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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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6-07-05 21:35 조회1,68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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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년 (59세)


   그 이듬해에 김방경이 몽가독과 함께 서경으로 오니 서경 지방의 부로(父老)들이 서로 앞을 다투어 와서 김방경을 대접하고 울면서 말하기를“공(방경)이 여기에 있었더라면 어찌 최탄, 한신과 같은 자의 반란 사건이 일어났겠습니까?”고 하였다. 최탄 등도 역시 조석으로 와서 김방경을 만나 뵈곤 하였다.

   최탄 등이 몽고 군대를 이용하여 고려의 허한 틈을 타서 변란을 일으키려고 은밀히 꾀하면서 몽가독에게 뇌물을 후하게 주어 그를 꾀이었다. 그러나 김방경은 그때마다 계책을 써서 그 음모를 저지시키었다.

   이보다 앞서 임연은 왕이 황제에게 보고하여 몽고 군대를 청해 올 것을 염려하여 그것을 막으려고 지유(指諭) 지보대(智甫大)로 하여금 야별초를 인솔하여 황주에 주둔시키고 또 신의군(神義軍)은 초도(椒島)에 주둔시켜 방어하게 하였다.

   최탄 등이 그 계책을 알고 가만히 배들을 준비하고 정예한 군사들을 모으고 몽가독에게 말하기를 “임연 등이 장차 관인(官人)과 원나라의 군대들을 죽이고 제주도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러니 청컨대 관인께서는 사냥하러 간다고 널리 선전하고 경군(임연 지휘하의 군대)의 왕래 정형을 정찰하여 서로 통보하도록 하면 우리들은 군사들을 배에 태워 보음도(甫音島)와 말도(末島)에로 진공해 가겠으니 그때 관인이 착량(窄梁-인천 부근의 좁은 해협지대)으로 군대를 영솔하여 나가 있으면 그들이 진격하지도 퇴각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들의 실정을 잘 알게 된 후에 그것을 황제께 구체적으로 아뢰게 된다면 왕경(개경)을 탈취할 수 있을 것이니 그렇게 되면 그곳의 젊은 남녀들과 재물들은 다 당신의 것으로 될 것입니다”라고 하니 몽가독이 좋아하면서 그렇게 할 것을 승낙하였다.

   이때 영원(寧遠) 별장(別將) 오계부(吳繼夫)의 아들 오득공(吳得公)이 최탄의 내상(內廂)으로 있었는데 이 일을 알고 가만히 김방경에게 일러 주었다. 김방경이 말하기를 “어찌 이러한 일이 있겠느냐?”라고 하니 오득공이 “만약 나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은밀히 정탐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튿날 아침에 김방경이 몽가독의 숙소인 객관의 문 앞에 가니 여러 군사들이 모두 와 있었고 최탄과 한신 등은 좋은 기분을 띠고 있었다. 몽가독이 김방경더러 이르기를 “오랫동안 손님 노릇을 하고 있노라니 대단히 심심하다. 생선잡이라도 해서 즐겨 볼까 한즉 공(김방경)은 나를 따로 오시겠소?”라고 하였다.

   김방경이 “사냥은 어디서 하시려오?”하니 “대동강을 건너서 황주, 봉주(鳳州)에 가서 초도로 들어갈까 하오”라고 대답하였다.

김방경이 말하기를 “관인도 역시 황제의 명령을 들었는데 어찌 하여 강을 건너가려 하오?”하니 몽가독이 말하기를 “몽고 사람들은 활쏘기, 사냥질을 일상적인 일로 삼는데 이것은 황제께서도 아는 바라 공이 왜 이것을 막으려고 하오?”라고 하였다.

   김방경이 대답하기를 “나는 사냥하는 것을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강을 건너가는 것을 막으려고 할 뿐이오. 만일 사냥하고자 한다면 하필 그쪽으로 건너 가서야만 즐길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였다.

   몽가독은 “만약 대동강을 건너가는 것이 죄가 된다면 내 혼자서 당하리다”라고 하니 김방경이 “내가 여기 있는 한, 관인이 어떻게 강을 건너갈 수 있겠소! 만약 기어이 그렇게 하고자 한다면 황제께 말하여 승낙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김방경이 가만히 지보대 등에게 명령하여 군사들을 데리고 물러가라고 하였더니 몽가독이 김방경의 충직성은 하늘에서 받은 성품이라는 것을 알고 김방경을 크게 존경하고 존중히 여겼으며 사실대로 일러 주면서 말하기를 “왕경(고려를 의미함)을 멸망시키려고 하는 자가 어찌 다만 최탄 등 뿐이겠소. 또 다른 사람도 있답니다”라고 하기에 그것이 누구인가고 물었더니 아무개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이 일은 비밀에 붙였으므로 전하지 않는다.

   이로부터 참소하는 말들이 원나라에 들어가지 않았고 나라는 그 때문에 평안을 유지할 수 있었다.



댓글목록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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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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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가지 일로 바쁘실 터인데도 불구하고 충렬공 선조님의 행적 하나하나를 이렇게 세분화 해서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 주시니 바라건대 훗날,선조님을 주인공으로 한 대작들이 연이어 나타나는 것뿐입니다.우중에 일교차가 심하니 각별히 건강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