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시편 70 / 조상님 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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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중 작성일04-06-12 20:38 조회1,439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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沙村詩篇․70
-조상님 전상서
김 진 중
1.
오늘은 호랑이해 설입니다.
생각사록 모든 것이 새삼스레 설워 옵니다,
제 앞가림도 맨 그렇구요, 살림살이도 맨 그렇구요,
팥죽 새알들 세어서 먹은 제 나이 또한 맨 그렇네요,
이번 설에도 고향엘 못가 차례 헌작도 못 올립니다
그저 조상님 그 음덕으로 잘 살펴 주시소.
2.
불초한 소생도 이제사 철 좀 들까,
바지가랑에 오줌 묻히고 다닐 나이가 다 됐나 봅니다.
소방서 호스같던 오줌줄기가 요새 와서는 삭은 고무줄 같애집니다,
그래서 더욱 여러 생각이 납니다 그려,
손 꼽아보니 객지 생활도 어언 이십 년, 분명 고개를 넘긴 넘었는데.
어디 쯤 가고 있는 한살이런지 통 알 수 없는 가물치 콧구멍.
한손엔 절망을 또 한 손엔 희망을 잡고 줬다가, 폈다가, 그러며 삽니다.
3.
제 조상 제 올리기 귀찮아서도 교횔 간다는 이 세월입니다.
제 눈에 보이는 형제와 자매간도 매끄럽게 지내지도 못하면서 무슨 놈의 얼어죽을 주의 은혜며, 성령이랍디까.
4.
우리네 자손들을 이러한 길로 이끌어 주시소.
사는 게 어렵고 힘들수록 놋양푼에 밥 비벼 함께 퍼먹던 때와, 한 이불자락 밀고 땡기며 잠들던 밤을 뒤돌아보게 야단쳐 주시소.
무엇이 우리를 완악하고 강퍅스레 만드는가를 생각 좀 하며 살게 하시고요.
못 살고 불민해도 내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게 살펴 봐 주시소.
더러는 현몽도 좀 하시고, 정말 좋은 詩 쓸 수 있도록 영감도 주시소.
무인년 愼日에
삼가 자손 上書
▣ 김윤식 - 옥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항용 - 가슴에 꼬옥 꼬옥 스며드는 시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요. 허망함과 희망을 동시에 쥐고 살아가는 역설이 인생이런가
▣ 솔내 - 으으으. 내얘기네..
沙村詩篇․70
-조상님 전상서
김 진 중
1.
오늘은 호랑이해 설입니다.
생각사록 모든 것이 새삼스레 설워 옵니다,
제 앞가림도 맨 그렇구요, 살림살이도 맨 그렇구요,
팥죽 새알들 세어서 먹은 제 나이 또한 맨 그렇네요,
이번 설에도 고향엘 못가 차례 헌작도 못 올립니다
그저 조상님 그 음덕으로 잘 살펴 주시소.
2.
불초한 소생도 이제사 철 좀 들까,
바지가랑에 오줌 묻히고 다닐 나이가 다 됐나 봅니다.
소방서 호스같던 오줌줄기가 요새 와서는 삭은 고무줄 같애집니다,
그래서 더욱 여러 생각이 납니다 그려,
손 꼽아보니 객지 생활도 어언 이십 년, 분명 고개를 넘긴 넘었는데.
어디 쯤 가고 있는 한살이런지 통 알 수 없는 가물치 콧구멍.
한손엔 절망을 또 한 손엔 희망을 잡고 줬다가, 폈다가, 그러며 삽니다.
3.
제 조상 제 올리기 귀찮아서도 교횔 간다는 이 세월입니다.
제 눈에 보이는 형제와 자매간도 매끄럽게 지내지도 못하면서 무슨 놈의 얼어죽을 주의 은혜며, 성령이랍디까.
4.
우리네 자손들을 이러한 길로 이끌어 주시소.
사는 게 어렵고 힘들수록 놋양푼에 밥 비벼 함께 퍼먹던 때와, 한 이불자락 밀고 땡기며 잠들던 밤을 뒤돌아보게 야단쳐 주시소.
무엇이 우리를 완악하고 강퍅스레 만드는가를 생각 좀 하며 살게 하시고요.
못 살고 불민해도 내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게 살펴 봐 주시소.
더러는 현몽도 좀 하시고, 정말 좋은 詩 쓸 수 있도록 영감도 주시소.
무인년 愼日에
삼가 자손 上書
▣ 김윤식 - 옥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항용 - 가슴에 꼬옥 꼬옥 스며드는 시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요. 허망함과 희망을 동시에 쥐고 살아가는 역설이 인생이런가
▣ 솔내 - 으으으. 내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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