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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정(金水亭)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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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 작성일05-04-12 21:42 조회1,5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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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사설 제28권
 
시문문(詩文門)
 
봉래시(蓬萊詩)주C-001

봉래(蓬萊)양사언(楊士彦)은 신선(神仙) 가운데 끼는 인물이다. 그 글씨도 그 인물과 같은데, 사람들은 그 글씨가 진속을 벗어난 줄만 알고 그 시가 세상 사람의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가 옥류협(玉流峽) 비선교(飛仙橋)에서 원(遠) 스님에게 준 시는 다음과 같다.

하늘가라 한 동이 술로 / 天涯一樽酒
해가 진 찬 시내 가운데서 / 落日寒澗中
된서리 하얗고 검은 초구 해어지고 / 霜華嚴黑貂弊
만리라 관산은 길조차 멀고 먼데 / 萬里關山路不窮
날아가는 저 기러기 새벽달에 슬피 울고 / 征鳴哀於曉月
떨어지는 잎사귀 서풍에 우수수 / 落葉響於西風
친척이랑 벗님들 이쪽저쪽 다 끊어지니 / 親舊絶於左右
어허! 나는 뉘랑 함께 덮인 것을 벗기리요 / 嗟我誰與發蒙
걷고 걸어 학성관에 당도하자마자 / 行行鶴城?
갑자기 천일옹 만나보았소 / 忽逢天逸翁
시가 천일옹 앞에선 잘 되기가 어렵더라 / 詩到天逸難爲工
청랑간 값진 물건 손에 쥐고서 / 手持靑琅?
은근히 혜원공을 찾아왔다오 / 來訪惠遠公
해맑은 종소리에 벽전은 가려 있고 / 鍾淸碧殿掩
학이 날아가자 요대도 비었어라 / 鶴去瑤臺空
나그네여! 나그네여! 하루를 머무르오 / 旅人兮旅人淹留一日
돌아갈 생각 전혀 잊고 동에서 다시 동으로 / 忘却歸心東復東
내일 아침 철령관 밖에서 바라볼 적에는 / 明朝鐵嶺關外望
다만 저 바다 위 붉은 노을만 보이리다 / 相思惟見海霞紅

또 그 풍악(楓嶽)의 돌에 새긴 시는 다음과 같다.

백옥경주D-001봉래도주D-002는 / 白玉京蓮萊島
넓은 연파 예스럽고 / 浩浩烟波古
밝은 풍월 좋구나 / 熙熙風日好
벽도화 꽃 밑을 한가로이 오락가락 / 碧桃花下閑來往
한 가락 생학주D-003 소리 천지가 늙도록…… / 笙鶴一聲天地老

 

금수정(金水亭)의 돌에 새긴 시는 다음과 같다.

녹기금주D-004백아주D-005의 마음 / 緣綺琴伯牙心
한 번 타고 또다시 한 번 읊노라니 / 一鼓復一吟
종자기가 바로 지음을 하는구려 / 鍾子是知音
허뢰주D-006는 선들선들 먼 봉우리서 일어나고 / 虛?起遙岑
강 달은 곱고 고와라 강물은 깊고 깊네 / 江月涓涓江水深

나는 이 곳에서 노닌 지가 이미 수십여 년이 지났는데, 몽상(夢想)이 오히려 괴롭다.
두자미가,

어쩌면 생각이 저 도ㆍ사주D-007의 솜씨 같아서 / 焉得思如陶謝手
그네들의 술작과 함께 끼어를 볼거나 / 令渠述作與同遊

하였는데, 이 한 글귀가 다시 사람으로 하여금 먼 생각을 일으키게 한다.

[주C-001]봉래시(蓬萊詩) : 《類選》 卷十下 詩文篇 論詩門.
[주D-001]백옥경(白玉京) : 천상의 서울을 말한 것임.
[주D-002]봉래도(蓬萊島) :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서 선인이 산다는 곳임.
[주D-003]생학(笙鶴) : 주영왕(周靈王)의 태자(太子) 진(晉)이 7월 7일에 후산(?山)에서 흰 학을 타고 생(笙)을 불며 산마루에 머물러 있다가 손을 들어 세상 사람과 작별하고 하늘로 떠났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임.
[주D-004]녹기금(綠綺琴) : 거문고 이름임. 장재(張載)의 시에, “故人遺我緣綺琴”이라 하였음.
[주D-005]백아(伯牙) : 춘추 시대 거문고 잘 타는 사람인데 성련(成連)에게 배웠고 종자기(鍾子期)와 더불어 친했었다. 종자기가 죽으니, 백아는 다시 거문고를 타지 아니하였다 함. 《呂氏春秋 孝行覽 本味》
[주D-006]허뢰(虛?) : 공산(空山)에서 바람 없이 일어나는 소리를 이름.
[주D-007]도ㆍ사(陶謝) : 시인(詩人)도잠(陶潛)과 사영운(謝靈運)을 이름.
 
 
성소부부고 제26권
 
부록 1 - 학산초담
 
봉래의 금수정(錦水亭)시는 다음과 같다.
비단물 은모래는 마냥 고운데/錦水銀沙一樣
골구름 강비 속에 갈매기 산뜻/峽雲江雨白鷗明
진인 찾아 그릇 봉랫길에 들었거니/尋眞誤入蓬萊路
고기잡이 배를 동구 밖으로 내몰진 마오/莫遣漁舟出洞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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