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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11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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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1-11-13 04:58 조회1,7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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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11일. 맑음.>



만남의 종류엔 여러가지가 많겠지만

순수 관념의, 공동 관심의 동호인 만남이었다.



그리고 세속적이고 단순한 삶이 아닌

보람 있는 삶이 무엇인지를 아는 분들의 모임이었다.



한 끼의 먹을 양식이 준비되었다면

책을 펴고 훗날을 생각하는 마음들이 함께 했다.



그것들이 약간은 고답적인 냄새가 날 지라도

진정 온 마음 가득히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안다.



힘겨운 작업이 있고, 주위의 몰이해가 있어도

자리 펴고 하루를 마감할 때

진정한 기쁨에 가득해지는 웃음의 의미를 우리는 안다.



길 옆의 돌 하나에

의미를 넣고,

역사를 심고,

생명을 불어 넣어

새로운 보물로 탄생하게 했던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를

찾고 확인해 보는 포천의 하루해는 너무 짧았다.



새 얼굴들이 다정하고 오래 묵은 님들로 익어갈 무렵

한 팀은 서녘해와 함께 안타까운 손 흔들며 오던 길 되돌아 멀어져 가고

저녁을 지나 밤까지

우린 또 하고 싶은 말들에 시간을 잊었다.



대구는 자꾸만 멀어지고

예가 좋십니더---

그러나 가야할 길은 어찌하리까



먼 손님 보내고 돌아와 자리에 누우니

하나 둘 떠오르는 님의 얼굴들---

영환씨, 영윤씨, 윤만씨, 주회씨, 태서씨, 정중씨,

그리고 귀한 안동김의 며느님이요 허난설헌의 후예이신 세 분,

우리의 꿈을 먹고 사는 어린 두 분 손님---



금년은 1회 모임이란다

내년엔 또 어디에서 더 많은 님들과 2회를 맞을까?

기쁜 기다림은 설레는 어린애 마음이 된다.



아!

인생은 살만한 것

난 오늘 참으로

행복한 사나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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