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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43) 아버지를 살리려고 살을 베어 피를 잡숫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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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작성일02-04-22 19:11 조회2,0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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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의 효성



아버지에게 피를 내어 입에 넣어드리고 살은 구워서 잡숫게 했다.







백번선생님을 아버지가 위중하시자 당신의 허벅지 살을 떼어 내어 피를 아버지 입에 넣어드리고,



살은 구어서 고기라고 속여 아버지에게 드렸지만 아버지는 끝내 세상을 뜨시고 말았다.





일지중에서 해당부분



나는 고 선생을 하직하고 떠나서 당일로 텃골 본집에 다다르니 황혼이었다.



안마당에 들어서니 어머니께서 부엌에서 나오시며,



"아아, 네가 오는구나. 아버지 병세가 위중하시다. 아까 아버지가 이 애가 왔으면



돌어오지 않고 왜 뜰에 서서 있느냐 하시기로 헛소리로만 여겼더니 네가 정말 오는구나"



하셨다.



내가 급히 들어가 뵈오니 아버지께서 반가와하시기는 하나 병세는 과연 위중하였다.



나는 정성껏 시탕(侍湯)을 하였으나, 약효를 보지 못한 지 열 나흘만에 아버지는 내 무릎을 베고



돌아 가셨다.



내 손을 꼭 쥐셨던 아버지의 손에 힘이 스르르 풀리시더니 곧 운명하셨다.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나는 나의 평생의 지기인 유인무, 성태영 등의 호의대로 부모님을



연산으로 모시고 갓 만년에나 강씨, 이씨에게 상놈 대우를 받던 뼈에 사무치는 한을 면하시게



할까 속으로 기대하였더니 이제 아주 다시 못 돌아오실 길을 떠나시니 천고의 유한이다.



집이 원래 궁벽한 산촌인데다 빈한한 가세로는 명의나 영약(靈藥)을 쓸 처지도 못되어서 나는



예전 할머니께서 돌아가실 때 아버님이 단지(斷指)하시던 것을 생각하고 나도 단지나 하나 하여



일각이라도 아버지의 생명을 붙들어 보리라 하였으나, 내가 단지를 하는 것을 보시면 어머님이



마음 아파 하실 것이 두려워서 단지 대신에 내 젋적다리의 살을 한 점 베어서 피를 받아 아버지의



입에 흘려 넣고 살은 불에 구워서 약이라고 하여 아버지가 잡수시게 하였다.



그래도 시원한 효험이 없는 것은 피와 살의 분량이 적은 것인 듯하기로 나는 다시 칼을 들어서



먼젓 것보다 더 크게 살을 떼리라 하고 어썩 뜨기는 떴으나 떼어 내자니 몹시 아파서 베어만



놓고 떼지는 못하였다. 단지나 할고(割股)는 효자나 할 것이지 나 같은 불효로는 못할 노릇이라고



자탄하였다. 독신 상제로 조객을 대하자니 상청(喪廳)을 비울 수는 없고 다리는 아프고 설한풍은



살을 에이고 하여서 나는 다리 살을 벤 것을 후회하는 생각까지 났다.



유인무와 성태영에게 부고를 하였더니, 유인무는 서울에 없었다 하여 성태영이 혼자 나귀를



달려 5백 리 먼 길에 조상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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