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충렬공의 주변인물들(65)고종-7-김취려장군의 설화

페이지 정보

솔내영환 작성일03-12-04 19:07 조회1,404회 댓글0건

본문

김취려장군의 지혜
어린시절 송악산에서 정사대사의 신이한 계시를 받고 크게 깨달은 김취려는 장성하여 명장이 되었다.
고종3년 거란족이 몽고군을 피해 고려로 내침하자 고려조정은 장군 조충을 원수로, 김취려를 선봉장으로 임명하여 방어체제를 준비하였다. 거란군은 벌써 묘향산에까지 이르러 보현사에 불을 지르고 민간인들을 약탈ㆍ살인하며 부녀자까지 헤치는 등 민간의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

23myth_01_pic01.jpg김취려는 적을 당장 상대하고 싶었으나, 어릴적 운도산인 정사대사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신중한 작전을 계획하였다. 그는 묘향산과 대동강의 산세와 수세를 면밀히 살핀 뒤, 군사의 일부는 대관령에 매복시켜 황해도와 강원도의 길목을 지키게 하고 일부는 화공을 위해 내사지목에 잠복시켰으며, 청천강 어귀와 대동강 어귀에는 수전을 위한 군사를 매복시켰다.
그리고 젊고 곱게 생긴 병사를 몇 명 뽑아 여장을 하게 하고 계획을 일일이 알려주었다. 한편 거란군은 고려군이 산아래 진을 치고 있음을 알고 곧 전투를 벌이려 하였다. 그래서 고려군을 계속 유인해보았지만, 고려군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엇다. 이를 거란군이 이상히 여겼다. 그런데 거란군 진영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들이 야심한 밤에 여러명의 여자들이 머리에 짐을 이고 앞을 지나가는 광경을 보았다.
전쟁을 피해 도망가는 것을 생각한 거란군 보초는 그 부녀자들을 붙잡았는데, 여장을 했을 뿐 남자였던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자신의 우두머리에게 이들을 끌고가 보고하였다. 그리고 적장은 이들을 문초하였는데, 이들은 겁을 먹은 척 하며 거짓말을 하였다. 자신들의 원수와 부원수가 큰병을 얻어 내사자골에서 병을 다스리고 있으며, 군사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하였다.
거란군 장수는 이를 듣고 크게 기뻐하며 곧 출동명령을 내려 내사자골로 향했다. 이에 도착한 거란군은 고려 매복군의 수륙양면작전에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취려장군은 때를 기다려 적장의 목을 배고 전투도 고려군의 승리로 끝났다. 고려조정은 크게 기뻐하며 조충과 김취려를 승진시키고 각 장졸들에게도 상을 내렸다.

그러나 거란군을 물리친 지 얼마되지 않아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든 몽고군이라는 힘겨운 상대가 고려를 넘보고 있었다. 고려로 넘어온 거란군을 쫓아 몽고군이 고려로 들어왔던 것이다. 몽고군의 장수는 진합이었는데, 고려정부 측에서는 조충과 김취려를 다시 투입하여 방비하면서 김취려를 적의 진지에 파견해 적의 동태를 살피고자 하였다.
김취려의 늠름한 모습을 본 진합은 김취려의 지혜를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느닷없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키자, 김취려는 자신의 수염을 잡고 빙빙 돌렸다. 그러자 진합은 이번에는 손가락 셋을 펴보이자, 김취려는 손가락 다섯을 펴 보였다. 다시 진합이 손가락 셋을 펴자 김취려는 다시 손가락 다섯을 내밀어 보였다.
진합이 하늘을 가리킨 것은 하늘의 형세가 어떤지를 물어본 것이었고, 거기에 대해 김취려는 둥글다는 대답을 자신의 수염을 잡고 돌려 표현했다. 진합이 손가락 세 개를 내민 것은 삼강(三綱)의 기본 뜻을 아느냐고 물은 것이고, 김취려는 오륜(五倫)이라 대답한 것이다. 진합이 다시 손가락 셋을 내민 것은 천지인(天地人)의 큰 뜻이 무엇이냐는 물은 것에 김취려가 손가락 다섯을 내밀어 오행(五行)이라 답하였다.

23myth_01_pic02.jpg진합은 이번엔 술시합을 제의하였다. 진합의 술실력은 몽고군 전체에서도 알아주는 정도였다. 시합의 조건은 술을 사양하는 경우 군벌을 가한다는 것이었다. 술동이가 몇 개가 비었는데도 두 장수는 계속 잔을 건네고 건네받으며 술시합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김취려가 드디어 진합이 건넨 잔을 사양하였다. 진합이 기뻐하며 군벌을 받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취려는 진합이 대취함을 알고 자신이 일부러 술을 사양하여 진합의 체통을 세워주려하였다고 하였다.
이말을 들은 진합은 감탄하며 그의 손을 잡았다. 그렇지 않아도 김취려의 말대로 대취하여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 터라 한잔이라도 더 마시면 어찌될지 그 자신도 몰랐다. 그럴줄 알고 자기의 낭패를 미리 덜어주기 위해 잔을 사양하는 김취려의 행동에 진합은 감동하며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그래서 고려는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 김윤식 - 감사합니다.
▣ 김태서 -
▣ 김윤만 -
▣ 김항용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