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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전화요금 피싱 050으로 시작하는 전화 걸지도 받지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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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작성일07-11-09 22:25 조회1,6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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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보이스피싱 ‘050’ 전화사기 기승

금융기관을 사칭해 돈을 뜯는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또 다른 형태의 신종 전화사기가 생겨 피해자가 늘고 있다. 이는 05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 이 번호로 오는 전화는 주로 중국발 전화로 이들은 먼저 채팅으로 사기를 칠 대상을 물색한다. 어느 정도 채팅으로 친해지면 이들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 ‘친구 하고 싶다’ 등의 말로 유혹해 05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그러나 전화기로 050을 누르는 순간부터 엄청난 요금이 부과되기 시작한다. 통화 비는 무려 1분당 1천5백원. 아무것도 모르고 중국에 사는 친구가 생긴다는 기쁨에 통화를 했다간 한 달에 수십만원의 전화요금이 부과될 것을 감수해야 한다. 이 같은 신종사기에 수십만원의 요금이 나왔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050 누르는 순간 ‘열려라 지갑’

대학생 이모(24)씨는 지난 달 한 채팅사이트에서 중국유학생이라는 한 여성과 채팅을 했다. 몇 년 만에 해본 채팅에서 꽤 마음이 맞는 사람과 만났다는 생각이 든 이씨. 이씨는 이 여성에게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상대 여성도 이씨가 싫지 않은 듯 ‘오빠 삼고 싶다’는 말을 전해왔다. 자신이 외동딸이라 오빠가 있었으면 했다는 말과 함께. 이후 이 여성은 이씨에게 더 친해지고 싶다며 메신저친구로 등록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씨는 몇 달 후면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이 여성을 놓치기 싫어 얼른 친구로 등록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매일 메신저로 만나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며 친분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여성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며 이씨에게 전화통화를 하자고 말했다.
중국으로 거는 전화인지라 통화비가 걱정되긴 했지만 이미 그 여성에게 빠진 이씨에게 전화비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씨는 곧 여성에게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고 이 여성은 05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알려줬다. 번호의 앞자리가 스팸전화를 대표하는 060과 비슷한 것에 의심이 간 이씨는 재차 번호를 물었지만 여성은 번호가 맞다는 말만을 전해올 뿐이었다.
곧 이씨는 이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여성과 20분가량 전화데이트를 즐겼다. 이 후에도 이씨는 여성과 메신저로 채팅을 하다 때때로 전화통화를 했다.
문제는 다음 달 휴대폰요금 고지서였다. 무려 62만원의 전화요금이 부과된 것. 국제통화료와 국내통화료가 합쳐진 요금이었다. 국제통화를 해 어느 정도 요금이 나오리란 것은 각오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분통이 터진 이씨는 당장 그 여성과 메신저를 끊었고 인터넷에 자신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해결법은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인터넷에는 이씨와 같은 피해를 입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이씨는 자신도 이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화사기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다른 대학생 최모씨도 이와 비슷한 전화를 받고 큰 액수의 전화요금을 고지받았다.
최씨는 지난 6월 한 인터넷카페에서 쪽지를 받았다. 자신을 중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이라 소개한 이 남성은 곧 한국에 온다며 친하게 지내자는 말을 건넸다.
이 남성도 앞서 말한 여성처럼 메신저로 등록을 하자고 요구했고 이어 목소리가 궁금하다며 번호 하나를 알려주며 전화를 하라고 했다.


최씨는 묘령의 남성이 알려준 전화번호가 미심쩍어 몇 번이나 되물었지만 이 남성은 “수신자 부담 전화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최씨는 고민 끝에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수화기로는 알 수 없는 중국어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어 “발신자부담이며 1분에 1천5백원이다”라는 안내말이 나왔다.
최씨는 놀라서 끊으려다가 남성의 목소리나 듣자 싶어 전화를 끊지 않고 남성에게 “발신자부담 아니냐”고 물었다.

채팅으로 유혹해 050으로 시작된 전화번호 알려줘
1분당 1천5백원의 통화료 고스란히 뒤집어 써


그러자 이 남성은 몇 번이나 아니라고 잡아 때며 요금은 자신이 부담한다고 안심을 시켰다.
최씨는 남성의 말이 진심인 것 같고 타국에서 고생하는 사람이라는 동정심도 발동해 1시간정도 전화통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불안감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 불안감은 그 달 휴대폰요금 고지서가 나오는 날까지 계속됐고 최씨는 조심스레 고지서봉투를 열었다.
다행히 고지서에는 국제통화를 한 기록이나 평소보다 큰 액수의 요금이 나오지 않았고 최씨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그 다음 달 일어났다. 8월 휴대폰 이용요금이 15만원이 넘게 나온 것. 그 중 국제통화료만 10만원에 달했다. 최씨는 그제야 자신이 전화사기에 걸려든 것을 알았다.
최씨는 억울한 마음에 사이버수사대와 소비자 보호센터 등에 자신의 사연을 올렸지만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답변만을 받았을 뿐이다.


최씨는 “사람의 동정심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에 더욱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신종 사기전화의 방식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공짜로 중국어 교습을 해준다는 등의 감언이설로 전화를 끊지 못하게 만든 뒤 정보이용료를 뜯는 방식도 성행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 회사를 차려놓고 국내 통신회사에서 빌린 유료전화 회선을 이용해 공짜 중국어 교습을 시켜준다고 속여 전화를 걸게 한 뒤 위와 유사한 방식으로 돈을 뜯어 내고 있다.
이 같은 국제사기전화의 경우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전화 받기에 앞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은 한번 들어서는 잘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부정확하다는 것. 이 때문에 몇 번이고 다시 들어야 말을 알아듣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금융기관을 사칭해 통장비밀번호 등을 요구, 예금을 인출하는 방식에서 진일보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여러 가지 방식의 국제전화 사기 민원 접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최근까지 정부민원접수 통합사이트인 참여마당신문고에 접수된 국제전화 사기 피해 민원은 총 2백39건.
개인정보를 빼내 예금을 인출하거나 특정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 기관사칭 국제전화 사기 민원이 주를 이루지만 위와 같은 사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국제전화 사기 피해의 경우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 민원실이나 해당 통신사 고객센터와 협의해 돈을 내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확인 또 확인이 비책 아닌 비책일 것이다.

[일요시사 김봄내 기자│스포츠서울닷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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