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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담 김시양 연구(석사학위 논문)-본론(30)-하담의 시세계, 돈독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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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6-12-03 14:54 조회1,68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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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시는 「過回山哭道川」회산을 지나며 도천에게 곡한다는 시이다.


     吾友道川子          나의 벗 道川子여

     風流古之人          풍류는 옛 사람이나 같아 

     洛城初傾盖          서울에서 처음 만나 친해졌지

     笑彼白頭新          흰머리 새로 남을 비웃네.                         

   5 毛皮身外物          虛禮는 몸 곁에 드러난 것                      

     肝膽置心親          가슴속에 친한 마음 넣어두었지.                         

     相隨水村夕          水村에서 저물도록 서로 어울려                   

     共掠紫陌春          푸른 언덕에 봄날 함께 쏘다녔네                      

     中年事大謬          中年의 일 크게 그르쳐                           

  10 世道難重陳          세상 길 다시 말하기 어렵네                          

     蒼蠅何太多          검은 파리들 어찌 그리 많은지 

     白璧誰復珍          흰 구슬 누가 다시 보배로 여길까                       

     萋斐旣成錦          문채는 이미 비단처럼 찬란하여                        

     寧論僞與眞          어찌 거짓과 진실을 논하리?

  15 我竄天北極          나는 유배되었네. 하늘 북쪽 끝에                     

     君投海東漘          그대는 던져졌지. 바다 동쪽 물가에

     病鶴俱垂翅          병든 鶴처럼 함께 죽지 내리고  

     涸魚無縱鱗          마른 고기처럼 비늘을 퍼덕거리지 못하네     

  20 消息杳難通          소식은 묘연하여 통하기 어렵고                       

     回首暮江濱          고개 돌린 강가엔 해가 뉘엿뉘엿                     

     板輿勞潘岳          가마로 潘岳을 수고롭게 하여                     

     鐵漢任選          힘 센 사나이에게 동서를 맡겨 두네          

     甘旨或不供          맛있는 음식 혹시 드릴 이 없으니 

  25 君子固多窮          君子는 참으로 너무나 곤궁하네                   

     回祿重爲禍          다시 벼슬하였으나 거듭 화를 입었으니                      

     老天還不公          하늘은 공정치 못하구나.                         

     莫噀欒巴酒          난파주를 뿌리지 마라  

     孰返劉昆風          누가 劉琨의 扶風歌를 돌이키는가         

 30 昊天恩未答          하늘같은 은혜 보답 못하고 

     鴻毛輕一擲          기러기 털처럼 가벼이 한 번 던졌네.

     將身付烈熖          장차 몸은 맹렬한 불꽃에 부친다면

     萬死安所惜          만 번 죽어도 어찌 애석해 하리                      

     人間有孝子          인간세계엔 효자 있으며                                

 35 九原怨猶積          九原에 원통함 아직도 쌓여있네                   

     寃氣上干天          억울한 기운 위로 하늘을 범하면                      

     星辰爲晦蝕          별들은 어둡게 감춰버리네.                            

     寃氣下入地          억울한 기운 천지 밑에 들어가면                        

     草木爲搖落          초목을 흔들려 떨어지네.

  40 寃氣在兩間          억울한 기운 양 사이에 있으니                       

     霜雪有時結          눈서리로 때맞춰 얼어 버리네                         

     寃氣在人心          억울한 기운 사람의 마음에 있으면                    

     朋知淚成血          벗에게 피눈물하네                        

     嗟我尙欠死          아! 나는 아직도 죽지 못하고                         

  45 聖恩許遷謪          聖恩이 허락하여 유배되었네                      

     舊遊迹成灰          옛날에 놀던 흔적 재가 되어                          

     沈思情不極          생각에 잠긴 심정 끝이 없네                          

     嚴程過回山          험한 길 回山을 지나니                           

     枉道不忍入          도리에 어긋나 차마 들어가지 못해                    

     呼天膓欲裂          하늘에 외쳐 부르니 창자가 찢어지는 듯               

 50 淸芬安可揖          고결한 덕행 어찌해야 절을 할까?                     

     死生杳如夢          삶과 죽음 아득하여 꿈만 같아                        

     凄風時颯颯1)       처량한 바람 때때로 휙휙 부네.


이 시는 죽음을 애도한 시로서 1구에서 나의 벗이라 함은 韓必遠을 말한다. 金時讓과 韓必遠은 서울에서 처음 만나서 절친하게 지낸 사이이다. 5구에서 毛皮라함은

韓愈의 「歸彭城」 詩에 나오는 것으로서 虛禮를 뜻한다. 두 사람은 수촌에서 저물도록 어울려 놀고 함께 쏘다니며 즐거웠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중년의 일이 잘못되어 세상의 어려움 속으로 떠나게 되었다고 가슴 아픔을 표현했다. 여기서 세상의 어지러움 속이라는 것은 光海의 어지럽고 방탕한 정사를 말한다. 이 시는 光海의 어지러운 정사와 간신배들의 모함으로 북쪽 끝 종성으로 流配를 떠나며 가까운 친구의 죽음을 哀悼한 詩이다. 중년의 일이라 함은 시제사건을 말한다. 1구~10구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어울려 지내던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11구에서 검은 파리라고 표현한 것은 그가 시제 사건에 연루되어 떠나게 되었을 때 사형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던 李爾瞻, 朴楗, 李惺 등을 말한다.

宣祖가 승하한 이후부터 당시에 큰 옥사가 해마다 일어났는데 그 당시 집안을 일으키고 벼슬길에 오른 사람들은 모두가 告變을 하거나 內通하는 방법을 쓴 자들이었다. 임금과 가까운 간신들은 못할 짓이 없이 날뛰었다. 간신 짓을 하지 못하는 자들은 모두가 험난한 지경에 떨어지고 심한 경우에는 죄를 얻어 법망에 걸렸는데 죽음을 면한다 할지라도 거의 대부분 流配되거나 放逐되곤 하였다. 그야말로 검은 파리가 득실거리는 世上이었다. 추악한 奸臣들의 무리들이 朝廷에 가득했으므로 金時讓은 항상 憤慨하는 말을 자주 하였다. 兇徒 李惺이 이웃하면서 만나려고 하였으나 문에 발도 못 붙이게 하였고, 방문을 해도 고마워하지 않았다. 時代에 타협할 줄 모르고 强直한 性品을 가진 그에게 간신 무리들은 원한을 품고 모두 나서서 꼭 사형시키기를 원했다.2) 이 때 백사 李恒福이 위관이 되어 반대 평결을 내림으로써 함경도 종성으로 流配를 떠나게 되었다. 자신은 하늘 북쪽 끝으로, 친구는 바다 동쪽 물가로 내던져졌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하늘 북쪽이라 함은 함경도 종성을 말한다. 이러한 자신을 병들어 죽어 가는 학으로 표현했으며 고통스럽게도 날지 못하고 유배객이 된 자신의 괴로운 신세를 한탄했다. 여기서 마른 물의 고기라 함은 한필원을 말한다. 물이 말랐다함은 고기의 죽음을 의미한다. 한필원을 비늘을 퍼덕이지 못하고 죽어 있는 물고기에 비유하여 표현했다.

19구부터 26구 까지는 에서는 多窮이나 爲禍처럼 직접적으로 표현했으며 두 번씩이나 화를 입는 전란으로 하늘을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가슴 아파 했다. 친구는 구천의 세계로 떠났으니 어찌 하늘을 함께 할 수 있겠느냐며 애석해 했다.

27구부터 46구까지는 에서는 광해의 정사가 너무나 어지러워 人間 世界에선 정의를 찾을 수 없으며 별들마저 어둡게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표현하였다. 자신은 지은 죄도 없이 유배되어 너무 원통하고 분하다고 두 번씩이나 강조하여 표현하였다. 억울한 심정은 눈물이 피가 될 정도로 크지만 그래도 죽지 않고 유배된 것은 임금의 은혜라고 했으며,  옛날 친구와 놀던 일들을 회상하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곡진하게 형상화하였다.

47구부터 마지막 구까지는 회산을 지나가며 친구의 죽음이 슬퍼 하늘에 외쳐대고 소리치니 창자가 찢어질 듯하고, 삶과 죽음이 모두 꿈만 같다고 하며 친구를 잃은 슬픔을 곡진하게 형상화하였다.

댓글목록

김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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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a href=mailto:khy5278@chollian.net>khy5278@chollian.net</a>  로 문영공 선조님 묘비 사진 발송하였습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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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