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경숙택주, 한상질, 이색, 권화, 최충 화상 찬 (권근의 양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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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9-07 08:36 조회1,617회 댓글0건본문
양촌선생문집 제23권
찬류 讚類
삼봉 선생(三峯先生) 진영(眞影)에 대한 찬
온후한 기색과 엄중한 얼굴이로다. 바라보면 높은 산을 우러러보는 듯하며, 대하면 봄바람 속에 앉은 듯하도다. 얼굴이 윤택하며 등이 펴진 것을 보면, 화순한 덕이 마음속에 쌓였음을 알 수 있으리라.
이것은 용모를 말한 것이다.
환한 불길 만 길이나 솟아오르며, 기운은 긴 무지개를 뱉아 놓은 듯하도다. 궁한 때를 당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고, 출세함에 이르러서는 그 덕이 더욱 높았도다. 이는 그 마음이 넓어 스스로 얻은 것이니, 반드시 의가 축적되어 속에 가득차 있기 때문이리라.
이것은 기상을 말한 것이다.
선을 좋아함이 독실하였고, 일을 처리함이 밝았도다. 관대함은 바다의 넓음과 같았고 믿음과 과단성은 시귀(蓍龜 점칠 때에 사용하는 시초와 거북)의 공정함과 같았으니, 그 국량과 규모의 방대함은 또한 오활하고 고루한 자가 따르지 못하리.
이것은 재기를 말한 것이다.
성리(性理)에 대한 학문과 정치에 대한 공은 이단을 배척하여 우리 도의 정대함을 밝혔고, 정의에 입각하여 일어나는 나라의 운을 도와서, 문장이 영원히 썩지 않고 감화가 끝없이 흡족하였으니, 정말 국가의 중신이면서 후학의 스승이로다.
이것은 학문ㆍ사업ㆍ문장을 말한 것이다.
양촌선생문집 제23권
찬류 讚類
경숙택주(慶淑宅主)의 진영에 대한 찬
경숙택주는 삼봉(三峯)의 부인 최씨(崔氏)
남편을 섬김에는 순종하면서 의로웠고, 자손을 가르침에는 사랑하면서 엄하였고, 친족에게 대하여는 자애로우면서 주밀하였고, 노예를 다룸에는 엄하게 하면서도 너그러웠으니, 이 비록 천품의 아름다움에서 나온 것이나 또한 덕을 닦아 보탬이 있어서인저!
양촌선생문집 제23권
찬류 讚類
한공 상질(韓公尙質)의 화상(?像)에 대한 찬 병서(幷序)
정당(政黨) 한공(韓公)은 국초(國初)에 천자에게 들어가 아뢰어 나라의 칭호를 변경할 것을 청하여, 조선(朝鮮)이라는 좋은 칭호를 얻은 사람이다. 지금 그의 화상을 보고 다음과 같이 경건히 찬을 짓는다.
옥처럼 깨끗하고 대처럼 곧은 절개, 하늘에서 타고난 바탕이요, 학문으로 닦은 덕이로다. 푸른 머리로 재상이 되었으며 조정에 충심을 바쳤도다. 은혜는 백성에게 미쳤고 공적은 나라에 남아 있도다. 영민한 그의 명성과 거룩한 그의 공적은, 조선이란 좋은 칭호와 함께 영원히 남으리.
양촌선생문집 제23권
찬류 讚類
목은 선생(牧隱先生)의 화상에 대한 찬(讚)
천품의 순수하고 아름다움이 빼어났으며, 성인의 학문은 정미함을 궁구하였으니, 속이 틔어 투명함이 빛나도다. 실천은 매우 독실하였고, 문장은 그 표현이 기묘하도다. 증점(曾點)의 광(狂)이 아니면서도 읊으며 돌아오는 흥취주D-001를 가졌고, 유하혜(柳下惠)의 화(和)와 같으면서도 공손하지 못하다는 비난주D-02을 받지 않았으니, 학자들은 태산ㆍ북두처럼 우러러보았고, 나라에서는 시귀(蓍龜)처럼 믿었도다. 대신으로 임명되었으되 그 지조를 고치지 않았고, 큰 어려움을 당하면서도 위엄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붉은 마음이 더욱 미더웠고 근본 지조를 변치 않았도다. 이것은 공이 스스로 자기를 평한 말이거니와, 강ㆍ한(江漢)처럼 도도(滔滔)하고 운연(雲煙)처럼 비비(??)한 문장은 구양수(歐陽脩)ㆍ한유(韓愈)와 어깨를 겨누고 나란히 달릴 만하니, 후세의 보는 사람은 나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리라.
[주 D-001] 증점(曾點)의 광(狂)이 아니면서도 읊으며 돌아오는 흥취 : 증점은 공자의 제자로서 그 뜻이 광견(狂? : 실천이 뜻을 따르지 못한다는 뜻) 한 사람인데, 공자의 물음에 자기의 뜻을 말하기를 "모춘(暮春)에 춘복(春服)이 이루어지면 관동 6~7인과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무우(舞雩)에 바람 쏘이고 읊조리며 돌아오겠다." 하였는데, 이는 성인의 기상을 뜻한다. 《論語 先進》
[주 D-02] 유하혜(柳下惠)의 화(和)와 같으면서도 공손하지 못하다는 비난 : 유하혜는 노(魯) 나라 대부(大夫) 전금(展禽)인데, 맹자(孟子)가 평하기를 "유하혜는 공손하지 못하니, 공손하지 못한 것은 군자가 말미암지 않는다." 하였다. 《孟子 公孫丑上》
양촌선생문집 제23권
찬류 讚類
백형(伯兄) 우사공(右使公)의 화상에 대한 찬
백형의 휘(諱)는 화(和), 시호는 공경공(恭景公)
얼굴빛이 씩씩하니 그 기질이 굳셈을 알 수 있으며, 외모가 으젓하니 그 마음의 바름을 알 수 있도다. 친족에게 화목하였음은 그의 인(仁)이며, 친구에게 미더웠음은 그 후함이었도다. 밝은 식견은 일을 처리함에 치밀하였고, 특이한 재주는 백성 다스림에 능했어라. 장군도 되고 재상도 되어 백성의 기대와 신임을 받았으니, 이 모두가 타고난 천품이 훌륭한 까닭이요 학문을 통하여 그렇게 된 것이 아니로다. 나는 그와 일체의 동기지만, 훌륭한 형이었고 어리석은 아우였네.
양촌선생문집 제23권
찬류 讚類
최 문헌 충(崔文憲?)의 화상에 대한 찬
몸은 주석(柱石)이 되어 나라에 업적을 남겼고, 집은 학교를 만들어 교화의 공이 컸도다. 문헌(文憲)의 공은 진신(縉紳)의 모범이 되었으니, 후학은 그를 받들어 길이 그의 높은 덕망을 우러러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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