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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e:忠烈公과 李承休 09 ---‘간화선의 개척자’ 진각국사 어록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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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7-05 23:24 조회1,6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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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의 개척자’ 진각국사 어록 한글로

가산불교문화硏 김영욱 박사 역해본 펴내



한국 간화선의 개척자격인 진각국사 혜심(慧諶·1178~1234)의 어록이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인 김영욱 박사에 의해 역해(譯解)됐다. 진각국사는 조계산 수선사 16국사중 제2대로, 수선사 제1대인 보조국사 지눌의 제자. 보조국사가 간화선을 중흥시키면서 중국의 영향을 벗어난 선사상을 일으킨 독보적인 존재라면 진각국사는 실생활에서 조사로서의 본분을 활발하게 펼쳐 보이면서 간화선을 실천적으로 구현한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어록을 남기지 못했으면서도 간화선의 가치를 부각시킨 지눌이 한국 선종의 중흥조로 잘 조명된 것에 비해, 활달한 선풍을 보이며 생생한 어록을 남긴 혜심은 상대적으로 묻혀 있었다. 연구의 1차 사료가 되는 원전, 즉 혜심의 어록과 저작에 대한 이해가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진감국사어록역해’에서는 어록을 국역하고 풍부한 전거에 근거, 어록의 간화선적 맥락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혜심을 새롭게 조명할 계기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한국 선어록 역해사의 중요한 업적을 냈다고 하는 평도 없지 않다.





“학인이 나와서 물었다. ‘어떤 것이 굴에서 나온 사자입니까?’ ‘밝게 비춘다(鑑 감).’ ‘어떤 것이 굴에 들어간 사자입니까?’ ‘어두컴컴하다(暗 암).’ ‘어떤 것이 굴과 화합한 사자입니까?’ ‘뒤섞여 물들었다(濫 람).’ ‘어떤 것이 굴과 화합하지 않는 사자입니까?’ ‘홀로 담박하다(淡 담).’ 이에 그 학인이 ‘저는 능갈맞고 농지거리 잘하는 귀신에게 한바탕 놀림을 당했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춤을 추며 나갔다. 국사가 말했다. ‘대중들이여, 밝혀보라’”(‘상당(上堂) 1’에서)



‘상당’은 법당 중앙의 사각으로 만든 단(壇), 즉 법좌에 올라앉아 하는 설법. 어록을 풀어낸 김 박사의 해설에 따르면 문답에서 나오는 ‘사자’는 종지를 철저히 깨달은 선사를 상징한다. 국사가 제자의 물음에 감·암, 람·담을 자유롭게 펼쳐보이며 유연하고도 막히지 않고 대답하자 제자는 그것을 귀신의 놀림, 즉 분별의식의 작용이라 하여 물리친다.



춤을 추며 나가는 것은 분별의 희롱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독립한 경지를 보여주는 것. 스승과 제자의 서로 다른 입장이 씨줄과 날줄처럼 어울려 거침없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 가문의 선풍이 완성된다고 역해자는 덧붙인다.



언어 표현을 넘어서는 선종의 관점으로, 이 시대의 보통 사람이 읽어내기에 여기저기서 막히는 것들을 누구나 읽으며 조사선과 간화선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게 한 것이다. 책을 역해한 김 박사는 박사 학위 논문으로 ‘단경(壇經) 선 사상의 연구’를 쓴 이래, 주로 선 사상 연구에 주력한 철학자.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서 10여년간 ‘가산불교대사림’ 편찬에 참여하면서 축적된 내공과 방대한 자료 편람을 바탕으로 이 책을 역해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문화일보 (기사 게재 일자 2004/07/05)









▣ 김항용 -

▣ 솔내 -

▣ 김태도 -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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