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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이야기(12)-어리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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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7-09-15 10:02 조회1,8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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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솜털 앙증맞은 ‘아기꽃’ <‘어리 어리’ 어리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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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연꽃은 여름철에 연못이나 늪에서 요정처럼 작고 가녀린 꽃을 피운다.

요즘 전국의 연못이나 저수지에서 올망 졸망 솟아난 꽃들을 문득 마주치곤 한다. 멀리서 보면 희고 조그만 꽃들이 ‘어리 어리’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 꽃들의 이름은 어리연꽃이다.

어리연꽃은 물 위에 떠서 자라는 물풀이다. 물 속 밑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잎은 물에 떠 있는 부엽 식물이다. 넓은 잎이 물 위에 떠 있고, 물 위로 꽃을 내밀고 있어 연꽃의 종류라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연꽃이나 수련과는 전혀 다른 종류다. 어리연꽃을 사람들은 더욱 정겹게 ‘어리연’이라고 줄여서 자주 말한다.

어리연꽃은 물 밑의 진흙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꽃대가 자라서 꽃이 필 때는 물 위로 올라온다. 어리연꽃은 실제로 보면 정말 작다. 꽃 크기가 1.5㎝정도다. 언뜻 지나치다 보면 피었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흰 꽃 가장자리는 레이스처럼 갈라진다. 가까이 다가가 유심히 보면 꽃잎에 난 하얀 솜털까지 부드럽고 투명한 감촉으로 다가온다.

남부 지방에서 잘 자라는 어리연꽃은 햇볕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낮이면 꽃잎을 활짝 열어 햇볕을 쬔다. 그렇지만 저녁이면 꽃잎을 닫는다.
여름철에 돌로 만든 그릇에 심어 가꾸면 운치가 있다. 씨를 심어도 싹이 잘 돋아나고, 줄기 마디를 잘라서 물에 던져 놓아도 뿌리를 잘 내린다.

어리연꽃은 수질 정화작용이 뛰어난 대표적인 수생 식물이다. 수중의 영양 염류를 제거해 수질을 정화하고 어류와 동물성 플랑크톤 등 각종 수생 식물의 산란 및 서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리연꽃이 자라면 물이 썩지 않는다. ‘자연필터’인 셈이다.

길을 가다 어리연꽃을 보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풍취에 취해 보면 어떨까. ‘어리연’의 깜찍한 미소에 한여름의 짜증이 훌쩍 날아가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몬테소리 출판 ‘꽃의 신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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