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평공(敬平公) 노숭(盧崇) 묘소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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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발용 작성일05-05-14 06:45 조회1,588회 댓글5건본문
며칠 전 광평대군의 묘소를 답사한 항용종친께서 백곡 할아버님의 따님인 안동김씨의 묘소를 발견하셨다는 글을 읽고, 항용종친께서 느끼셨을 그 벅찬 감동과 즐거움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도 얼마 전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하였기에.....
지난 1월 9일 구로구 천왕동에 소재한 광주노씨(光州盧씨) 노숭(盧崇)의 묘를 참배(답사) 하였다.
노숭(盧崇, 1337년 ~ 1414년)은 고려말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광주(光州)이며 자는 중보(中甫), 호는 상촌(桑村)이고 아버지는 감찰지평(監察持平) 준경(俊卿)이다. 상주의 옥연사(玉淵祠)에 제향되었으며, 시호는 경평(敬平)이다.
노숭(盧崇)의 아버지는 감찰지평(監察持平) 준경(俊卿)인데 1943년 (충혜왕4), 원나라로 충혜왕이 압송되려할 때 낭중(郞中) 김영후(金永煦)와 감찰지평(監察持平) 노준경(盧俊卿)이 이에 맞서다 낭중(郞中) 김영후(金永煦)는 부상을 당하고, 지평(持平) 노준경(盧俊卿)은 피살된다.
경평공(敬平公) 휘 숭(崇)은 나의 19대조이신 휘 돈(墩) 할아버님의 처조부이며, 동시에 고모부이다(군사공 할아버님의 누이가 노숭(盧崇)에게 출가 하였으며 노숭(盧崇)의 손녀가 바로 휘 돈 할아버님의 배위이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노숭의 묘가 구로구 천왕동에 있다는 것과, 상산김씨 족보에도 경평공(敬平公) 노숭(盧崇)이 사위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혹시 돈(墩)자 할아버님의 배위되시는 광주노씨 할머님은 바로 상산김씨의 소생이 아닐까 하는 추측해본다.
묘의 위치를 알기위하여 구로구청 문화관광과에 문의하였으나 노숭(盧嵩)의 묘는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구청에서 관리하지 않는다는 대답이다. 이젠 몸으로 때울 일이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던 기온이 밤새 급강하하여 수온주가 금년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는 기상뉴스다.
초행길의 묘소 찾기가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었지만, 그동안 여러 묘소 등을 찾아다니며 약간의 이력을 붙여 놓았으므로 자신감으로 집을 나섰다.
동네 뒷산인 굴봉산 골짜기에 천왕사(天旺寺)라는 절이 있었기 때문에, 아래 마을인 이곳을 '천왕골'이라 부른 것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천왕동(天旺洞). 곳곳이 개발공사로 분주하다.
산자락을 올려다보니 재실로 보이는 구옥이 보인다. 혹 어느 문중의 재실이라면 부근에 있는 노숭(盧崇)의 묘를 알고 있지는 않을까, 그곳으로 찾아가니 광주노씨경평공파종친회(光州盧氏敬平公派宗親會)라는 현판이 나를 반긴다. 참으로 힘 안들이고 목적지에 왔다. 묘소를 찾아다닐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인지만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릴 때가 많다.
경평공(敬平公) 휘 노숭(盧崇)의 묘는 바로 광주노씨경평공파종친회(光州盧氏敬平公派宗親會) 건물 뒤편의 산자락에 있으며 좌측에는 경모재(敬慕齋)라는 재실이 보인다. 묘소로 가는 계단을 오르는데 경모재에서 나오신 아주머니 한 분이 어디서 오신 손인가를 물으신다. 경평공 할아버지의 외손이며 참배를 위해 왔노라 대답하니 “복 받으실 겁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로 화답하신다.
산길로 조금 오르니 경평공 노숭의 묘가 보인다. 커다란 원형의 봉분은 앞부분만 호석을 둘렀다. 좌우에 두 쌍의 문인석과 한 쌍의 망주석, 그 밖에 상석, 두 개의 장명등이 보인다. 묘 우측에 있는 묘비는 용의 형상을 한 이수부분과 오석의 비신, 대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면에는 輔國崇祿大夫議政府右議政集賢殿大提學光州盧公嵩之墓(보국숭록대부의정부우의정집현전대제학광주노공숭지묘) 洛城郡夫人 金氏 祔左(낙성군부인 김씨 부좌), 永嘉郡夫人 金氏 祔左(영가군부인 김씨 부좌)라고 씌어있으며, 후면의 묘비명은 호정(浩亭) 하륜(河崙)이 찬(撰)하였다. 대부분의 석물들은 최근에 세운 것으로 보이는데, 단아한 모양의 장명등 하나만이 옛것 그대로이다.
벅찬 감동을 안고 배례를 했다. 두 분은 돈(墩)자 할아버님의 배위이신 광주노씨 할머니의 조부모이시고, 한 분은 파조이신 군사공 할아버님의 누이가 되시니 나는 이 세분의 혈손이 아니던가. 그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는가.
나의 상기된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가 누구의 묘소인가를 물어온다. 19대 조부님의 처조부님의 묘소라 답하니 못 말리는 사람이라며 사진 몇 장을 찍어주고는 총총걸음으로 차로 돌아간다.
흥분된 마음을 추스르고 묘역을 찬찬히 살펴본다.
그 위쪽에는 광산노씨삼위설단(光山盧氏三位說壇)이 마련되어 있는데 우측의 단이 감찰지평(監察持平) 노준경(盧俊卿) 단소이다.
내려오는 길에 종친회사무실을 노크하니 어르신 한분이 경계의 눈으로 객을 바라본다. 나의소개와 찾아온 목적을 설명하니 반갑게 맞으며 자리를 권한다.
다음에 계속...
댓글목록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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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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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보이지 않는 손이 있군요
외갓댁을 위하는 사람은 처갓댁도 잘 위하느 법입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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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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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이 묘역은 제가 근무하는 직장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틈내어 가 보겠습니다.
김상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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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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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자주 지나치는 길에 있어도 기회를 한 번 갖기가 쉽지 않네요.
보이지 않는 손길에 이끌리 듯 달려가는 것 또한, DNA의 단단한 유기적 결합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사랑나누기가 아닐까요!.
김행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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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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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좋은 알림 너무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보구 있어요.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을 되새김질 시키시네요. 고맙습니다. 꾸벅^_^
김재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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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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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한 분이시군요
제가 보기엔 꿈같은 내용들을 접할수 있으니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