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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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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작성일02-12-27 08:25 조회1,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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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에서.

글:안도현

낭송:전영혁(KBS방송인)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눈이 쌓일수록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송두리째 버리는 숲을 보며 
 그대를 사랑하는 동안 
 내 마음 속 헛된 욕심이며 
 보잘것없는 지식들을 
 내 삶의 골짜기에 퍼붓기 시작하는 
 저 숫눈발 속에다 
 하나 남김없이 묻어야 함을 압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따뜻한 아궁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을로 
 내가 돌아가야 할 
 길도 지워지고 
 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 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 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 
 
 그때까지 내 할 일은 
 머리 끝까지 눈을 뒤집어쓰고 
 눈사람되어 서 있는 일입니다. 
 



▣ 김윤식 - !!!!
▣ 김윤만 -
▣ 김항용 - 좋습니다.
▣ 김영윤 -
▣ 김은회 -
▣ 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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