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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맞고 흐뭇해진 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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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3-04-28 03:49 조회1,9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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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맞고 흐뭇해진 재상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이 재상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길가 조그만 주막에서 비를 피하기 위해 낯선 무관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한참 무료하던 차에 무관이 먼저 말을 꺼냈다. "보아하니 장기 꽤나 둠직한 첨지일세그려,

어디 심심한데 한번 두어볼까?"

송시열이 상대의 거친 말씨에도 아랑곳 없이 고운 말씨로 대답하며 장기 한판을 두고나자,

무관이 말했다. "그런데 영감은 감투를 쓴 모양인데 무슨 벼슬이요?

보릿섬이나 좋이 없애고 보릿동지 했나? 이런 궁벽한 산촌에서는 보릿동지도 과분하지."

보릿동지란 보릿쌀을 팔아서 첩지 한장 받아가지고 하는 면천(免賤)운동이다.

우암은 속으로 우스웠으나 시치미를 떼고 점잖게 대꾸했다. "예, 뭐 벼슬이야 대수롭겠습니까?"

"성명이 뭔고?" "예, 제 성은 송이옵고, 이름은 시열이라 합니다." "어?"

그는 단번에 안색이 파래지더니 다짜 고짜 우암의 따귀를 후려 갈겼다. "이 고약한 첨지놈!

네 어찌 우암 송시열 대감의 존암을 사칭 하는고?

우암대감으로 말하면 문장, 도덕, 식견으로 일세를 풍미 하시는 분인데!"

무관은 문을 박차고 나가더니 말을 달려 뒤도 보지않고 가버렸다.

"실로 대장부의 기지다. 천변만화의 기지다. 능히 일을 맡길만한걸."

우암은 주막집 주인을 통해 그의 신분을 알아내고,

그를 평안병사에 임명했다.

- 역사속의 에피소드/ 김영만 -




▣ 김윤식 - ^o^
▣ 김윤만 - 자점할아버지와 송시열을 생각하면 영. . . . .
▣ 솔내영환 -
▣ 김주회 - 잘 보았습니다.
▣ 김재이 - 감사합니다
▣ 김정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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