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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돈 선조님과 수원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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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 작성일03-09-16 04:30 조회1,5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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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오년 봄에, 문경공(文景公) 권제(權?) , 판서 조극관(趙克寬) , 참판 권극화(權克和) , 참판 김돈(金墩) 등이 모두 문과에 실패하고 수원(水原) 연정(蓮亭) 에 이르렀다. 문경공 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실의에 빠져 번뇌함이 이에 이르렀으니, 후일에 성공한다면 이슬비 자욱하고, 함박눈 펄펄 내리며, 밝은 달빛은 주렴으로 들어오고 연꽃 향기는 자리에 가득할 적에, 그대들과 더불어 술잔을 들고 시를 읊으면 족히 오늘의 일을 보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니, 제공들이 손뼉을 치며 말하기를, “비가 자욱하다면 눈이 펄펄 내리지 못할 것이고, 눈이 펄펄 내린다면 달이 밝지 못할 것이며, 또 연꽃 향기를 어찌 눈 가운데서 얻을 수 있으리오. 어찌 말이 서로 들어맞지 않는가.” 하였더니, 문경공 은 응답이 없었다. 그해 가을 과거에 문경공은 장원이 되고, 제공들도 연달아 과거에 뽑혔다. 임자년에 문경공이 경기 감사(京畿監司)가 되자 제공들이 모여서 전별(餞別) 하는데, 조(趙) 판서 가 술잔을 들고 말하기를, “수원 눈 속의 연꽃을 이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니, 문경공 이 웃으며 말하기를, “자네들과 함께 보려고 하였네.” 하였다. 몇 달이 안 되어 조공 이 수원 부사(水原府使)가 되었을 때, 문경공 이 그 고을에 순행하니, 조공 이 예를 행하고 자리에 나갔는데 때마침 연꽃이 한창 이었으므로 서로 보고 웃었다. 문경공 이 시를 지었는데,

비와 눈 흩날리는데 달빛은 밝고 / 雨雪??月政明
연꽃의 맑은 향기 정자에 가득하네 / 荷香荏苒滿亭淸
당시의 이런 말 신비로워라 / 當時此說神應秘
20년 전에 이 일이 이미 이루어졌도다 / 二十年前事已成

하였다.<필원잡기>




▣ 김발용 - 귀한자료 감사합니다.
▣ 김윤만 - 문경공 권제는 얀촌 권근의 아들, 권람의 아버지가 아닌지요. 그 분들 삼대 묘소가 저희 고향 10여리 인근에 있습니다.
▣ 김주회 - 귀한 자료입니다. 필원잡기는 어느 분의 문집인가요?
▣ 김윤식 -
▣ 김항용 -
▣ 김재이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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