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마침내 돌아온 공신교서... 그리고 고유제 - 성PD

페이지 정보

김발용 작성일06-07-25 22:14 조회1,619회 댓글4건

본문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저희 제작진은 어제(7/24, 월) 공신교서를 다시 고국에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정확히 어제 오후 두시, 일본 간다 거리의 한 회관을 빌려 마련한 장소에서(고서점이 너무 좁아 다 들어갈 수가 없어서) 저희는 마침내 공신교서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천신만고끝에 극적으로 다시 보게 된 터라 지난 번 일본에 왔을 때 실물을 보고 매일매일 화면을 통해 봐오던 것이지만 정말 감회가 새로왔습니다. 마치 전혀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것처럼... 제작진과 동행했던 국민대표들도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숙연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한 달간 공신교서를 구매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고서점상 아저씨는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고서점상 아저씨는 한국 국민들의 열망, 그리고 김문경 교수와 저희에게 했던 약속을 굳게 지켜서 팔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고서점상 아저씨에게 감사드리고, 조금만 늦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아찔하기도 했습니다.

 

 코리아트에서 오신 김성국 대표께서 직접 공신교서를 안전하게 포장하고 제작진은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혹시나 일본 세관에서 무슨 문제가 있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별 문제 없이 통과했습니다. 그냥 고서적이라고 대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더군요. 마침내 밤 9시가 조금 넘어 공신교서를 실은 비행기는 드디어 김포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100년간 고국을 떠나 있던 공신교서가 마침내 고향으로 온 시각입니다. 마침 이 날은 2차 진주성 전투로 7만여 진주시민이 왜군에게 몰살을 당했던 날입니다. 그 옛날 비극적인 날이 오늘 감격적인, 축하할 날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었습니다. 공신교서는 김포 공항 세관에서의 간단한 검수를 거쳐(세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코리아트의 문화재 운반용 무진동 트럭에 실어져(내부는 꼭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차 같습니다) 국립 중앙 박물관의 수장고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이때가 밤 11시가 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국립 중앙 박물관의 유물관리부장이신 성낙준 부장님을 비롯, 많은 관계자들이 늦은 밤까지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공신교서의 귀국 첫날은 국립중앙 박물관의 수장고에서 안전하게 끝났습니다.

 

 그 다음날인 오늘은 아침부터 바쁜 날이었습니다. 오전 환수 기념 기자회견을 비롯, 두시부터는 고유제가 펼쳐졌습니다. 다행히 비도 오지 않아 행사를 진행하기에 별 무리가 없는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고유제를 준비하느라 모든 스태프들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11시 반부터 진행된 기자회견, 저와 두 MC(경석이형과 형돈이), 국립중앙박물관 및 진주박물관 관계자 분들, 황평우 소장님과 안승준 교수님이 자리하셨습니다. 경석이 형과 형돈이는 생전 처음 하는 기자회견이라 상당히 긴장하더군요. 물론 저도 처음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만... 그러나 오신 분들이 연예부가 아닌 문화부 기자들이라 그런지 우리 두 MC들에게는 질문이 오지 않더군요 ㅠㅠ MC들 살짝 OTL... 그러나 MC들은 이번 공신교서 환수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들입니다. 오늘 오지 못했던 혜련 누나까지 세 사람... 이들 세 MC가 없었다면 오늘같은 날이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열심히들 하고 팀 분위기도 워낙 좋아서 저로서는 아주 대만족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형 동생입니다.(누나(?)는 없습니다... 형(!)만 두 사람, 동생 한 사람 ^^)

 

 이어서 두 시부터 이어진 고유제... 문중 및 그동안 공신교서 환수를 위해 노력하셨던 분들이 자리하셨습니다.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및, 참사 등 여러 사람이 전통 복장을 입어야 했었는데요. 제가 초헌관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머리엔 커다란 검은 관에 몸에는 새신랑 복장같은 파란 의복을 주시더군요. 다 입고 나니 마치 외국인이 전통 혼례를 치르는 그런 모양이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다들 선크림을 바르기에 저도 발랐더니 마치 가부키 배우처럼 되어버려서... 다시 물티슈로 지울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날은 더운데 생각보다 행사가 무지 길더군요. 내빈 여러분의 인사말씀도 있었고, 몰랐던 사실이었지만 초헌관은 가장 절을 많이 하는 사람이더군요. 계속 절을 하는데 끝났다 싶음 또 절을 해야 하고... 헉헉~ 고유제 초헌관은 체력이 좋아야 하겠더군요. 근데 그것도 많이 줄인 거라고 하니 정말 제대로 지냈음 어떻게 됐을지... 어쨌든 저로서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고 그동안 노력해온 김시민 장군의 공신교서 환수가 마침내 이루어지는 자리라고 생각하니 더웠지만 힘도 나고 했습니다.

 

 지금쯤 공신교서는 다시 수장고에서 쉬고 있겠네요. 내일부터는 전시를 위한 각종 절차가 진행됩니다. 그냥 유리관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훈증이라는 과정을 거치더군요. 일종의 소독이죠. 토요일 아침부터는 한 달간의 특별전이 시작됩니다. 저희 제작비를 털어 2,000분의 국민 여러분을 그날 모십니다. 그날 시간이 안되시는 분들도 한달 동한 꼭 한번 오셔서 우리의 힘으로 찾아온 국민 환수 문화재 1호 김시민 장군의 공신교서의 모습도 보시고 다른 우리 문화재들도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방송에 지금까지 말씀드린 모든 과정이 담길 것입니다. 김시민 장군의 공신교서 환수 프로젝트는 이번 주가 마지막입니다. 이제 정리만 남았습니다. 처음 공신교서의 소식을 접하고 준비를 시작한 게 두 달전이었는데 벌써 두 달이 지났네요. 너무 힘든 때도 있었지만 결국 고국에 무사히 돌아오게 되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 가슴 뿌듯합니다. 사실 저희가 한 것보다는 우리 국민 여러분들의 힘이 훨씬 컸습니다. 여러분들의 힘이 없었다면 공신교서는 절대 돌아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부터 2주간 제 선배이신 이민호 피디께서 위대한 유산 연출을 하시게 됩니다. 저는 그동안 또 다른 우리의 유산을 찾기 위해 다시 준비에 들어갑니다. 앞으로 계속 저희 <위대한 유산 74434>를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이 있는 한 <위대한 유산 74434>는 계속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김정중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정중
작성일

  하루종일 마음은 그 장소에 함께 했습니다.충무공할아버님의 큰 뜻을 되새기며......감사드립니다

김발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발용
작성일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으로 지낸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솔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솔내
작성일

  남도끝 강진에서 재이씨가 참석해주셨습니다.
끝나고 인사도 못하고 체어져 서운해구요.
대구청장년회장님(재만씨)도 ,ktx,타고 오셔서 참석해주셨습니다.
안내와 접수를 맡아주신 여러분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김행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행순
작성일

  우선 축하합니다. 2시부터 마음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었습니다. 날이 무척이나 더웠는데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꼭 박물관에 가서 눈으로 유대한 유산을 확인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