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충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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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4-11-25 12:20 조회1,358회 댓글0건본문
지난 10월 초, 괴산축제때에 학술발표를 겸하여 발간한 <槐鄕文化>에 실린 충무공 김시민 장군 관련 시를 소개합니다.
충민사
김순영
충민사에는 별빛만이 가득합니다.
여울에 이는 민중들의 잔주름살 곧게 펴시려고
당신은 그렇게 밤마다 몸을 뒤척였습니까
노량대첩 이순신 장군 충절은
남해바다 붉은 노을로 빛나고
배나무 여울은 당신이 흘리신 수호의 선혈이
봄이면 성불산 철쭉꽃으로 만발합니다.
당신의 유택에 핀 보랏빛 제비꽃도
삼천 병사로 삼만 군사를 대적하던
진주성의 그 함성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덕평 어디쯤에서 김시약 장군의 소식을
눈치 쏘가리 붕어가 물안개 속을 뚫고
아침 문안을 올리는 배나무 여울
사람들은 여름이면 소용돌이치는 세상 잠재우려고
당신이 잠든 머리맡에서 시끌벅적 거리며
삼겹살도 굽고 쓰디 쓴 소주도 기울일 텐데요
부모 손을 잡고 찾아 온 어린아이들은
계단을 다 올라가지 못하고 당신께 절을 올립니다.
물이었다가 바람이었다가 거친 숨결이었다가
심지 굳고 기백이 살아있는 저문 강은
옛 모습 그대로 목메어 차게 흐르는데
복풍에 울다 지친 산벚나무 위로
오늘도 왜놈들의 총탄처럼 별이 쏟아집니다.
<괴향문화(제12집)> (괴산향토사 연구회 간. 2004. 10. 282P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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