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학기행/정철] (3)어여쁘다 저 여인아, 그리웁던 망상의 여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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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7-01-22 14:46 조회1,553회 댓글0건본문
경기문학기행/정철] (3)어여쁘다 저 여인아, 그리웁던 망상의 여인아
옛날부터 풍운아는 로맨티스트였던가 보다. 모함과 모반으로 잠잠할 날이 없었던 정철의 인생에도 로맨스는 끊이지 않았다. 조선조는 양반의 근엄하고 점잖은 체통도 기생집 안방에서는 다 벗어 버리는 것이 풍류남아의 호기요 사내다운 처신이라고 여기던 시대였다. 송강은 군색한 규범에 얽매여 세상 사람의 이목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분방한 성격에 스스로를 불살랐다. 그렇기 때문에 송강은 기생과 놀아나는 중에도 그에 합당한 노래를 주고 받았으니, 그것이 로맨스가 아니겠는가. 송강 정철은 1580년(선조 13)에 강원도 관찰사로 제수되자 저 유명한 <관동별곡(關東別曲)>과 <훈민가(訓民歌)> 16수를 지었다. <관동별곡>은 은거하다가 벼슬에 다시 나아갔던 때의 기쁨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었다. 강원도 일대의 경치를 노래하면서도 송강은 그 기백과 호방함을 잃지 않았다. 송강은 그 유명한 <관동별곡>에서 강산을 놀이터 삼고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을 풍류 속에서 놓아두었다. 송강의 기백이 하늘을 찔렀음은 물론이다. 놉흘시고 망고대(望高臺) 외로올샤 혈망봉(穴望峯)이 하의 추미러 무사일을 사로리라 천만겁(千萬劫) 디나도록 구필 줄 모라난다 어와 어녀이고 너가트니 또잇는가(인터넷에서 깨지는 글자 현대어로 바꿈). (드높구나 망고대 외롭도다 혈망봉, 하늘에 치밀어서 무슨 말씀 사뢰려고, 천만년 지나도록 굽힐 줄을 모르느냐, 아! 너를 두고 너 같은 이 또 있는가) 부드럽고도 기괴하고, 예사롭지만 놀랍고, 섬세하다가 엄청나게 커지는 것을 뒤섞어 말로 쌓아 올린 금강산을 이룩하였는데도, 자연이 그렇게 저절로 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 전에 볼 수 없었던 국토예찬이고, 능란한 수법의 진경산수화라는 점에서는 대단한 의의를 가진다. 이와 같이 임무 수행에 몰두하는 중에서도 그는 어느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특히 정철은 관동지방을 순찰하던 중에 동해의 망상동(望祥洞)에 들렀다. 그곳에서 경국지색이라고 명성이 자자했던 기생 소복(小福)이란 여인의 소문을 들었다. 송강은 그 소문을 듣고 즉시 기생 소복의 미모에 반했지만 어찌어찌하여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 뒤에 정철은 다시 기생 소복이 생각이 나서 그녀를 찾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이미 소복은 최곤유의 첩이 되어서 만나볼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송강이 바로 그 비통한 마음을 시로 읊었다. 어여쁘다 저 여인아, 그리웁던 망상인데, 뜬구름 물거품, 너를 믿기 어렵구나. 진주땅 곧장 갈걸, 이제사 후회롭다. 어이하여 이 나그네. 애간장을 태우느뇨. 조선조에도 양반과 기녀와의 사랑과 이별은 당연하게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송강과 기생 소복의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특히 정철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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