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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이야기(6)-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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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7-08-01 14:46 조회1,5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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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물침대 삼아 달밤 잠드는 요정꽃 <‘물나라 요정’ 수련> 200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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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연못이나 늪에서 청초한 꽃을 피우는 ‘수련(睡蓮)’은 낮에 피었다가 밤이 되면 꽃잎을 닫아 마치 수면을 취하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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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수련

수상식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수련은 주인공이 될 만하다. 수련은 연못의 신데렐라로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물풀이다. 학명에도 요정을 뜻하는 ‘님파에아(Nymphaea)’가 들어 있다. 영어에서는 ‘워터 릴리(water lily)’ 또는 ‘폰드 릴리(pond lily)’라고 부른다. ‘물의 백합’ ‘연못의 백합’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수련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꽃말도 ‘청순한 마음’이란다.

수련의 생태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하면 왜 옛날부터 스님들이 수련을 가장 깨끗한 꽃으로 여겼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련은 잎이나 꽃이 물 위 공중에 있지 않고 물 표면에 떠 있다. 넓은 잎은 물 위에 떠 있고 한쪽이 깊게 갈라져 있다.

6∼8월에 피는 수련의 꽃은 여러 장의 꽃잎이 겹쳐져 한 송이의 큰 꽃을 이루고, 그 가운데에 노란 수술이 셀 수 없이 많다. 꽃은 3∼4일 동안 폈다 오므렸다를 되풀이한다. 낮에 피었다가 밤이 되면 꽃잎이 오므라들어 마치 수면을 취하는 것 같다고 하여 ‘잠잘 수(睡)’자를 써서 ‘수련(睡蓮)’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빛에 예민하여 밤은 물론 흐린 날조차도 꽃을 닫아버린다. 낮에만 꽃을 피우는 연꽃이라 하여 ‘자오련(子午蓮)’이라고도 하고, ‘미시(未時·오후 1∼3시)’에 핀다고 하여 ‘미초(未草)’라고도 한다.

수련의 신비로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꽃가루받이를 끝낸 수련은 여느 꽃들처럼 꽃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꽃잎을 오므린 채 물속으로 서서히 들어간다. 그리고 봉오리는 한달여의 수중 여행을 거쳐 바닥에 씨를 뿌린다. 잠수하는 동안 꽃잎은 물달팽이 등 수중생물의 먹이가 된다.

수련과 연꽃의 다른 점은 꽃과 잎에서 찾을 수 있다. 연꽃은 꽃잎 안쪽에 커다란 암술머리가 있다. 또 잎은 갈라진 부분 없이 넓게 펼쳐지고 물 위로 솟아오른다. 하지만 수련은 암술머리가 작고 잎이 한쪽으로 갈라져 있다.
오늘도 연못 가장자리에 수줍은 각시처럼 청초한 자태의 수련이 간간이 이는 잔물결에 하얀 속살을 드리운다.

/한국몬테소리 출판 ‘꽃의 신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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