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담 김시양 연구(석사학위 논문)-본론(23)-하담의 시세계, 우국 애민과 현실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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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6-11-17 21:18 조회2,037회 댓글0건본문
一自崔韓去 한번 崔, 韓이 가고부터
民生日逾蹙 민생은 날로 더욱 궁박해져
首尾四五年 시종 20년 동안
半是逃亡屋 반은 집에서 도망쳐 버렸네
5 鷄犬晝無聲 닭과 개 짖는 소리 낮에 들리지 않고
抱負夜相續 안고지고 떠남이 밤마다 이어 지네
多言官長峻 官나으리 잔소리 준엄하여
公庭恣鞭朴 관청 마당에서 마음대로 매질을 하네
鞭朴猶可忍 매질은 오히려 참을 수 있건만
10 其如塡壑慾 골짜기를 메울 듯한 그 욕심 어이하랴
印牒密如蝟 첩지에 도장 찍기 빽빽하여 고슴도치 같아
縱橫不堪讀 이리 저리 제멋대로라 읽을 수 없네
庭參病不隨 관 마당 참석에 병으로 못 가면
公然奪耕犢 공연히 밭가는 송아지 빼앗아
15 輸租貧後期 租穀 실어 나름에 가난 때문에 기일 보다 늦었다간
良馬猶未贖 良馬로도 오히려 갚질 못 하네
朝伐築城石 아침이면 성 쌓을 돌을 캐고
暮斫補柵木 저녁이면 울타리 칠 나무를 패네
格臺宵警嚴 格臺에 밤 경계 삼엄해
20 終夜不得宿 밤새도록 잠을 못 자네
轅門曉衙開 轅門에 새벽 관아 열리면
號令星火促 호령은 별똥처럼 재촉하며
家中但一丁 집 안엔 장정 한 사람뿐이건만
公役百不足 公役엔 백 명으로도 모자라네
25 悍吏呌呼來 모진 관리 소리 지르며 와선
幾剜心頭肉 心頭肉을 몇 번이고 후벼파네.
村收一斗麥 촌에서는 한 말의 보리 거두건만
官廩徵十斛 官廩에는 백말을 징수 하네
村織一尺布 촌에선 한자의 포목을 짜건만
30 朱門取綺穀 관가에선 비단과 곡식으로 받아내네
蟬髢美如雲 날렵한 머리채 아름답기 구름 같을 때
工女頭已禿 베 짜는 여인네 머리 이미 벗겨져 버렸네
貂毛厚藏外 관리들은 담비 털로 두껍게 몸치장 하는데
田翁長在獄 촌 노인 오래 옥에 갇혀 있네
35 求魚澤已竭 고기를 잡으려 하나 연못 이미 말려버리고
高岸摧爲谷 높은 언덕 깎여 골짜기가 되었네
宣州地無皮 宣州 땅은 초근 목피 없어지고
永野蛇有毒 永州엔 독사만 득실거리네
縱欲事耕作 비록 밭을 갈고 싶어도
40 田園已他屬 田園은 이미 남의 것이 되어 버렸네
縱欲學屠沽 비록 도축하고 술파는 것 배우고 싶지만
羔豚奈盡鬻 염소와 돼지 다 팔아버렸으니 어이하랴.
四壁亦難保 사방 벽 또한 가리기 어렵거늘
何論生理縮 위축된 생계 어찌 논할 수 있으랴.
45 囊空乏一錢 주머니 속 텅 비어 한 푼 없고
甁傾無粒粟 병을 기울여 봐야 좁쌀 하나 없네
將軍火浣衣 將軍은 화급히 옷을 빨라 하건만
布褐不滿幅 베옷은 품도 넉넉하지 않네
高堂酒肉臭 높은 집엔 술과 고기 썩어가건만
50 草根未充腹 풀뿌리로도 배를 채우지 못하여
苦樂咫尺異 괴로움과 즐거움 지척에서 다르니
惡在爲人牧 어찌 인민을 기른다 하리
奚暇擇蔭止 어찌 한가하게 蔭職을 골라 머물겠는가
譬如走險鹿 비유하자면 험한 곳을 달려가는 사슴처럼
55 但見富人喜 다만 부유한 사람의 기뻐함만 보고
那聞貧人哭 어찌 듣겠는가. 가난한 사람의 통곡을
哭聲徹上天 통곡소리 하느님께 통하여
只願天心化作光明燭1) 다만 원컨대 하늘의 마음이 환히 밝혀주는 촛불이 되기를.
「民生」의 시 1구~20구에서는 光海의 暴政과 苛斂誅求에 시달린 百姓들이 아전들의 철저한 收奪로 인하여 집을 떠나 유랑하는 모습을 그렸다. 떠나지 못한 農家에서는 官吏들에게 酷毒한 매질과 밭가는 송아지까지 빼앗기는 뼈아픈 苦痛을 당했다. 아침이면 성을 쌓고 밤이면 울타리 칠 나무를 패는 잠시도 쉴 수 없는 농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21구~30구에서는 관가의 지나친 조곡과 공역의 횡포를 표현했다.
31구~48구에서는 논밭을 수탈당하여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도축하고 술파는 것이라도 배우고 싶지만 도축할 염소와 돼지마져 팔아버렸으니 어찌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겠느냐고 울부짖었다. 담비 털로 치장한 관리와 옥에 갇힌 촌 노인을 대비시켰다.
49구~마지막 구에서는 민중의 고혈을 착취하여 高堂酒肉臭하는 지배계급의 호화로운 삶과 고혈을 착취당하여 헐벗고 굶주리는 피지배계급들의 인간 이하의 삶을 對比하면서 憂國恤民의 情을 곡진하게 형상화하였다.
結句에서 그가 제발 하느님에게 이 가난한 사람들의 배고파하는 痛哭소리를 들으시고 이들에게 환히 밝혀 주는 촛불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念願은 그대로 治者에 대한 批判인 동시에 태평성대가 되어 民草들이 飢寒에 떨지 않기를 갈망하는 自我의 사상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훌륭한 社會詩이다.2)
49구와 50구, 51구와 52구, 55구와 56구는 사회시의 특징인 대립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杜甫의 「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와「佳人」을 用事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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