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하얼빈일기 33---사천지방 여행기 4

페이지 정보

김주회 작성일05-10-12 13:34 조회1,504회 댓글1건

본문

 

10월 5일 (수) 사천여행 5일차

아침에 깨어보니 아직도 속은 약간 불편했으나 머리는 말끔해져 있었다. 매우 다행스러웠다. 아침 08:30 호텔 출발. 09:30 구채구 입구에 도착했다. 역시 인산인해의 물결이다. 입장료가 310원이나 된다. 호텔비가 보통 200원 안팎이므로 입장료가 하룻밤 호텔비보다 비싼 것이다. 한국돈으로 계산해 보면 낮게 잡아도 10만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아무튼 중국 정부의 경승지 관리정책의 일면을 볼수 있다. 과감히 투자하고 웅장하고 화려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장족(티베트) 아홉 동네 사는 곳에 관광객을 위한 호텔이 150개나 된다고 한다. 비싼 입장료를 걷어 들여서 인지 구역내에 도로, 보행로, 편의시설 등이 초현대식으로 말끔히 조성되어 있다. 그 넓은 구역이 산뜻하게 조성된 공원 같다. 자율 관람이어서 성정부 Y와 둘이서 돌아보기로 했다. 입구에서 달리기를 하다시피하며 버스에 올랐다. 구채구 구역 내에 버스 300대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사람을 실어 나른다고 한다. 버스마다 가이드가 탑승하고 있으니 가이드만도 300명은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곳은 수정같이 맑은 호수가 많기로 유명한데, 황룡에서는 작은 연못을 池라고 적는데, 이곳 호수는 제법 넓어 海자 등을 붙이고 있다. 산 정상쯤에서부터 넓은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海자 붙은 호수가 17개, 池자 연못이 1개, 泉자 샘이 1개, 灘자 개울이 2개, 그리고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웅장하고 수려한 폭포가 4개나 이어지며 물소리 요란한 계곡이 수없이 이어내리고 있는 곳이다. 대개 멋진 풍경 사진을 보다가 현장에 서 보면 실망스런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찍어 놓은 사진을 돌려보면 시시할 정도가 현장풍경이 너무나 황홀한 곳이다. 풍경 그대로를 사진으로 담아낼 수가 없을 것 같다. 명성 그대로 중국 최고의 명승지였다. 이삼년전에 중국의 유명한 장예모 감독의 영화 ‘영웅’ 촬영지도 이곳이라고 한다.

버스를 탔다 내렸다하며 오솔길을 오르내리며 오후 3시까지 일대를 둘러 보았다. 쏟아지는 폭포 아래에 서면 정말 가슴 속이 후련해졌다. 지난 6월초에 들린 백두산 장백폭포의 감동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하긴 단순히 생각해도 백두산 입장료가 100원 정도이니 그 3배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5시 호텔로 돌아와 6시 저녁을 먹고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장족이 출연하는 장족민족가무 공연을 관람했다. 그리 넓지 않은 공연장에는 관람석이 바닥에서부터 너댓줄로 4면에 꽉 들어차 있는데, 옛 사극에서 많이 보던 식으로 관람석마다 차 한잔, 술 한잔, 고기 서너점이 올려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몽고 제국이 티베트 라마교를 받아들여 번성하여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원나라 시대 북경에 여러차례 다녀오신 충렬공 할아버지를 비롯, 김흔, 김순, 김승용, 김영돈, 김영후 등 여러 선조님들도 이런 류의 티베트 공연을 관람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7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 선조님과 함께 앉아있는 듯한 감동이 불현듯 일어났다.

공연이 끝나고 일행 20여명은 양고기를 먹으러 가고, 나는 동행자 Y와 함께 호텔로 돌아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앉아서 천만리 건너의 광경을 보고 있습니다.
사천지방의 풍물, 감사합니다. 많이 보시고 오시어 많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