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공(휘孝印)의 흔적을 찾아 월출산을 넘다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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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3-12-02 02:32 조회1,499회 댓글0건본문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분은 강영석(011-640-5016) 이라는 분으로 이곳 강진에서 향토유적 발굴에 아주 적극적이고 정열적으로 활동하고 계신 것 같았다. 월출산에는 모두 99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었으나 (무위사에는 35개, 도갑사에는 13개 등) 언젠가 모두 폐사되고 현재는 도갑사, 무위사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이곳 강진의 향토사학계에서 수년째 폐사지를 모두 조사하고 있는데 현재 36개의 절터, 암자터를 발견해 냈다고 한다. 햇빛 따뜻한 명당자리에 동백숲이 있고 주변에 대숲이 빽빽하고 무수한 석재와 기와파편이 발견되고 약수터나 우물이 있는 곳은 발굴조사해 보면 모두가 절터라고 한다.
월남사지에서 천황봉 올라가는 중간에도 약수터가 있는데 조사해 보니 성전암 터였고, 무위사에서 월남사지 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동네에도 조그만 절터가 있는데 글씨 식별이 잘 되지 않는 비석이 몇 개 있다고 한다.
이곳 성전면에는 양광식(062-432-8765) 이라는 분이 있는데 한학자로서 문사고전연구소를 만들어 소장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강진 향토사학계의 원로라고 한다. 전에 국립광주박물관장을 지낸 정양모, 목포대 교수를 지낸 이해준 교수도 자주 왕래하면서 향토자료를 많이 받아 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분은 겸손하면서도 매우 꼿꼿하여 전화로 물어보면 답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라 한다. 시간에 맞추어 무위사를 가야 했으므로 다음 기회에 시간을 내기로 하고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월남사지 진각국사비를 서하신 김효인 이라는 분이 개인적으로 25대조 되시고 고려중기 최씨 무신정권때 최우(=최이)의 측근으로 활동하신 분이고, 족보에 왕명에 의하여 쓴 비문이 영암의 도갑사, 강진의 월남사 등지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하였더니 처음 듣는 이름이라며 자료가 있으면 보내 달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 강진이 최씨 무신정권의 근거지 였다고 하면서 최씨 관련 유적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바위에 글씨가 몇 자씩 써 있는 것, 최씨 가문의 묘비를 몇 개 본 적이 있다고 한다.
현재 월남리에 백종순 이라는 분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 형이 서울에 살고 있는데 이름은 백종진이라는 분으로 월출산을 구석구석 누비면서 탁본 뜬 것을 많이 갖고 있고 지금도 휴일이면 가끔 내려온다고 하는데 이분을 만나면 혹시 좋은 자료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또한 월남리는 이규보 후손의 세거지로 현재로 몇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월남사지 3층석탑과 진각국사비 주변 땅을 현재 강진군청에서 조금씩 매입하고 있다고 하고 고증을 거쳐 월남사 복원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터미널 안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하다가 무심결에 보니 새벽 어둠 속에 버스가 한 대 돌아나가는데, 07시 출발 무위사 거쳐가는 군내버스였다. 다음 버스는 8시 50분에나 있다고 하여 버스 지나간 뒤에 손 흔드는 격으로 약간 당황스러워 하고 있는데,
얼른 나가서 택시를 한 대 잡아 오시더니 "젊은이를 보니 선조님께서 쓰신 비석을 꼭 찾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고는, 택시 운전사더러 "이분은 내가 잘 아는 분이니 무위사까지 잘 모시라" 고 하신다.
월출산에 99개나 되는 사찰과 암자가 왜 밀집해 있었는지? 그 많던 사찰이 언제 무슨 이유로 모조리 폐사되었는지? 최씨 무신정권이 이곳에서 어떠한 기반을 갖고 있었는지? 이곳 월출산 말고도 영암 강진 근방에 최씨 무신정권과 관련된 곳이 어디에 있는지? 등등 궁금한 것이 많았으나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택시에 올라 앉았다.
고마움, 반가움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도의 새벽 어스름 속을 달려서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무위사 입구 주차장에 들어섰다. 답사객은 있을리 없고 겨울아침 칼바람에 땡땡거리는 편경소리가 남도의 새벽을 깨우는 듯하고, 귀한 손님 도착했음을 알아챘는지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다음에 계속
▣ 김윤만 - 강영석이란 분도 대단하신 분입니다.
▣ 김태서 - 한편의 소설책을 읽는 듯 합니다.
▣ 김윤식 - 뜻깊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솔내영환 - 앉아서 편히 향토사학자도 만나뵙고요. 고맙습니다.
▣ 김항용 - 기막힌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월출산의 비밀이 벗겨지고 있습니다.
▣ 김영윤 - 강영석님과의 만남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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