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의 마지막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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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작성일05-12-08 00:12 조회1,441회 댓글3건본문
칠팔월에는 안질(眼疾)로 인하여 시를 짓지 못하다
- 8월 29일에 짓고 9월 초2일에 별세하였다.
요즈음 왼쪽 눈이 아파서
오랫동안 시를 짓지 못하였노라
그래도 오른쪽 눈이 남아 있는데
어찌하여 시를 짓지 못한단 말가
너는 아는가 손가락 하나가 아파도
온몸이 괴로워 견디기 어렵단다
같은 유(類)의 눈이 아픔을 당했는데
어찌 같이 따라 아파하지 않으랴
흥취가 다시 어디에서 나와
시를 짓겠는가
<동국이상국집 제10권 마지막 시>
- 이규보, 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지극히 인간적인’ 이규보가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나오곤 합니다. 그의 시에 따르면 이규보 자신은 배불뚝이에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한 체모였으며, 궁궐에서 밤 늦게까지 술 마시고 퇴근하다 순라꾼에게 걸리면 "청와대에서 술 진탕 먹고 오는 길이니 봐 달라."고 능청을 부렸다고 합니다.
- 이 시가 이규보가 지은 마지막 시가 아닌가 합니다.
댓글목록
김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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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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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깊이 생각하는 바가 큽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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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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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한 시대 제일의 문장가인 이규보의 마지막 시---
왼쪽 눈이 아파 명 시인이 시 짓기를 그치자 그의 생명도 함께 그치다니--
인간의 힘이 남아 있는 마지막에 아픔으로 시 짓기를 못한다는 것을 시로 남기고 떠난 정말 시인다운 시인입니다.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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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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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마지막까지 시를 놓지않는 대문장가의 집념.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