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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12- 전설=지렁이장군 김통정과 충렬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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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작성일01-11-13 20:31 조회1,7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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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전승되는 삼별초난때 김통정과 충렬공 선조님의 전설이 있어



소개합니다.







[지렁이의 아들장군]



 



밤이 꽤 깊었다.



곤히 잠을 자던 과댁(寡宅)은 들창 밖에서 들려온 인기척에 놀라 눈을 번쩍 떴다.



『?』



과부댁은 숨을 죽이며 인기척에 귀를 곤두 세웠다. 그러나 다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설사 사람이 근접했다손 치더라도 방문과 들창을 단단히 걸어 잠궜으나 방안에는 얼씬도 못할 것이기에 과부댁은 마음을 놓고 다시 잠에 빠졌다.



그런데 어느 때쯤이나 되었을까? 잠이 깊었던 과부댁은 가슴을 누르고 있는 바위같은 중압감에 잠에서 깨었다.



『에그머니나!』



숨소리가 남정네임이 분명한 집채만한 체구가 자신을 덮쳐 누르고 있는 것이다.



『누구요?』



하고 고함이라도 질러야 할텐데 그의 힘에 압도되어 입이 떨어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남정네는 벌써 일을 벌인 것이다. 이윽고 불이 꺼졌다. 남정네는 쓰다 달다 한마디의 말도 없이 부시시 과부댁의 배 위에서 일어나더니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걸어 잠근 방문으로 해서 나간 것은 아니었다.



칠흙같은 밤이고 방 안에는 등잔불 하나 켜있지 않았으니 남정네의 모습이나, 그가 어디로 해서 나가버렸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과택은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이 일은 이렇게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음 날 밤에도 바로 똑같은 시각에 같은 남정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나타나 잠을 자던 과부댁을 범하고는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이었다. 사흘, 나흘, 닷새·‥



남정네는 계속해서 찾아 왔고, 과부댁은 이 일을 피하려하기는 커녕, 은근히 기다리며, 남정네가 하자는 대로 자신을 맡겨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은 이 만남으로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 일의 증거가 과부댁의 몸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부댁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마을 아낙네들이 눈치채기 시작하였다. 『과부댁의 허리가 굵어졌어…』 부녀자 두 서넛만 모이면 과부댁의 소문이었다. 이 보다. 더 부끄러운 일이 또 어디 있으랴? 과부의 몸으로서--.



과부댁은 과부댁대로 억울하게 당한 일을 누구에게라도 하소연해야만 했다.



마을의 노파가 하루는 과부댁을 찾아 왔다.



『사람이 실수를 하려면 어쩌는 수 없는 일이지 …. 부끄러워 말고 나한테 얘기를 해 보라니까.』 과부댁은 이말에 용기를 얻어 노파에게 숨김없이 털어 놓았다.



『좋은 수가 있어요. 그가 다시 찾아오면 그의 허리에 실을 매요. 그래서 실을 따라가면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을 테니까.』



『참 그렇군요』



남정네가 또 나타나 일을 치루고 사라졌다.



과부댁은 그의 허리에 실을 매놓고 그것이 한 없이 풀려나가게 했다.



다음 날 새벽 과부댁은 일찍 일어나 실을 따라 나섰다. 이상하게도 실은 방안에서 들창 사이로 빠져나간 것이다. 과부댁은 방 밖으로 나가 창문 사이로 빠져나온 실을 따라가자 실은 바로 옆길가에 세워 놓은 노둣돌(하마석 - 下馬石)밑으로 들어간 것이다. 과부댁은 이 노둣돌을 간신히 들어 옮겨놓고 실이 간 곳을 찾았다.



그런데 놀라웁게도 그 돌이 놓였던 자리에 커다란 지렁이가 허리에 실을 맨채 거기에서 굼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과부댁은 지렁이를 보자 아찔하였다. 징그럽고 분한 생각이 들어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렁이에게 당하다니…살려 놨다간 또 당할 것이다!』하고 과부댁은 지렁이를 발로 뭉개어 죽여버렸다. 그러자 다시는 남정네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렁이는 처치했지만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그 씨는 달이 차서 세상에 태어났다.



그런데 태어난 아이는 보통 아이와 달랐다. 온몸이 비늘로 덮였고 양쪽 겨드랑이에는 작은 날개가 달려 있었다. 과부댁은 이 일을 누구에게도 비밀로 하고 아이를 정성껏 키웠다.



마을 사람들은 그 아이는 지렁이와 정을 통해 난 아이라고 하여 『지렁이 진』자를 성으로하고, 정을 통했다고 진통정이라고 이름을 지어 부르게 했다. 그 후 다시 성을 김이라고 고쳐 김통정이라고 했다.





다음에 2편 (충렬공과 김통정의 싸움에 대한 전설)이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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