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소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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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작성일04-08-05 15:14 조회1,395회 댓글0건본문
[21호] 三素齋
2001-03-05일자
풍산읍 우회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하회 마을로 접어들어 1㎞ 쯤 가다보면 길 오른 편에 소산 1리 마을이 있다. '소산(素山)'이라는 이름은 마을 뒷산인 소요산(素耀山)에서 따온 것으로, 깨끗하고 희게 빛나는 산에 둘러 쌓인 마을이라는 말일 것이다. 이 마을에 '삼소재'가 있다.
이 집은 선 안동 김씨 시조의 18대 손인 용추(用秋)공의 종택으로 당호를 '삼소재'라 한다. '삼소재'는 용추공의 5대 손인 김종락(金宗烙)공의 당호이다.
선생의 문집 『삼소재집(三素齋集)』에 실린 학서(鶴棲) 유이좌(柳台佐)의 「삼소재기(三素齋記)」를 살펴보면, "'삼소'는 소리(素履)를 행하며 소찬(素餐)을 먹고 소산(素山)에 산다는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삼소'는 '거소산(居素山)', '식소찬(食素餐)', '행소리(行素履)'의 세 '소(素)'자인 것이다.
'居素山'은 사는 데 소박하다는 것으로 '맑고 척박한 두메 헌집에서 살며, 천성을 기르고 가난에 안주한다'는 뜻이며, '食素餐'은 먹는 데 소박하다는 것으로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맑고 참되고 담박한 음식을 먹으며, 서적을 벗하는 기쁨을 얻는다'는 뜻이고, '行素履'는 행하는 데 소박하다는 것으로 '욕심이 없고 깨끗하며 참되고 꾸밈이 없이 산다'는 뜻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현판을 걸어서 경계하고 새겨 반성하는 바탕으로 삼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도, 마음속으로라도 하나씩 현판을 새겨 달아서 삶의 중심을 세운다면, 이 풍진 세상살이에서 길을 찾아 비틀거리며 헤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몇 달 전부터 편집부의 요청으로 '안동의 현판'을 써왔는데, 능력 부족으로 이쯤에서 끝을 맺어야 할 것 같다. 못난 글을 실어준 편집부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많은 선생님들, 그리고 '사람과 문화'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글의 필자는 류길하(실무지킴이)입니다.
<류길하>
2001-03-05일자
풍산읍 우회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하회 마을로 접어들어 1㎞ 쯤 가다보면 길 오른 편에 소산 1리 마을이 있다. '소산(素山)'이라는 이름은 마을 뒷산인 소요산(素耀山)에서 따온 것으로, 깨끗하고 희게 빛나는 산에 둘러 쌓인 마을이라는 말일 것이다. 이 마을에 '삼소재'가 있다.
이 집은 선 안동 김씨 시조의 18대 손인 용추(用秋)공의 종택으로 당호를 '삼소재'라 한다. '삼소재'는 용추공의 5대 손인 김종락(金宗烙)공의 당호이다.
선생의 문집 『삼소재집(三素齋集)』에 실린 학서(鶴棲) 유이좌(柳台佐)의 「삼소재기(三素齋記)」를 살펴보면, "'삼소'는 소리(素履)를 행하며 소찬(素餐)을 먹고 소산(素山)에 산다는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삼소'는 '거소산(居素山)', '식소찬(食素餐)', '행소리(行素履)'의 세 '소(素)'자인 것이다.
'居素山'은 사는 데 소박하다는 것으로 '맑고 척박한 두메 헌집에서 살며, 천성을 기르고 가난에 안주한다'는 뜻이며, '食素餐'은 먹는 데 소박하다는 것으로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맑고 참되고 담박한 음식을 먹으며, 서적을 벗하는 기쁨을 얻는다'는 뜻이고, '行素履'는 행하는 데 소박하다는 것으로 '욕심이 없고 깨끗하며 참되고 꾸밈이 없이 산다'는 뜻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현판을 걸어서 경계하고 새겨 반성하는 바탕으로 삼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도, 마음속으로라도 하나씩 현판을 새겨 달아서 삶의 중심을 세운다면, 이 풍진 세상살이에서 길을 찾아 비틀거리며 헤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몇 달 전부터 편집부의 요청으로 '안동의 현판'을 써왔는데, 능력 부족으로 이쯤에서 끝을 맺어야 할 것 같다. 못난 글을 실어준 편집부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많은 선생님들, 그리고 '사람과 문화'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글의 필자는 류길하(실무지킴이)입니다.
<류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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