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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사연 창립 5주년 모임(금수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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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순, 발용 작성일06-11-13 20:58 조회1,830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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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평천 모래톱에서 바라본 금수정.

어제 11월 12일에는 안사연 5주년 기념(2006.11.11)으로 가족동반 모임으로 처음 안사연 발대식을 가졌던 금수정(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을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참석 인원은 솔내 영환님 내외, 영윤님 내외, 윤만님 내외, 태영님 내외, 항용님 내외, 발용님 내외, 영식님 내외와 둘째딸 효선양과 아들 형민군, 태우님, 은회님 그리고 행순 이렇게 19명에 운전기사님까지 스무 명입니다.

아침 8시 20분 일행을 태운 버스와 뒤에 따라오는 영식님의 차는 종합운동장을 출발하여 올림픽대로를 지나 진접, 장현, 문정공을 모신 내촌을 지나 포천시 창수면향하여 달렸습니다. 만세교 삼거리쯤에서 길을 잘못 들어 후진을 하여 갈림길 오른쪽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후진을 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윤만님은 20년 전에 만세교 아래 깊은 냇물로 낚시를 왔었다고 의기양양 자랑하십니다. ^_^

영평 1리라고 보이는 버스정류장을 보니 영평에 도착했나봅니다. 좌측 멀리 금수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행순이는 금수정이 초행길입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진군교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오가리쪽으로 금수정에서 서쪽으로 5리쯤 떨어졌다고 기록되어 전해지는 창옥병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창옥병은 푸른 바위가 물가에 병풍처럼 둘러져 물의 흐름을 막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정말로 높은 병풍을 쳐놓은 듯 장광이 펼쳐졌습니다. 넓은 다리 건너 창옥병을 크게 보면서 휘~익 돌아서, 이제는 비포장도로인 창옥병 뒤이자 위쪽 길에 올랐습니다.

병풍 위에서 내려다보는 물 건너에는 창옥병에 맞서 소나무가 두 그루씩 짝을 맞춰서 줄지어 있어 흐른 맑은 물에 비취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울퉁불퉁 꼬불탕거리며 동굴 앞에 왔습니다. 그런데 외나무다리가 아닌 외동굴에서 맞은편에서 오는 트럭 한 대를 만났습니다. 우리 차가 양보하기로 하고, 영식님의 차가 먼저 후진하고 덩달아 우리차도 후진했습니다. 트럭을 보내고 컴컴한 동굴을 잠깐 통과해서 내려오는 길은 오른쪽으로 청옥병이 깎아지른 듯 있어서 아슬아슬 했습니다.

내려와서 보니 동굴 쪽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이정표가 청옥병길이라고 있었습니다.

창옥병길을 내려와 우회전 비슷한 직진을 하니, 바로 영중농협이 보였습니다. 농협간판 뒤 1미터 크기의 옥돌에 금수정(金水亭) 이정표석이 세워져 있었지만 농협표지판에 가려져 있어 안보였습니다. 더 크게 세우거나 이정표를 하나 만들어 세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덜컹거리며 금수정을 향해서 들어갔습니다.

새로이 아담하게 지은 양옥집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바로 문온공 종손이신 광도님과 동생이신 광분님의 집이랍니다.

집 앞을 지나 옛 문온공 종택 집터 문화재를 지나서 1백미터쯤 구부러진 긴 길로 들어가니 저 멀리 금수정이 보입니다.

우선 할미산에 모셔진 영창군 김승택, 상락군 김묘, 문온공 김구용 선조님의 단에 제배를 올리고 금수정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종손이신 광도님께서 막 도착하셔서 절하고 내려온다고 하시며 단에 오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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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정에 도착하니 ‘안동김씨 세천비’가 세워져 있고, ‘문온공 척약재 詩碑’가 세워져 있고,

척약재 시비 뒷면에는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도은 이숭인의 시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 시비의 오석은 솔내 영환님께서 고르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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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금수정 우측 위로는 봉래 양사언 선생의 시비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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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온공의 후손이신 솔내 영환님께서 오늘의 유적지 문화 안내자가 되셔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금수정 옆 큰 바위에는 석봉 한호의 글씨라고 전해지는 ‘동천석문(洞天石門)’이란 해서체 암각문이 있고, 바로 뒷면에는 ‘○瀾石’이라고 희미하게 보이는 글자가 있습니다. 떨어져 나간 ○자는 회(廻)자라고 전해진답니다. 그 책받침의 일부 삐침만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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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각문 취대(翠臺)를 확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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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각문 무릉(武陵)

바위 아래 어딘가에 떨어진 조각을 찾는 것은 안사연이 해야 할 숙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슬아슬 금수정 영평천을 따라 S자로 돌아 물속에 솟아있는 바위들이 있는 연화암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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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준암(尊巖)에는 봉래 양사언 선생의 초서가 큼직하게 암각된 ‘(瓊)(浮)島’가 씌어 있습니다. 솔내영환님은 신발을 벗고 차가운 것도 마다않고 물을 건너 바위까지 건너가 준암(尊巖) 두 자를 확인하고, 태우님도 손시려움에도 불구하고 술동이(바위)에 쌓인 모래를 전부 파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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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각문 부도(浮島). 경도(瓊島)로 판독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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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각문 준암(尊巖)을 확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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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각문 준암(尊巖).마멸이 상당히 진행되어 판독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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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저쪽 바위에서는 항용님과 태영님께서 봉래 선생의 초서로 암각된 <증금옹> 시를 열심히 탁본하고 계십니다. 모래사장에서는 영식님의 자제분 형민군과 효선양이 장난을 하고, 옆에서 지켜보시던 내자분들께서는 저 멀리 음식 준비가 다됐다는 소리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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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각문 "증금옹시(贈琴翁詩)"를 탁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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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각문 증금옹시(贈琴翁詩). - 봉래 양사헌 선생의 시 『증금옹시』의 금옹(琴翁)은 척약재 선조님의 5대손인 금옹(琴翁) 김윤복(金胤福) 선조님을 말합니다.

춥다고 했던 날은 어디로 가고 따뜻한 햇빛만이 비추는 영평천은 따뜻하여 준암에 연화암에 앉아있으니 졸음이 사르르 찾아옵니다.

영식님께서 탁본 뜨는 분들을 위해 갓 잡은 사슴의 간과 콩팥을 기름장과 함께 술을 곁들여 내오셨습니다.

탁본 뜨는 분을 등 뒤로 하고 금수정으로 걸음을 옮겨보니 자리를 크게 펴놓고, 토종닭 백숙과 함께 사슴고기 육회와 샤브샤브를 지역종친회 회장님이신 도만님과 종가집 따님께서 차로 열심히 날라 주셨습니다.

봉래 선생 시비를 바람막이 삼아 펼친 자리는 바람이 항상 많은 곳이라는데 오늘은 마산에서 올라오신 광도님의 동생이신 광덕님의 말씀대로 조상님께서 보살펴주셔서 바람이 없었습니다. 집에서 일일이 차로 운반하여 정성스레 차려주신 음식들은 너무 맛이 있었습니다.

5주년 행사 케익을 잘라 축하의 마음으로 한쪽씩 입에 넣고 광도님과 지역 종친회 회장님이신 도만님을 시작으로 축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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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님 가족은 제사가 있어서 먼저 일어나시고, 내자분들은 식사 후 종택 문화재 부근에서 냉이와 달래를 한 움큼씩 봄을 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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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정리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데 광도님 어머님께서 나오셨습니다. 연세가 많아 꼬부랑 할머니이시지만 종가집의 며느님답게 고운 자태는 여전하셨습니다. 따님이신 광분님께서는 혹시라도 놀러왔다거나 지나가는 길에는 꼭 들러서 가라고 당부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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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환대와 푸짐한 인심 그리고 종중을 사랑하는 마음에 존경을 표하면서, 버스에 오르기 전 광분님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바쁘신 중에 찾아주신 광도님과 종친회 회장 도만님께 인사를 하고 차에 올랐습니다.

차는 포천시내에서 조금 막히다가 진접까지 살살 오는 동안 차안에서는 뒷좌석 남자분들은 한 상 또 크게 차리셨습니다. 혼자오신 태우님과 은회님을 심문하는 재판이 열려 증인 통화를 거쳐 부부동반 못한 죄를 사해주시고 계셨습니다. 즐겁게 술잔이 돌고 도는 동안 2번 쉬고 서울 상일동에 도착하니 7시입니다. 영윤님 내외분과 발용님 내외분께서 내리시고, 행순이도 올림픽공원 앞에서 내려, 오늘의 행복함을 가득 담아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글 행순 / 사진 발용>


댓글목록

김영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영윤
작성일

  앗싸! 1등
따끈따끈한 후기와 사진 잘 보았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풍성한 음식과 함께 자리를 마련해주신 광도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김태영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영
작성일

  안사연5주년 기념... 생각나는것들...
날씨. 창옥병. 금수정. 세천비. 척약재시비.
영평천. 양사헌시비및 친필 암각문 증금옹시. 경도.
한석봉친필 암각문 '금수정' 종가터
종택. 종손. 鹿血. 鹿肉. 鷄白熟. 처음처럼 ...    후기.사진 ...

솔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솔내
작성일

  최고수 두분의 후기 작품을 보니 현장에 다시 있는 듯 합니다.
맛깔나는 글솜씨하며 3차원을 2차원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 위대함을
느껴봅니다.
종택복원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면서...

김은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은회
작성일

  옷깃을 여미게하는 금수단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 금수정. 종부이신 할머님.
종손光道님 (광덕님.광분님.) 안사연 다섯돌 생일을 자리를 마련해주심에 감사드림니다.
또한 우리 안김 며느님 모두 감사드림니다.

김정중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정중
작성일

  저는 11월 9일 上京하여 11일 저녁 10시에 下京하였으며 아쉬움이 가득 합니다
그 아쉬움을 이 글과 사진으로 달랩니다. 행복한 시간! 축 하드립니다

김태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서
작성일

  오랬만에 와서 가을의 사랑 깊은사랑 폭 넓은 사랑
깊이느끼고 갑니다.
역시 여전 하십니다.
반갑구요.
안사연 창립 5주년을 축하합니다.

김명묵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명묵
작성일

  안사연 창립 5주년을 축하합니다.
너무 보기좋고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안사연의 발전을 위해 노력 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