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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晩翠堂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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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3-03-15 20:34 조회1,5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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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취당기]는 소설가 김문수씨가1989년 {실천문학, 여룸호}에 발표한 단편입니다.

이 만취당기는 이해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만취당기]는 실제 소재지인 의성의 안동김씨 도평의공파 소유인 [의성 만취당]의 사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이 소설의 내용도 전혀 허구 임을 밝혀두고 그저 제목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재미 삼아 옮겨 적어 연재하니 소설은 소설일뿐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연재소설 [晩翠堂記] -10-



나는 쑥스러운 화제의 주인공으로 더 이상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아 화제를 바꿀 겸 이장에게 물었다.



“서울에 전화 좀 걸 수 있겠습니까?” 부친께서 도착하셨는지 확인을 하고 싶어서,,.“



“그 어르신네께선 아직 여기에 계십니다.”



“그래요?”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럼요. 명색이 이장이고 해서 어제 즈 집으로 모실려고 했는데 그 어른께서 어찌나 고집을



피우시는지,,그래 결국은 만취당에서 주무셨지요. 몸도 자유롭지 않은 분이고 해서 제가 사람을



시켜 군불까지 지펴드렸습니다만 워낙 여러 날 비워둔 집이라 그래도 좀 추우셨을 겁니다.”



“학교 가는 애들한테 물어봤더니 만취당을 모르던데 그 집이 어디쯤입니까? 어릴 때 살던 집이라



통 기억에 없습니다.”



“여기서 아주 가깝긴 하지만 산모퉁이 저쪽이라 뵈진 않습니다. 애들은 만취당이라면 못 알아듣습니다.



정승집이라구 해야 알지요.”



나는 더 이상 자리를 보전하고 앉아 있을 수가 없어 벌떡 일어섰다.



“왜요? 만취당에 들르시려구요?”



“네, 아버님부터 뵈야지요.”



“하지만 지금 안 계실 텐데요.”



“네? 거기서 주무신댔잖습니까!”



나는 무의식중에 목청 높인 반문을 던지고 말았다. 도대체 어찌된 셈판인지 도시 종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가 직접 뵌 게 아니라 집사람 얘깁니다만, 한 한 시간쯤 됐을까 어르신네께서 구판장에 들러



소줄 사가지고 뒷산으로 올라가시더랍니다.”



“?”



“전 어르신네께서 어디에 가 계신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뒷산에 올라가면 중턱에 두레반처럼 편평한



바위가 있습니다. 우리 마을 일대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입니다. 혹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선생님 문중의 증시조 되시는 어른께서 거기서 올라 풍수를 보시고 만취당, 물론 그때는 만취당이



아니었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 만취당 자리에 집을 지었다는 그런 얘기가 있는 곳이지요.



아마 지금 그 바위에 앉아 계실 겝니다.”



김 순경이 모처럼만에 끼어들었다.



“이장, 당신은 사뭇 타관살이만 하다가 작년에 낙향한 사람이 모르는게 없소.”



“명색이 이장 아니오. 동네 어른들이 그럽디다. 우리 동네에선 유명한 얘기기도 하고. 그 뿐인줄



아시오? 서림에도 전설 같은 재미난 얘기가 있지요.”



나는 이장의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밖으로 나와 신발을 꿰었다. 길 안내를 하겠다는 이장을 억지로



떼 놓다시피 하고 그가 일러준 대로 구판장골목을 지나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 십 분쯤 산길을



걸어 이마며 겨드랑이에 땀이 배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장의 얘기대로 아버지는



산중턱의 너럭바위에 올라앉아 있었다. 나는 반가운 나머지 ‘아버님’을 가쁜 숨에 연발했으나 아버지는



힐끗 한번 쳐다보시고는 다시 산 아래로 눈길을 박는 것이었다. 바로 옆에 가 섰어도 역시 그 눈길을



거두려 하지 않았다. 눈동자가 풀려 있는 것으로 보아 아버지는 벌써 술이 많이 취한 모양이었다.



나도 하릴없이 아버지처럼 산 아래로 눈을 주었다. ㅁ자 꼴의 옛날 기와집 한 채가 삼태기에 담긴 듯



산자락에 싸여 있었고 그 앞에 펼쳐진 논밭을 지나면 국도를 끼고 폭넓게 흐르는 냇물이 있었다.



풍수지리에 캄캄한 나였으나 좋은 집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 김창우 -

▣ 김창우 -

▣ 김주회 -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윤만 -

▣ 김태서 -

▣ 김재원 - 오랜만에 글 잘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김정중 - 대부님의 쉼 없는 열정에 탄복 하고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김윤식 - 대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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