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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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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5-03-02 17:38 조회1,487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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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을유년의 3.1절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달력을 보니 경칩도 이제 몇일 남지 않았다. 봄은 봄인데 아침 저녁으로 아직도 쌀쌀하다. 한 해가 가고 한 달이 간다는 것, 나이가 들면서 다시 오지 못할 그 하루를 살아간다는 생각이 피부로 와 닿는다. 마음만 분주해서 이른 새벽 뒤척이다 거실에 나와 시계를 보니 5시가 조금 못 된 시간이다. 어제 읽다 머리맡에 두었던 우암 김주문집을 집어들었다.

제주문화원의 익수선생님이 번역한 우암할아버지의 간찰중에서 수신자불명의 수신자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요량이다. 우선 문집의 인명란 색인, 년보등 년대와 날짜를 찾아 당시 우암공과 교류하였던 분들을 찾고 두번째로 공께서 호칭하신 대감으로 불리울 수있는 분이 누굴까를 찾아보았다. 편지 내용중에
‘모두들 가벼이 논죄(論罪)할수 없다고  계(啓)를 하였는데’의 내용으로 미루어 편지의 날짜와 가장 가까운 계(啓)를 한것이 1543년 8월 12일(중종38년) 헌납(獻納)으로 있을때 ‘청제신체파계(請諸臣遞罷啓)’인데 집의(執義) 송기수(宋麒壽), 지평(持平) 권물(權勿)등이 직무를 폐기한 죄로 파직하라는 계인데 ‘부디 대감께서 살펴보소서. 삼가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 라는 내용이다. 이때에 우암공께서 활발히 교류하였던 인물중에 대사헌 임백령, 호조판서 성세창 이 두분이 교류가 많으셨으며 대감으로 불리워질수있는 분도 이 두분으로 압축을 해 보았다. 죄상을 알리는 계(啓)이기 때문에 아마도 내 짧은 소견으로 는 수신자가 대사헌 임백령이 아닌가 감히 추측을 해본다. (집의 송기수는 김성립의 외조부로 뒤에 이조판서를 역임)

책을 덮고 문 앞에 떨어져 있는 조간신문을 집어들었다. 머릿기사는 공직자의 재산등록에 대한 것이다. 대다수가 재산이 늘었다고 한다. 불현듯 옛 청백리(淸白吏) 제도를 부활시켰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뒹굴며 게으름을 피우다 일어나서 태극기를 게양하였다.

 

TV에서 아나운서가 삼일절노래와 유관순노래를 불러 보았거나 노래를 아는 중고등학생이 단 한명도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다닐때만 해도 학교에서 기념식 노래를 부르고 항일 의식을 고취하는 행사를 하곤 하였는데 씁쓸한 기분이다.

지금은 학교에서 기념식 자체가 없어지고 공휴일이 된지가 오래라고 한다.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같은 대한독립만세~ 로 시작하는 정인보작사 박태현작곡의 삼일절노래 그리고 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강소천 작사, 나운영 작곡의 ‘유관순’노래
2년 전에 안사연에서 함께 다녀온 병천의 유관순기념관을 떠올리며…

 

                           2005년 3월 1일 아침에

 

댓글목록

김주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주회
작성일

  삼일절 단상! 조용하면서도 흐뭇합니다.
태영 종친님! 앞으로도 이런 류의 단상을 가끔 소개해 주시면 어떠하올는지요?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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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차분하게 적어내려 가신 삼일절날의 단상을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홈페이지 문온공파의 잃어버린 사진을 복구하는 작업을 마치고 7시 30분 늘 찾아 가는 청계산 등산을 갔습니다. 
우암선조님의 서찰은 두개가 모두 아직 수신자와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직역한 것에 불과합니다.
아저씨의 서찰 분석으로 우암유집 부록이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일절과 오늘의 우리,
과연 옳은 공휴일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자문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윤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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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아저씨, 명문 잘 읽었습니다. 담박, 진솔한 글에 마음이 홀~딱 빠집니다.

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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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군시공파 태영아재 이시죠! 저는 태영 아재의 글이 너무 좋고 늘 넘치는 탐구열에 매혹 됩니다 종손의 위엄도 상존 하시고......

김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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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항상 올려주시는 자료에 무게가 느껴지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이제 자주 참여하시어 많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