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문영공의 대화

페이지 정보

郡/김태영 작성일02-08-16 07:33 조회1,564회 댓글0건

본문

문영공(文英公) 김순(金恂)은 문량공(文良公) 조간(趙簡)과 함께 과거에 급제하였는데, 방(榜)에서 첫째 자리는 문량공이 차지하였다. 문량공이 늙었을 때 악성 종기로 어깨와 목을 거의 분별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모든 의원은 손을 쓸 수 없었는데, 묘원(妙圓)이란 중이,

"이 종기는 뼈에 뿌리를 박고 있어서 뼈가 반은 썩었을 것인데, 그 썩은 뼈를 긁어내지 아니하면 치료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뼈를 긁어낸다면 그 아픔을 참아내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하니, 문량공이,

"죽기는 마찬가지니 시험해 보라."

하였다. 중은 드디어 예리한 칼로 살을 베어내니 과연 뼈가 썩어 있었다. 그 썩은 뼈를 긁어내고 약을 바르니 문량공은 기절하여 이틀 동안이나 눈을 감고 있었다.

문영공이 이 말을 듣고 문병을 가서 문에 앉아 울음을 그치지 아니하니, 문량공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사람을 시켜 말하기를,

"공이 나를 슬퍼함이 이와 같을 줄 몰랐다. 어찌 마음속으로는 좋아하면서 겉으로는 슬퍼하는가."

하였다. 이에 문영공이 말하기를,

"허, 이게 무슨 말인가. 40년 동안 동년급제(同年及第)로서의 교분(交分)을 어찌 소홀히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니, 문량공이,

"내가 죽으면 같은 방 안에서는 공(公)을 앞서는 자가 없기 때문일세."

하였다. 문영공이 눈물을 거두고 웃으며 말하기를,

"이 늙은이가 죽지는 않겠다."

하고 돌아갔다.





이제현의 역옹패설에서





▣ 김항용 - 귀한 자료에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김발용 -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김재원 - 감사합니다.잘 읽었습니다.

▣ 김윤만 - 처음 접하는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 솔내영환 -

▣ 김태서 - 감사합니다.

▣ 김주회 -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23대조이신 문영공 할아버지의 육성을 옆에서 직접 듣는 것 같은 감동을 맛보았습니다.

▣ 김은회 - 귀한글 잘 읽었습니다

▣ 태영/문 - 참 흥미있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김정중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