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점할아버지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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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만 작성일02-12-23 08:02 조회1,584회 댓글0건본문
--12월(주1)에 종친인 이영과 진사 신호 등이 김자점 일당이 역모를 꾸민다고 고변
하였다. 제일 먼저 김세룡(주2)을 잡아다 문초를 했는데 그는 역모 사실을 자복했다.
원두표가 의금부의 책임을 맡아 사건을 지휘하였고, 효종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생각
해 혐의자를 직접 심문하였다. 이에 연루자 김자점과 그의 큰아들 김연과 작은아들
김익(주3), 김자점의 충실한 동조자인 신면, 변사기 등 수십명이 잡혀왔고, 김자점의
배소(주4)를 수색해 모든 문서를 압수하였다.
(주1) : 1651년(경신) 효종 2년 12월을 말한다.
(주2) : 김세룡의 할아버지는 김자점이고, 아버지는 김식이다. 부인은 인조의 서1녀
------효명옹주이다.
(주3) : 인조대왕과 친인척/도서출판 역사문화/2000 및 화수록/익원공파종친회/1978에
------의거 김익은 金鉽(김식)이 바른 이름으로 이후 김식으로 표기한다.
(주4) : 당시 조정에서는 청나라와 내통했다는 혐의를 씌워 김자점을 광양으로 유배
------보내고, 그의 아들 김식을 곡성현감으로 보냈다.
--신면은 척화 오대신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申翊聖(신익성)의 아들로 숭선군(주5)내
신씨와는 종남매 사이이다. 신면은 송준길의 탄핵을 받아 아산으로 유배된 적이 있
으며 풀려나서도 현관의 자리를 얻지 못하였다. 혐의자들의 공초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주5) : 숭선군은 인조의 서1남으로 어머니는 귀인 조씨이다. 부인은 참판 증 영의정
------신익전의 딸인 평산신씨이다.
--이들은 처음에 이형장을 시켜 청나라와 밀약을 맺고 사신이 오는 틈을 이용해 군
사를 동원, 산인(山人, 주6)을 몰아 죽이고 집권하려 했다. 그런데 마침 김식 등이 곡
성현감으로 나간데다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연기했다. 이해 8월에 거사하기로
약속하고 성공하면 숭선군을 임금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때에 광주부윤 기
진흥과 수원부사로 전임한 변사기가 군사를 동원하기로 했으나 신면이 유배지에 있
고 다른 주모자들이 지방관으로 나가있어 거사 기일을 뒤로 미루었다.
(주6) : 여기서 산인은 송준길, 송시열을 말하고 넓게는 김집, 김상헌 등 김장생 문인
------계열의 산림세력을 말한다.
--김자점과 그의 아들과 손자, 기진흥, 변사기 등 수십명이 이 역모에 얽혀 죽고 신
면은 감옥에서 자결하였다. 조귀인도 사형을 당했으나 숭선군, 낙선군만은 효종의 배
려로 강화도로, 효명옹주는 통천으로 유배보내는 조처로 끝냈다. 효종은 혈육을 죽였
다는 비난이 두려워 아버지와는 달리 이들을 살려 주었다. 또한 광해군이 인목대비
를 압박하여 비난을 산 고사를 생각해서인지 나이가 적은 자의대비(주7)를 극진히
모셨다. 조귀인에게 극형을 내린 것은 자의대비의 강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효명
옹주는 특히 인조의 귀염을 독차지하던 인물이라 “선왕의 딸을 죽일 수 없다.”며 죽
음을 내리라는 빗발치는 요구를 끝까지 거절하였다.
(주7) : 자의대비는 인조의 계비 장렬황후이다.
--이 사건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저주 사건(주8)은 사실일 것이다. 그
런데 이 사건이 일어나자 마자 우연찮게도 곧 바로 역적 고변이 이어졌고, 미리 준
비된 것처럼 일시에 혐의자들이 잡혀왔다. 또 김자점의 정적인 원두표(주9)가 죄인을
다루는 책임자에 임명되었다.
(주8) : 조귀인은 효명옹주의 몸종인 영이를 귀여워하여 평소 “내 며느리로 삼아야
------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였다. 그러자 조귀인의 며느리 신씨가 이 말을 자의
------대비에게 일러 바쳤다. 신씨는 자의대비의 친사촌 동생이다. 이에 자의대비는
------영이를 불러 호되게 꾸짖었으며 그 뒤로 조귀인마저 뱀처럼 대하였다. 이러한
------박대를 받아오던 조귀인과 영이는 자의대비를 저주하는 일을 꾸미게 되었다.
(주9) : 김자점은 낙당의 영수이고, 원두표는 원당의 영수이다. 김식이 형신을 받고
------승복하였을 때 송준길. 송시열외 원두표를 죽이려 하였다고 하였다.
--김자점은 성격이 과격해 말을 함부로 하는 위인이다. 그는 자신에게 유배조치를
내리도록 작용한 “산인”들을 미워했다. 여기서 산인은 송준길, 송시열을 말하는데 사
림 출신의 벼슬아치를 총칭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김자점은 유배지에서 함부로 불평
을 늘어놓았고 “산인”을 제거하려고 작정하였을 것이다. 그가 복수심에서 신면을 시
켜 이형장에게 끈을 달고 조선의 비밀사항을 고자질했다는 죄목은 어느 정도 사실이
나 청나라 세력을 이용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청나라의
문책이 따르면 척화파 또는 여기에 동조하는 사림이 타격을 입을 테지만 청나라 군
사력을 이용하려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이형장은 뒷날 잡혀와 문초를 받았는
데 신면과 서로 안면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건을 부풀린 증거다. 숭선군을 추
대하려 했다는 것도 당시 사람들은 무고로 생각하였다.
--김식은 이렇게 자복하였다.
--역모는 상의한 적이 없으며, 신면이 나에게 이형장을 통해 청국의 군사를 동원해
의주에 머물게 하고 산인을 잡아가게 하려 하였다.(『연려실기술』효종조 고사본말)
--이 말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김자점은 문초를 받을 때 아무 말이 없었다고 한
다. 그는 왜 변명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을까? 신면이 자결한 것은 무엇 때문
일까? 결국 앞뒤의 정황으로 보아 김자점 일당은 정적 원두표와 사림에 의해 제거되
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사림 중심의 반청세력이 청나라에 줄을 대려는 친청
세력을 숙청하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궁중의 저질 음모가 정치적 책략과 결부된
것이다. 효종이 이 사건을 확대하지 않으려고 김자점의 집에서 몰수해 온 문서들을
남몰래 불태운 사실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출전 : 당쟁과 정변의 소용돌이/이이화/2001>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윤식 - 감사합니다. 드디어 윤만 대부님 연구 결과가 쏟아지나 봅니다. 기대가 큽니다.
▣ 솔내영환 - 자점선조님의 연구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윤만
▣ 솔내영환 - 씨의 공적이 기대됩니다.
▣ 김항용 -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김영윤 -
▣ 郡/김태영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발용 - 진실은 밝혀져야..
▣ 김은회 - 잘 읽었습니다.
하였다. 제일 먼저 김세룡(주2)을 잡아다 문초를 했는데 그는 역모 사실을 자복했다.
원두표가 의금부의 책임을 맡아 사건을 지휘하였고, 효종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생각
해 혐의자를 직접 심문하였다. 이에 연루자 김자점과 그의 큰아들 김연과 작은아들
김익(주3), 김자점의 충실한 동조자인 신면, 변사기 등 수십명이 잡혀왔고, 김자점의
배소(주4)를 수색해 모든 문서를 압수하였다.
(주1) : 1651년(경신) 효종 2년 12월을 말한다.
(주2) : 김세룡의 할아버지는 김자점이고, 아버지는 김식이다. 부인은 인조의 서1녀
------효명옹주이다.
(주3) : 인조대왕과 친인척/도서출판 역사문화/2000 및 화수록/익원공파종친회/1978에
------의거 김익은 金鉽(김식)이 바른 이름으로 이후 김식으로 표기한다.
(주4) : 당시 조정에서는 청나라와 내통했다는 혐의를 씌워 김자점을 광양으로 유배
------보내고, 그의 아들 김식을 곡성현감으로 보냈다.
--신면은 척화 오대신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申翊聖(신익성)의 아들로 숭선군(주5)내
신씨와는 종남매 사이이다. 신면은 송준길의 탄핵을 받아 아산으로 유배된 적이 있
으며 풀려나서도 현관의 자리를 얻지 못하였다. 혐의자들의 공초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주5) : 숭선군은 인조의 서1남으로 어머니는 귀인 조씨이다. 부인은 참판 증 영의정
------신익전의 딸인 평산신씨이다.
--이들은 처음에 이형장을 시켜 청나라와 밀약을 맺고 사신이 오는 틈을 이용해 군
사를 동원, 산인(山人, 주6)을 몰아 죽이고 집권하려 했다. 그런데 마침 김식 등이 곡
성현감으로 나간데다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연기했다. 이해 8월에 거사하기로
약속하고 성공하면 숭선군을 임금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때에 광주부윤 기
진흥과 수원부사로 전임한 변사기가 군사를 동원하기로 했으나 신면이 유배지에 있
고 다른 주모자들이 지방관으로 나가있어 거사 기일을 뒤로 미루었다.
(주6) : 여기서 산인은 송준길, 송시열을 말하고 넓게는 김집, 김상헌 등 김장생 문인
------계열의 산림세력을 말한다.
--김자점과 그의 아들과 손자, 기진흥, 변사기 등 수십명이 이 역모에 얽혀 죽고 신
면은 감옥에서 자결하였다. 조귀인도 사형을 당했으나 숭선군, 낙선군만은 효종의 배
려로 강화도로, 효명옹주는 통천으로 유배보내는 조처로 끝냈다. 효종은 혈육을 죽였
다는 비난이 두려워 아버지와는 달리 이들을 살려 주었다. 또한 광해군이 인목대비
를 압박하여 비난을 산 고사를 생각해서인지 나이가 적은 자의대비(주7)를 극진히
모셨다. 조귀인에게 극형을 내린 것은 자의대비의 강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효명
옹주는 특히 인조의 귀염을 독차지하던 인물이라 “선왕의 딸을 죽일 수 없다.”며 죽
음을 내리라는 빗발치는 요구를 끝까지 거절하였다.
(주7) : 자의대비는 인조의 계비 장렬황후이다.
--이 사건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저주 사건(주8)은 사실일 것이다. 그
런데 이 사건이 일어나자 마자 우연찮게도 곧 바로 역적 고변이 이어졌고, 미리 준
비된 것처럼 일시에 혐의자들이 잡혀왔다. 또 김자점의 정적인 원두표(주9)가 죄인을
다루는 책임자에 임명되었다.
(주8) : 조귀인은 효명옹주의 몸종인 영이를 귀여워하여 평소 “내 며느리로 삼아야
------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였다. 그러자 조귀인의 며느리 신씨가 이 말을 자의
------대비에게 일러 바쳤다. 신씨는 자의대비의 친사촌 동생이다. 이에 자의대비는
------영이를 불러 호되게 꾸짖었으며 그 뒤로 조귀인마저 뱀처럼 대하였다. 이러한
------박대를 받아오던 조귀인과 영이는 자의대비를 저주하는 일을 꾸미게 되었다.
(주9) : 김자점은 낙당의 영수이고, 원두표는 원당의 영수이다. 김식이 형신을 받고
------승복하였을 때 송준길. 송시열외 원두표를 죽이려 하였다고 하였다.
--김자점은 성격이 과격해 말을 함부로 하는 위인이다. 그는 자신에게 유배조치를
내리도록 작용한 “산인”들을 미워했다. 여기서 산인은 송준길, 송시열을 말하는데 사
림 출신의 벼슬아치를 총칭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김자점은 유배지에서 함부로 불평
을 늘어놓았고 “산인”을 제거하려고 작정하였을 것이다. 그가 복수심에서 신면을 시
켜 이형장에게 끈을 달고 조선의 비밀사항을 고자질했다는 죄목은 어느 정도 사실이
나 청나라 세력을 이용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청나라의
문책이 따르면 척화파 또는 여기에 동조하는 사림이 타격을 입을 테지만 청나라 군
사력을 이용하려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이형장은 뒷날 잡혀와 문초를 받았는
데 신면과 서로 안면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건을 부풀린 증거다. 숭선군을 추
대하려 했다는 것도 당시 사람들은 무고로 생각하였다.
--김식은 이렇게 자복하였다.
--역모는 상의한 적이 없으며, 신면이 나에게 이형장을 통해 청국의 군사를 동원해
의주에 머물게 하고 산인을 잡아가게 하려 하였다.(『연려실기술』효종조 고사본말)
--이 말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김자점은 문초를 받을 때 아무 말이 없었다고 한
다. 그는 왜 변명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을까? 신면이 자결한 것은 무엇 때문
일까? 결국 앞뒤의 정황으로 보아 김자점 일당은 정적 원두표와 사림에 의해 제거되
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사림 중심의 반청세력이 청나라에 줄을 대려는 친청
세력을 숙청하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궁중의 저질 음모가 정치적 책략과 결부된
것이다. 효종이 이 사건을 확대하지 않으려고 김자점의 집에서 몰수해 온 문서들을
남몰래 불태운 사실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출전 : 당쟁과 정변의 소용돌이/이이화/2001>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윤식 - 감사합니다. 드디어 윤만 대부님 연구 결과가 쏟아지나 봅니다. 기대가 큽니다.
▣ 솔내영환 - 자점선조님의 연구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윤만
▣ 솔내영환 - 씨의 공적이 기대됩니다.
▣ 김항용 -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김영윤 -
▣ 郡/김태영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발용 - 진실은 밝혀져야..
▣ 김은회 -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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