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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일기 11---(5.2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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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5-06-04 18:18 조회1,538회 댓글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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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29일 (일)

쾌청. 새벽 인터넷 중국어 강의를 들었다. 우식이가 중국어 타이핑하는 방법을 학교 친구가 하는 것을 보고 배워와서 나에게 알려 주었다. 역시 기계는 아들놈이 나보다 한 수 위다. 기특하고 대견하다. 오전내내 HSK 교재를 뒤적였다. 점심때 단전되어 시내로 나갔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 가서 평양냉면과 군만두를 먹었다(50원). 중앙대가 성소피아성당 맞은편 지하상가에 들렸다가 성당 광장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6시가 넘어 전기가 들어왔다. 밤에 한국유학생 Y가 방문해서 인터넷을 하다가 갔다. 9시반 수원과 버디버디가 연결되어 오랜만에 주변 안부를 두루두루 물었다.


5월 30일 (월)

흐림. 간간이 햇빛이 보였다. 새벽 인터넷 중국어 강의를 들었다. 피곤하고 매우 졸려서 억지로 들었는데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오늘은 우식이 다니는 학교에서 소풍가는 날이다. 새벽 3시반부터 주방이 부산스러웠다. 8시 구어, 10시 종합을 수강했다. 점심 먹고 나서 HSK 교재를 뒤적이다가, 백두산 답사자료를 보강하고 점검했다. 4시 HSK 청력을 수강했다. 문제가 전혀 풀리지 않아 열받으며 여러 방법을 생각했다. 6시 한국유학생 모임을 긴급 소집했다. 모두 참석해서 5월 마무리 모임 겸 백두산 답사일정을 재확정했다.


5월 31일 (화)

흐림. 온통 꽃가루 천지. 새벽 인터넷 중국어 강의를 들었다. 8시 청력, 10시 종합을 수강했다. 2시반 대학 외사처 주관 유학생 체육대회가 열렸다. 한국(9명)과 파키스탄(5명) 유학생이 주축이 되었고, 일본 1명, 러시아 1명, 중국학생 2, 교수 3명도 참석했다. 주변에서 놀던 중국 어린이 한명도 끼어들었다. 간소하지만 나름대로 홀가분한 한때를 보냈다. 울긋불긋한 선물 몇가지를 받았다. HSK 시험 준비를 위하여 개인과외를 끊었다. 여유시간이 넉넉해져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6월 1일 (수)

흐림. 꽃가루 천지. 새벽 인터넷 중국어 강의를 들었다. 오늘은 중국의 어린이날이다(6.1 얼통지에). 공휴일은 아니고 어린이만 하루 쉬는 날로 놀이공원과 TV 프로그램만 시끌벅적할 뿐이다. 8시 청력, 10시 종합, 2시 HSK 종합을 수강했다. 4시 사진관에 들려서 사진을 찍었다. 한국유학생 K가 다녀갔다. 숙부께서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들었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것이다. 애통한 마음에 다른 일은 하지 못하고, 숙부 생전의 여러 일들을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빌 뿐이었다. 선친과 마찬가지로 어렵게 성장하시고 넉넉지 않은 일생을 사셨다. 슬하에 2남 3녀를 두시고 손자 둘, 외손 약간을 두셨다. 장조카인 내가 종사일 열심히 잘 한다는 이야기를 남으로부터 들으시고 흐뭇해하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6월 2일 (목)

흐림. 간간이 소낙비가 쏟아졌다. 새벽 인터넷 중국어를 들었다.  심기가 불편해서 학교를 하루 쉬었다.


6월 3일 (금)

아침 흐림. 낮에는 화창하고 무더움. 새벽 인터넷 중국어를 들었다. 8시 종합, 10시 C반종합을 수강했다. 대학 외사처에 청가서를 제출했다. 중국 학생으로부터 백두산 여행 가이드 자청이 들어왔으나 응낙하지 않았다. 12시반 한국유학생 3명과 함께 버스 타고 40분 걸리는 흑룡강대학교에 다녀왔다. HSK 시험에 접수했다. 접수장에 온통 한국 유학생들 뿐이었다. ‘백두산 답사일정’을 대학 외사처에 가서 프린트했다. 이곳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hwp 파일 프린트가 안 된다고 해서 포기했다가, 순간 스치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doc 파일에 붙여넣기 해서 대학 외사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시간에 쫓겨가며 간신히 프린트 하는데 성공했다.


6월 4일 (토)

맑음. 새벽 인터넷 중국어를 들었다. 한국유학생을 소집해서 백두산 답사일정을 나누어주고 준비물을 챙기도록 했다. 시장에 가서 여행 용품 몇가지를 샀다. 오후 6시반 가족과 함께 숙소를 출발, 하얼빈역에 도착했다. 7시 38분 연길행 기차에 올랐다. 한국 유학생 모두와 가족 등 13명이 함께 하는 3박 6일간의 백두산 일대 (연길, 도문 두만강변, 백두산, 용정) 답사가 시작되었다.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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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생생한 일기 잘 읽었습니다. 바쁜 일과중에 백두산 여행계획, 또 그 중에 숙부님의 갑작스런 별세---
오늘(6.4)부터 시작되는 여행, 잘 다녀오십시요.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김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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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타국에서 들은 숙부님의  별세 소식에  얼마나  애통 하십니까.
어르신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장도에 오르는 아우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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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숙부님 별세에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이역 만리 타국에서 접한 비보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신지요?
백두산 일대 답사 일정 계획대로 알찬 여행 되시길 빕니다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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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숙부님의명복을 빕니다.
저도 백두산을 3년전에 답사한적이있는데 또 한번 보고싶은 아쉬움이 듭니다
연길, 도문 두만강변, 백두산, 용정 같은 코스 입니다
잘 계획 하셔서 건강 하고 좋은 여행길 되시길....

김진회(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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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항상 생생한 일기 잘읽고 있습니다.
머나먼 이국 탕에서 들은 숙부님의 별세 소식에 얼마나 슬프십니까.
삼가  어르신의 명복을 빕니다.

김상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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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부음을 접하니 실로 애통합니다.삼가 애도의 뜻을 전하며 급물살을 타게 될 대륙기행의 서막을 여는 行백두산,정기 가득 받고 건강하게 돌아 오시길 바랍니다.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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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백두산 등정을 응원합니다.
숙부님의 명복을 빕니다.

김윤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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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대부님, 멀리 타국에서 비보를 접하셨으니 슬픔이 얼마나 크십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럴수록 마음 다잡으시고 건강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김행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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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여전히 열심히 생활하고 계시네요. 일기를 보면서 항상 제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숙부님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벌써 더워졌습니다.  여행길에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