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회룡사를 찿아서.(암각문. 백범사)

페이지 정보

김윤만 작성일02-07-19 05:46 조회1,836회 댓글0건

본문

회룡사를 찿아서.







--2002. 7.17.(수) 오늘은 제헌절. 김구선생님 암각문과 백범사가 있다는 회룡사와



도봉산을 오늘의 등산코스로 잡았다. 아들 녀석 태경이를 살살 달래서 같이 가려고



하니 이 녀석 친구들과 축구시합 약속이 있단다. 아들 녀석과의 동행은 실패.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도봉산역. 망월사역을 지나 회룡역에 도착 가볍고 즐거운 마음



으로 계단을 내려오다가 아뿔사 이번엔 발목을 접질려 그만 앞으로 크게 나딍굴고 말



았다. 어찌나 아프고 창피하던지 그래도 많은 등산객들이 안쓰러운듯 안부를 묻고 지



나간다. 인정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고마움을 느낀다. 발목을 삐긴 하였으나 어디 부러



진데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아침에 마누라 꿈이야기가 생각난다. 최근 성당엘 몇



번 걸렀더니 하느님께서 그만 심사가 나셨던가 보다. 그래도 이정도로 끝내주신 주님



께 감사의 화살기도를 드리고 어렵게 한의원을 찿아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한의사 양반 농담삼아 하는 말“구로동엔 산이 없어 이곳엘 옵니까?”하며 등산은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바로 집에가 얼음 찜질하고 며칠 치료를 잘 하란다.





--그런데 오늘의 두가지 목적중 등산이야 포기한다 하더라도 김구선생님 암각문과



백범사가 있다는 회룡사 탐방이야 포기할 수 없다. 또 그런대로 걸을 만도 했다. 서울



의정부간 대로로 나오니 회룡사까지 2.5㎞라고 쓴 이정표가 보인다. 한국개나리아파



트(101동)와 미도아파트(101동) 사이 회룡천을 따라 올라가니 태풍철이라 그런지



개울물이 제법 맑게 흐르고 있다. 시원하다. 얼마를 올라가니 회룡방범대 컨테이너 박



스가 있는 마을을 지나 미색 꽃이 아카시아와 아주 흡사한 회화나무가 보인다.





--보호수



지정번호 : 경기-의정부-1



수종 : 회화나무



수령 : 410년



수고 : 25m



지정일자 : 1982.10.15.



소재지 : 의정부시 호원동 300-1



관리자 : 통장



나무둘레 : 4.6m





--회화나무 보호수를 지나 좌측으로 계곡을 끼고 오라가니“도봉산 사패터널 즉각



중지하라. 회룡샘물 없어지면 우리 모두 살 수 없다.”는 현수막 등이 다수 걸려 있어



요즘 회룡사 부근의 서울외곽고속화도로 반대 투쟁 문제가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호



원동 노인회에서 관리하는 약수터에서 약수 한바가지에 목을 추기고 기둥에 걸려 있



는 시계를 보니 어느덧 11:45이다. 약수터 지척에 바로 국립공원 회룡매표소가 있다.



입장요금은 개인(1,300원) 학생(600원), 어린이(300원), 단체는 각각 할인이 된다.



이곳이 문제의 퇴계원↔의정부↔송추 간 서울외곽고속화도로가 지나가고 그 밑에



25m 정도의 회룡교가 있다. 이곳 길 바닥은 자연스런 모양의 직사각형 정도의 흑색



과 붉은색 박석이 깔려 있다. 붉은색 박석이 끝나는 지점에 사패능선 2.5㎞ 이정표가



있고 나무숲 터널이 이어지며 숲속 계곡 아래에서는 폭포소리 물소리 아이들 노는 소



리가 활기차게 들려온다. 다리 하나를 또 건너니 삼거리인데 이정표에 우측 석굴암



(0.5㎞) 좌측 회룡사(0.4㎞) 뒤로는 회룡매표소이다. 우선 석굴암을 들르고 싶어 우



회전하여 제법 가파른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가니 이젠 계곡 물소리조차 끊어지고 조



금은 적막감마저 감도는 한적한 분위기 시작되었다. 숨이 턱에 차서 헐덕거리며 올라



가니 커다란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설굴암 바같마당에 도착하니 김구선생님 친필관련 안내문이 있고 아주 커다란 바



위 두개가 잇대어 있고 문이 있는데 불이문이다. 불이문 위에도 암각문이 있는데 서



울 중구에 사는 김창식씨 가족의 축복기념 암각문이다. 석굴암 철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니 우측에 거대한 암석으로 구성된 석굴암이 있고 석굴암 마즌편에는 보월당



(普月堂, 팔작지붕 정면 5칸 측면3.5칸)이, 석굴암 위에는 산신각(정면 1칸 측면 1칸



맛배지붕, 겹처마), 그리고 도봉산 쪽으로 극락전(정면 3칸 측면 3칸, 맛배지붕, 겹처



마)이 있다. 석굴암 중앙 윗바위에는 “石窟庵”우측 바위에는 “佛” 좌측 바위에는



“戊子 仲秋 遊此 金九”라고 암각되어 있다. 실측 및 탁본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



니어서 글자 사진을 석장 크게 찍고 전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석굴암은 두개의 석문이 있고 내부는 약 10평 정도로 아주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정도의 공간으로 마루를 깔았고 천정은 신기하게도 평평하고 우측으로는 빛과



환기를 할 수 있는 창문도 있다. 제대 가운데는 석가모니 석불을 주불로 모셨다. 산사



의 풍경소리가 맑고 청아하여 한적한 분위기와 제법 호흡이 맞는 듯 하다.





--다친 발목이 조금은 아프나 참을만 하였고 흐믓한 마음으로 뒤로 돌아 회룡사로



향한다. 그런데 산중의 날씨는 변덕스럽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빗줄기가 제법



굵다. 빗속을 걸으며 보는 회룡계곡은 참으로 아름다운 계곡이라 느껴진다. 그리고 왜



국립공원 북한산을 지키고자 하는지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백범사가 있다는 회룡사



저기 보인다. 그 모습만 보아도 미리 흥분되기에 충분하다. 대웅전, 극락보전 등 당연



히 있을 줄 알았던 백범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웅전 옆에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이



있어 다가가니 아직 현판도 달지 않았다. 부득이 불자 한분에게 백범사를 물으니 회



룡사에 그런 사당은 없단다. 아! 실망 그 자체다. 이럴 수가 있나 믿어지질 않는다.



그래서 한번 더 “각종 기록에 보면 회룡사 경내에 백범 김구선생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이 있다던데” 하니 아니란다. 그래도 아쉬워서 종무소에 들려 내력이라도 알아



보려 하였더니 지금 종무소에 직원이 없단다. 또 낙담. 좋아 다음에 의정부시청이나



회룡사에 직접 알아보와야지 생각하며 쏟아지는 비줄기를 피해 김밥과 소주 한잔을



곁들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아파오는 발을 절둑거리며 비를 맞으며 하산하는데도 가슴 한 구석에는 조그마한



성취감이 느껴진다. 김구선생님 친필 암각문을 친견하고 백범사가 회룡사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 자체가 소중한 것 아니겠는가?





--집에 도착하니 발목이 뚱뚱부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다. 한의원을 찿으니 공휴일



은 일찍 쉰다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7월18일 오늘 침맞고 부황뜨고 찜질하고 부산을



떨었다. 빨리 나아야 등산도 가고, 안동도 갈텐데. . . . .















▣ 김주회 - 어느 조용한 수필가의 산문을 읽는 듯 합니다. 아주 잘 읽었습니다. 발목 부상은 조속히 회복하시길 빕니다. 안동 행사도 있으므로...

▣ 김정중 - 본 실력이 나오기 시작 하는군요! 좋습니다~~안동서 한잔 해야죠^-^

▣ 김발용 - 맛깔스러운글 잘 읽었습니다...이제 10일 남았습니다.건강 조심하세요

▣ 김태서 - 대단하신 열정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그런데 회룡사의 주지로 계셨던 우리의 할머니 예순비구니에 대하여도 알아 보셨는지요...

▣ 김항용 - 예쁘고 정감 넘치며 섬세한 묘사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암각사진을 언젠가는 보겠지요. 백범사가 없음은 좀 걸리지만. 님의 놀라운 열정에 또 감동했습니다. 발목 관리 잘 하십시오. 안동 행사 전에 꼭 낫길 기원합니다.

▣ 솔내 영환 - 잘 읽었습니다. 글 솜씨가 여전히 달콤합니다.

▣ 郡/김태영 - 잘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