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담 김시양 연구(석사학위 논문)-본론 (26)-하담의 시세계, 유배지의 삶과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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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6-11-23 11:25 조회1,459회 댓글0건본문
寒北更投北 북쪽 요새에서 더 북쪽에 버려져
邊隅還向隅 구석 변방에서 다시 구석으로 향하여
世情嘗險阻 세상과는 일찍이 험난하게 막혀
生事轉艱虞 살아갈 일 더욱 어렵고 근심이네
已矣遭三刖 이미 세 번의 형벌을 받으니
悽然發一吁 처절하여 큰 한숨 나오네
瀟湘無限意 瀟水와 湘水를 그리워함이 끝이 없고
吟病信人扶1) 병들어 신음하며 남의 도움에 의지하네.
이 시는 唐詩에 次韻하여 지은 시로써 수련에서는 자신이 북쪽 끝 구석 邊方에서 더 구석으로 버려졌다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함련에서는 세상과는 단절되어 도저히 살아나갈 길 없는 자신의 현재 처한 처지를 생각하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경련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悽然과 吁로 표현하였다. 두만강가로 流配 온 지 벌써 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형벌을 받고 있으니 어찌 한숨이 저절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하며 탄식했다.
미련에서 상수는 두만강를 의미하며 지금은 병들어 신음 속에서 남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자신의 불우한 삶을 곡진하게 형상화하였다.
이와 같이 이 시는 그가 3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겪었던 고통을 시로 오롯하게 표현했다.
다음의 「咸關嶺」은 종성에서 영해로 유배지를 옮겨가게 되었을 때 지은 시다.
咸關嶺咸關嶺 함관령, 함관령
途路艱危逾蜀道 가는 길 어렵고 위험하여 蜀道보다 더 하네
嚴程催發馬不前 험한 일정이라 말을 최촉하건만 나아가질 못하니
南望寧州何日到 남쪽 寧州 바라보나 언제 도착될는지
寧州未去聞人說 寧州를 가보지 못해 남의 말 듣건대
海氛侵人令人老 바다 기운이 사람을 해쳐 늙게 한다하네.
沙場七載髮已華 사막 땅 7년에 머리는 이미 세었거늘
幸而南歸老亦好 2) 행여나 남쪽으로 돌아가면 늙는다 해도 또한 좋으리
이 시는 하담이 光海10년(1618년) 북쪽 요새 鐘城에서 오랑캐의 경계 때문에 寧海로 流配地를 옮기게 되자 咸關嶺을 넘으며 지은 詩이다.
수련에서 咸關嶺으로 가는 길은 촉나라로 가는 길보다도 더 어렵고 험하다고 표현했는데 그만큼 멀고 험하다는 것을 李白의 蜀道難 시에 비유하여 표현했다.
함련에서는 영주로 떠나는 험한 길은 말이 잘 다니지 못할 정도라고 표현했다. 말을 재촉해보지만 함관령이 너무나 험해서 말이 잘 나아가질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갈 수가 없다고 했다. 빨리 남쪽 영주로 가고픈 마음이지만 고개 길이 험해서 언제 도착될지 알 수가 없어 안타까운 심정을 형상화했다.
경련에서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영주에는 바다 氣運이 사람을 해쳐 빨리 늙게 한다고 하지만 자신은 그래도 변방을 벗어나게 된 기쁨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미련에서는 7년 전에 이미 머리가 하얗게 세어 이제 또 다시 바다 기운이 해쳐 더 늙게 된다할지라도 이미 머리가 하얗게 세었으므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기쁘겠다는 마음을 곡진하게 표현했다. 오히려 고향으로 가고픈 심정을 표현한 것 인 듯 고향 가까이 갈 수 있어서 더없이 기쁘다는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변방 요새보다야 따뜻한 남쪽 寧海가 훨씬 좋을 것이라는 시인의 기뻐하는 마음이 曲眞하게 형상화된 詩이다.
2)『荷潭文集』,卷之十,「咸關嶺」, pp.50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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