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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이야기(4)-참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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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7-07-13 08:15 조회1,5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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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이야기>-참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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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은 잎·줄기 ‘생명 창고’ <세 가지로 번식하는 참나리>


 한여름에 시골길을 가다 보면 개울가나 담장 밑, 또는 밭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황색 꽃이 있다. 요즘 절정기를 맞고 있는 참나리꽃이다. 줄기는 가지를 치지 않지만 꽃이 필 때에는 짧은 가지가 자란다. 그 끝에서 꽃이 몇 송이씩 핀다. 꽃잎은 뒤로 완전히 젖혀지고 꽃잎 안쪽에 짙은 자줏빛 점이 많다. 점들은 꼭 표범 무늬처럼 보인다. 바로 꿀점이다.


 참나리는 줄기에 어긋 달리는 칼 모양의 잎을 지니고 있다. 잎겨드랑이에 구슬 같은 까만 열매가 많이 달리는데 씨가 아니다. ‘구슬눈’이라고도 하는 ‘주아(珠芽)’다. ‘구슬눈’에 대한 정의는 학자에 따라 다르다. 잎이 발달하지 않고 줄기가 비대하여 구슬 모양으로 된 ‘육아(肉芽)’라고 보거나, 줄기가 크지 않고 잎이 살이 쪄 구슬 모양으로 된 ‘비늘눈(鱗芽)’이라거나, 두 가지를 합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참나리의 번식방법은 정말 부러워할 만하다. 무려 세 가지로 번식한다. 여느 꽃처럼 꿀점을 이용해 곤충을 불러들여 꽃가루받이를 한다. 또 주아를 따서 땅에 뿌리기도 한다. 그러면 주아에서 실뿌리가 자라고 이듬해에 긴 잎이 한두 장 자라게 된다. 그리고 영양상태가 좋으면 꽃줄기가 자라나서 꽃이 피게 된다.


 땅 속에 감추고 있는 비늘줄기를 통해서도 번식한다. 양파처럼 생긴 비늘줄기에서 조각을 떼어 낸 다음, 모래에 꽂으면 싹이 나고 오래지 않아서 꽃도 핀다.

참나리는 태곳적부터 첨단 의학을 직접 실현했다고나 할까. 주아나 비늘줄기에 의한 번식은 어미와 동일한 DNA를 가질 수밖에 없다. 반면 꽃가루받이를 하면 어미보다 더 낳은 씨앗을 퍼트릴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참나리 한 그루가 있으면 머지 않아 주변은 온통 참나리 밭이 된다. 참으로 놀라운 참나리의 세계다.


/한국몬테소리 출판 ‘꽃의 신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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