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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軒(기헌) 金琦(김기)의 丁生傳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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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3-06-09 02:33 조회1,5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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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軒(기헌) 金琦(김기)의 丁生傳 (07)





■ 연세어문학 제5집 (1974,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p15

失意의 美學 -미발표 한문소설 丁生傳 考- (송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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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 작품에 투영된 작자의 인생



이미 이상에 기록된 작자의 생애와 본 작품의 주인공 정생의 그것을 대비해 볼 때 아주 흡사한 점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작품의 주인공 정생의 출생지와 老來 생활근거지가 작자의 그것들과 近地임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은 작자가 자기를 모델로 주인공을 설정해서 이야기를 전개해 갈 때 가장 손쉬운 구성방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자가 겪어온 생의 역정이 주인공 정생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것은 작자가 早達의 囑望을 받을만큼 才識(재식)이 있으면서도 科場의 부정을 보고 세상에 나가지 않을 뜻을 굳혔고 그 뒤 생활의 인고를 겪다가 만년에는 鄕曲에서 逍遙(소요)하다가 마치는 일생이 작품의 주인공 정생의 자기술회와 그의 아들의 評父論에서 읽어낼 수 있는 정생의 일생과 아주 흡사하다는 것으로 우선 인정되며



작자가 또 다른 소설 ♠<黃生傳>에서 보여주는 丙子國恥(병자국치)에 대한 견해와 작자의 門人 ★愼敦恒(신돈항)의 祭文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병자국치에 대한 痛恨(통한)은 작품 속에서도 주인공 정생의 아들의 입을 통해서 이야기되고 있으며, 이 병자국치는 당시 학자들에게는 그만큼 뼈에 저려드는 통한이었고, 그러므로 해서 그들의 정신내면에서 커다란 비중의 문제로 의식돼 있었으리라 생각할 때, 당시 知性의 한 사람이었던 작자가 이런 문제를 작품에 반영시켰던 것은 극히 자연스런 작품태도라 하겠다.



또 작품 속에 이야기되고 있는 불교적, 도교적 인생론은 그런 인생론 자체를 진리로 인정하려 한 것이 아니라 작자가 道, 佛 典籍에 한동안 心醉(심취)했던 것으로 인해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그리하여 작품 중의 주인공 정생의 달관한 생을 그리는데 필요한 이론으로 援用(원용)했던 것이며,



이런 道, 佛적 인생론은 흔히 현실에서 소왜됐거나 현실부정의 인생관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나 현세 인생에서 失意한 사람들에 의하여 허탈한 생의 위안을 위해 그려가는 환상에 이론적으로 원용되었던 것을 많은 고대소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작품에서 정생이 入隱 成仙하는 이화동은 고려조에서부터 많은 文人, 逸士(일사)들의 입에 仙境으로 膾炙(회자)되던 지리산 청학동과 같은 상상의 세계이며, 정생의 수련방인 參同契(참동계)도 역시 많은 문인, 일사들의 입에 談論(담론)되었음으로 해서 작자에 의하여 이야기 구성이론으로 원용된 것이라 보여진다.









六. 結論



이상에서 추론해 본 바대로 본 작품은 정녕 작자 金琦(김기)의 생애와 정신 역정을 寓意(우의) 작품화한 것이라 생각된다.



작자의 自挽詩(자만시)를 보면 ----- 이라 읊고 있으며 여기에 보여진 작자의 생애의 모습은 작품중의 주인공 정생의 생애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



그러므로 작품중의 주인공 정생은 작자 자신의 생애와 정신역정이 假託(가탁)된 인물로 정생의 前半生은 무력해 보일 만큼 失意 속에 보낸 작자의 半生이 대변된 것이며, 後半生은 바로 현세에의 강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달관한 양 살아가야 했던 작자의 허탈한 꿈이오, 허세로서의 달관이었다.



이런 허세로서의 달관은 불만된 현실에서 발을 떼지 못한 채 白日夢(백일몽) 같은 선계진락을 그려보며 자신을 달래고 살아가던 李朝의 많은 知性 局外者들이 어쩔 수 없이 취해야 했던 생활자세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본 정생전은 표면상으로는 諦念(체념)과 達觀(달관)의 二重奏(이중주) 같은 인생의 노래이면서 한편으로는 인생의 미련과 허탈이 교차되는 묘한 여운을 남겨주고 있으며, 이것은 곧 작자 자신의 失意의 美學이라 하겠다. -----終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김항용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윤만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솔내영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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