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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담 김시양 연구(석사학위 논문)-본론 (21)-하담의 시세계, 우국애민과 현실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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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6-11-14 14:19 조회1,6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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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Ⅲ. 荷潭의 詩世界


荷潭이 살았던 時代의 주류를 이루었던 文學觀은 사람들에게 文學으로 道를 전파시키려는 朱子學의 載道的 文學觀이었다. 이미 學界에서는 士林派의 文學을 논하면서 美意識의 特徵을 세 가지로 요약하였다.


  1. 技巧主義를 반대하고

  2. 現實을 멀리하여 物에 執着하지 않고

  3. 人慾을 씻어 淸澄한 精神을 찾으려 함.1)


荷潭의 文學觀은 기본적으로 朱子學的 文學觀, 즉 載道的 文學觀을 기본으로 삼았다. 그는 개인의 感情과 경험을 중시하는  唐詩風 조류의 詩作을 했던 사람이다.

하담문집에 나타난 시를 형식상으로 분류해보면 辭, 賦, 古詩, 律詩, 排律詩, 絶句詩들로 나눌 수 있다. 주제별로는 憂國愛民과 현실批判, 流配地의 삶과 憂愁, 敦篤한 友情, 가족에 대한 情恨 등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荷潭의 詩 368수를 주제별, 내용상으로 각각 分類하여 考察하고자 한다. 文集 속의 作品에는 창작 연대가 명기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그의 生涯에 맞추어 詩世界를 검토하고자 한다.



1. 憂國愛民과 現實批判


荷潭이 流配生活을 하고 있을 당시 光海君이 토목사업을 크게 일으켜 나라의 비용이 다 없어지자 流配人들에게 은을 바치면 贖罪시켜 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서울 안의 荷潭 친구들이 銀을 모으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하담은 급히 글을 보내어 이를 말렸다. 이 때 귀양 간 사람들은 그 속금령에 따라 돈을 바치기를 서로 다투었으나 金時讓과 任叔英만은 구차하게 죄를 면하는 것을 싫어하여 贖罪하지 않자,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장하게 여겼다.2)

다음의「聞不參贖銀之列」시에는 그의 솔직한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


    天門雨露下魚書      하늘에서 은혜 내려주는 공문 내려오니

    遇赦徵銀罪未除       銀을 내면 용서 받는다는데 죄를 없애지 못하니

    幽谷莫悲春不到       깊은 계곡이라 봄이 이르지 못한 것 슬프지 않으나

    囊中元乏一錢儲3)    주머니엔 본디 한 푼의 저축이 없으니…


위의 詩는 贖金令이 내려졌을 때 지은 詩이다. 起句에서는 귀양간 모든 사람들에게 속금령이 내려졌음을 의미한다. 승구에서 天門은 대궐을 의미한다. 雨露는 비와 이슬이 만물을 化育하는 것 같은 큰 은택을 표현한다. 하담의 경제적 빈곤으로 속죄할 좋은 기회를 놓친다. 그것은 ‘銀’이라는 매개물로 임금의 큰 은택을 잊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은을 내놓으면 流配地에서 풀어 준다는데 자신에게는 그럴만한 돈이 없으니 죄를 없애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곡진하게 형상화했다. 전구에서 幽谷이라는 것은 하담이 처한 현 상황을 단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春’을 기다리지만 깊은 계곡까지 이르지 못함을 슬퍼하지 않는다고 역설적으로 표현하였다. 결구에서는 주머니엔 본래부터 가난하여 한 푼의 저축이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출했다. 친구들이 자신을 위해 한 푼, 두 푼 모은다는 소식을 듣고 거절은 했지만 인간인 다음에야 어찌 변방 流配地 북쪽 끝에서 풀려나고 싶지 않았겠는가. 가진 돈이 없으니 속금령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한탄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荷潭의 인간다운 면이 보이는 詩이다.


1) 林榮澤,『韓國漢文學史의 視覺』,「16世紀 士林派의 文學意識」, 창작과비평사, 1984. pp.45~48.


2) 『荷潭文集』 卷之十一, 「遺事」, p.528.


3) 『荷潭文集』 卷之十, 「聞不參贖銀之列」,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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