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황파(荒波)를 넘어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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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5-01 17:53 조회1,494회 댓글0건본문
○ 7월 15일 맑음
변함 없는 어로작업의 계속이다. 어제도 오늘도 대어를 꿈꾸며 매양 같은 일의 반복이다. 단조로운 천국! 형벌없는 지옥이라고나 해야 할지 하늘과 바다. 그리고 바다에서 떠서 바다로 지는 일월이 우리의 벗의 전부다. 그리고 대어와 흉어의 사실들이 있고.....
노아의 홍수가 다시 있대도 물 위에 떠 있는 우리에겐 마찬가지일 것이고 칠흙 같은 밤이 몇 날 계속된대도 우리의 일과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미·소 두 나라가 맞붙어 수소폭탄을 다 터뜨렸대도 아마 우리는 최후의 생존자로 살아남을 것이다. 절세의 낭만, 천애의 고독이 여기에 있다.
라디오의 스위치를 틀면, 문명과 야만이 함께 밀려오지만 라디오를 가까이 않은 지도 이미 오래다. 그리고 우리는 평화한 해상천국을 지키며 살아간다. 파도치는 바다는 패기가 있어 좋고 명경 같은 바다는 시취(詩趣)가 있어 좋다.
세상은 뱃놈이라고 이러쿵 저러쿵 하지만 나는 내 직업이 가장 좋고, 거짓없는 바다가 가장 좋다. P군이 해파리에 쏘여 아프다고 펄덕펄덕 뛰는 바람에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아무리 아파도 쏘여 죽었다는 사람은 없으니 한 사람은 아파 야단이지만, 웃음 나오는 대로 웃어주자는 심사들이다.
▣ 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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