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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황파(荒波)를 넘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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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5-03 17:44 조회1,6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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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8일 맑음



투승 완료 후 배를 띄워두고 있는데 귀에 익지 않은 물 소리가 나기에 나가보니 커다란 고래가 배 가까이에서 물을 뿜고 있었다. 바다가 잔잔하니 고래도 기분이 좋아 배라도 구경왔는지, 배 가까이에서 한참을 돌아다녔다. 이제 2,3일이면 만선이라고 우리는 최후의 피치를 올려 작업 중이다.



날씨가 좋으니 양승기의 줄 감는 속도는 더욱 빨라 줄이 물 위로 솟구치며 튕기는 물방울들의 포말로 하여 주위엔 조그마한 무지개가 곱게 빛나고 수중엔 프리즘이라도 비친 양 빛이 아름답다.



어획은 계속 호어로 선원들은 고기의 처리에 기쁨의 비명들이다. 모두가 진작부터 이렇게 잡혔으면 벌써 귀향했을 게 아니냐고들 한다. 그러나 늦게라도 잡히니 그저 오지기만 할 뿐이다. 한 마리 들면 허리가 휘청휘청할 정도로 굵은 알바코는 잔것도 섞이지 않고 모두 고르다. 오늘 어획을 점치기에 기관장과 사모아에 가서 술사기를 걸어둔 통신장은 백 마리가 넘어 이겼다고 최고로 좋은 기분이다.













▣ 김항용 -

▣ 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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