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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고 고양장(金子固高陽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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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만 작성일04-08-13 02:07 조회1,6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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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고 고양장(金子固高陽庄) ▣

성현(成俔)

동사 심승(東寺尋僧)
편안히 남여를 타고 푸른 산 기운을 밟으며 / 穩跨藍輿踏翠嵐
산 북쪽에서 산 남쪽에 이르렀다 / 行從山北到山南
나무는 금속강 머리의 돌을 막았고 / 樹遮金粟岡頭石
길은 청련경 속의 암자로 굴러 간다 / 路轉靑蓮境裏庵
달을 흔드는 경쇠 소리는 피곤한 잠을 깨우는데 / 搖月磬聲驚倦枕
바람을 등진 등불 그림자는 깊은 감실을 비춘다 / 背風燈影照深龕
늙은 중의 선탑에는 속세의 티끌이 끊어졌는데 / 鬢絲禪榻塵機息
매양 유마주D-001를 보고 밤 이야기 듣는다 / 每見維摩聽夜談

전촌 타도(前村打稻)
외 기러기는 슬피 부르짖고 푸른 하늘은 서늘한데 / 斷鴻哀呌碧天凉
온 들에 가을이 맑아 거두기에 바쁘려 한다 / 四野秋晴刈欲忙
황금콩 같은 나락무더기는 이랑에 가득한데 / 䆉稏金苕堆滿畝
영롱한 진주알 무르익어 타작 마당에 오른다 / 玲瓏珠顆爛登場
맑은 바람 많은 부락에는 즐겨 떠드는 소리요 / 風淸萬落聲彭魄
풍년이 들매 세 농사는 풍성한 추수를 즐긴다 / 歲熱三農樂富穰
조세를 재촉해 급히 부르는 소리를 듣지 않으매 / 不見催科呼索急
집집이 닭과 기장으로 술잔을 드는구나 / 家家鷄黍擧壺觴

후원 습률(後園拾栗)
집을 둘러 길고 짧은 푸른 나뭇가지에 / 繞屋參差碧樹枝
가을 깊어 익은 열매 한참 이리하여라 / 秋深結子正離離
바람이 고슴도치의 껍질을 쪼개어 때때로 떨어지는데 / 風披蝟殼時時落
서리는 혹 옥 같은 살을 물들여 낱낱이 살쪘구나 / 霜染瓊肌箇箇肥
동산 숲에서 한가히 주워서는 제사 접시에 올리고 / 閑拾園林供豆實
화로 불에 돌려 구워서는 아침 주림을 위로한다 / 旋煨爐火慰朝飢
세상에는 저공(원숭이)의 공교함이 한이 없지만 / 世間無限狙公巧
기뻐하고 성내는 그 까닭을 모두 알지 못한다 / 喜怒機關摠不知

[주 D-001] 유마 : 유마힐(維摩詰)거사(居士)는 석가여래의 제자였다.

《출전 : 속동문선 제7권 칠언율시(七言律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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