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시편 75 / 돌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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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중 작성일04-06-21 09:52 조회1,774회 댓글0건본문
沙村詩篇․75
─ 돌안경
김 진 중
어릴 적,
할아버진 중송아지 불알같은 안경집을 늘 허릿춤에 차고 다니셨지.
사랑에 손님만 오시면 안경을 꺼내어 쓰시곤
- 이 귀물, 경주 남산 돌안경일세, 수정돌 말일세.
이것만 써 보게 세상이 훠언히 보이거든,
묻지 않아도 안경 자랑을 늘어 놓으셨지.
어느 날, 동생들과 돌려 가며 그 안경을 몰래 쓰곤
`에헴 에헴 내가 할배다.` 장난질 했었지.
짝지를 짚으며 수염을 쓰다듬는 할배 흉내를 내다가 그만
안경다리를 부러뜨리곤 꾸지람 들었지.
하지만 돌안경 밖으로 내다 본 세상은 빙글빙글 어지러웠어,
장판바닥이 움푹 또 둠푹, 허방을 짚곤 뒤뚱거리다 넘어지곤 했지.
세월은 절로 흘러 할아버진 선영 하에 누워 계시고
청솔가지만 `한양가` 가살 웅얼거리던 지난 伯仲무렵.
고향집 사랑에서 서가에 꽃힌 헌책을 보았지.
참, 알이 가볍다고 아버지가 자랑하시는 볼록안경을 몰래 쓰곤 말야.
비로소 아릿하던 할아버지 해숫소리가 들리어오고
아물거리던 하얀 수염이 훤히 보였었지.
- 어화 벗님네야,
그리고, 가설랑.
98. 11. 2
▣ 김주회 -
▣ 솔내 - 할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새롭습니다.
▣ 김윤만 - 배고프던 시절 그래도 헛헛 헛기침하며 체면차리고 살던 시절 그 시절을 연상케 합니다.
▣ 김항용 - 한양가 진본을 20년 전 열심히 찾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게도 고본이 하나 있는데, 원작자를 몰라 애쓰던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이본이 많아. 2년 전 정중종친으로부터 한 부를 얻어 살피니 다소 다른 이본이었지요. 한양가의 작가가 우리 문중에 있었다니 저도 놀랬었지요. 그런데 이를 아는 가사문학 전문연구인들이 없습니다. 우리 문중의 누군가가 집중 연구하여 발표했으면합니다. 국사학이나 국문학계에서요.
▣ 김윤식 -
─ 돌안경
김 진 중
어릴 적,
할아버진 중송아지 불알같은 안경집을 늘 허릿춤에 차고 다니셨지.
사랑에 손님만 오시면 안경을 꺼내어 쓰시곤
- 이 귀물, 경주 남산 돌안경일세, 수정돌 말일세.
이것만 써 보게 세상이 훠언히 보이거든,
묻지 않아도 안경 자랑을 늘어 놓으셨지.
어느 날, 동생들과 돌려 가며 그 안경을 몰래 쓰곤
`에헴 에헴 내가 할배다.` 장난질 했었지.
짝지를 짚으며 수염을 쓰다듬는 할배 흉내를 내다가 그만
안경다리를 부러뜨리곤 꾸지람 들었지.
하지만 돌안경 밖으로 내다 본 세상은 빙글빙글 어지러웠어,
장판바닥이 움푹 또 둠푹, 허방을 짚곤 뒤뚱거리다 넘어지곤 했지.
세월은 절로 흘러 할아버진 선영 하에 누워 계시고
청솔가지만 `한양가` 가살 웅얼거리던 지난 伯仲무렵.
고향집 사랑에서 서가에 꽃힌 헌책을 보았지.
참, 알이 가볍다고 아버지가 자랑하시는 볼록안경을 몰래 쓰곤 말야.
비로소 아릿하던 할아버지 해숫소리가 들리어오고
아물거리던 하얀 수염이 훤히 보였었지.
- 어화 벗님네야,
그리고, 가설랑.
98. 11. 2
▣ 김주회 -
▣ 솔내 - 할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새롭습니다.
▣ 김윤만 - 배고프던 시절 그래도 헛헛 헛기침하며 체면차리고 살던 시절 그 시절을 연상케 합니다.
▣ 김항용 - 한양가 진본을 20년 전 열심히 찾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게도 고본이 하나 있는데, 원작자를 몰라 애쓰던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이본이 많아. 2년 전 정중종친으로부터 한 부를 얻어 살피니 다소 다른 이본이었지요. 한양가의 작가가 우리 문중에 있었다니 저도 놀랬었지요. 그런데 이를 아는 가사문학 전문연구인들이 없습니다. 우리 문중의 누군가가 집중 연구하여 발표했으면합니다. 국사학이나 국문학계에서요.
▣ 김윤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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