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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 회복 시급하다 (김재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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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8-19 10:31 조회1,7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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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의 窓] 기업가정신 회복 시급하다

매일경제신문 2004년08월17일 18:13
        

요즈음 만나는 사람마다 경제에 대한 걱정이 크다. 현재의 소비 부진과 일자리 부족도 문제이지만, 불황의 터널에서 언제쯤 빠져 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야 한다.

투자가 이루어져야 일자리도 생기고,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도 넉넉해질 수 있기 때문 이다.

그리고 기업의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은 자원의 제약과 실패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전정신을 발휘하여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는 기업가의 의지이다.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화폐를 보여주고 외국인투자가를 설득하여 조선산 업을 일으킨 신화, 모두가 부정적으로 보았던 반도체에 투자하여 결실을 거둔 집념이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말하자면 기업가정신은 불확실성 속에서 상상력과 실천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 를 창조하고 번영의 기초를 제공해주는 정신적 인프라스트럭처인 셈이다.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더더욱 모험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10명 중 2~3명 정도가 찬성하고 7~8명이 반대하는 사업에서 모험을 감행하지 않고, 과반수가 찬성할 때까지 기다리면 그때는 이미 늦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떤가. 우리 기업가들은 더 이상 위험감수(risk t aking)를 하기보다는 위험관리(risk management)에 몰두하고 있다.

기업인들이 도전정신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도록 만든 데는 우리 사회의 탓이 크다.

무엇보다 기업가를 마치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사회적 시각이 문제다.

우리가 어려웠던 개발연대에는 기업가를 우호적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있었고 이것 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기반이 되었음을 되새겨야 한다.

정부도 IMF 경제위기 당시와는 경제 여건이 크게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위험 관리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기업가정신이 발휘되는데 지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우리 기업들은 경영 권 방어에 비상이 걸려있다.

대기업 소유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것도 좋지만 기업들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투자가 살아날 수 있음을 직 시해야 한다.

기업을 죄악시하고 부도덕한 집단으로 폄하하는 사회는 결국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 사회에는 대기업, 실적이 좋은 기업을 시기하고 이들이 사업확장이라도 할라치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풍조가 있다.

기업인들이 그 동안 이룩한 성과를 평가해주기 보다는 그 과정에서의 시비를 가리는데 더 열심이다.

교조주의나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실용적이고 실사구시하는 자세로 현실을 직시해야 비로소 해법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가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재정립 이 시급하다.

기업의 근본 목적은 이윤창출이며, 이 과정에서 기업은 근로자에 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정부에 세금도 납부한다.

요즈음 일부 노조에서 요구하는 바와 같은 기업의 사회공헌은 권장사항은 될지 몰라도 기업의 일차적 의무는 아니다.

기업이 자선단체처럼 운영돼서야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국제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기를 기대하겠는가. 또한 우리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경제지식을 교육해야 할 필요도 있다.

경제력은 한 나라의 체력이고 정치는 정신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제력이 뒷받 침되지 않고는 정치, 문화, 학술, 예술 등이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

우리 젊은이들이 이념의 노예가 되어 허황된 꿈을 좇지 않도록 현실을 가르쳐 야 한다.

또한 피터 드러커가 "산을 움직이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트랙터다" 라고 말한 바와 같이 남을 비평하기보다 스스로 땀 흘리고 노력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도 일깨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들도 마냥 움츠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기회선점을 위해 과감히 나서야 한다.

일본 경제가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중국이 뒤를 바짝 추격해오 고 있는 오늘날 시간은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

기업인들이 꿈과 사명감을 가지고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여 다시 뛸 때 우리 경 제도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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